어제의 호재가 오늘도 호재일까. 사우디 아라비아 러시아 등 4개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 합의가 단 하루만에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산유국들의 관계는 여전히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두루미'와의 관계였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아델 알-주베이르 외무부 장관이 그 포문을 열었다. 석유장관은 생산량 동결에 합의하고 이틀만에 외무장관은 "사우디 아라비아는 감산과 점유율을 줄일 준비가 안돼 있다"며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 입장을 한 외신을 통해 밝혔다.

이라크 역시 자신들의 공식입장은 숨긴 채 석유수출국 기구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하며 즉답을 피했다. 또 이란의 입장을 걸고 넘어가는 듯 사실상 참여의사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췄다. 생산량 동결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던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이 사그라드는 순간이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도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생산량 동결마저 흔들리는 가운데 재고가 갈수록 산적하고 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는 금새 식었다. 투자심리가 급랭한 것에 비하면 이날 국제유가 움직임은 예상밖이었다. 주말 시장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는 까닭이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란의 동결 지지 선언이 전해지며 오전 한때 배럴당 34달러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내려앉기 시작해 0.11달러, 0.4% 상승한 배럴당 30.77달러로 강보합세로 마쳤다.

하지만 시간외 거래에서는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런던 ICE 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0.88% 하락한 배럴당 34.82달러로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국제금값은 최근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산유국의 연대감이 허술해지자 안전자산 투자수요가 급격히 몰렸다. 지난 17일 발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 계획 변경 시사 내용도 금값을 부추겼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14.9달러, 1.2% 오른 1226.3달러로 마감했다.
있다.

한편 뉴욕증시는 국제유가 약세 반전과 차익실현 매물로 나흘만에 하락세로 마쳤다. 다우존스 종합지수는 40.40포인트, 0.25% 내린 1만6413.43로 마감했고 나스닥 지수는 46.53포인트, 1.03% 하락한 4487.54로 마쳤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500지수는 8.99포인트, 0.47% 하락한 1917.83을 기록했다.

주말 시장 역시 산유국들의 향배에 달려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