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 해외 지사가 여럿 있습니다. 본사에는 위기관리 체계가 수립되어 있는데, 아직 해외 지사에까지 그런 체계를 적용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순차적으로 해외 지사 각각에 따라 현지화를 해나가려고 하는데요.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당히 선진적인 고민인 것 같습니다. 멋집니다. 본사에 위기관리 체계가 구축되어 있다니 생각보다는 일이 쉬워질 수 있겠네요. 일반적으로 해외 글로벌 기업들의 위기관리 체계를 보면 대부분 조직은 중앙집권식, 실행은 현지식을 병행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그 반대로 조직은 현지식을 지향하고 실행에 있어서 중앙집권식을 적용하게 되면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힘들게 되니 그런 듯합니다.

조직을 중앙집권식으로 가져간다는 의미는 우선 위기관리 체계를 본사에서 보유 형태 그대로 현지에 적용해 그 체계에 따라 조직과 자산을 편제해 놓는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본사에 위기관리팀과 위기관리 위원회가 갖추어져 있다면, 각 해외 지사에도 그와 동일한 역할과 책임을 가진 팀과 위원회 단위의 위기관리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해외 지사의 경우 그 규모와 역할에 따라 조직 구성원 직급이나 수를 적절하게 조정해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체계를 통해 회사가 지향하는 것은 ‘책임감을 가지고 위기를 관리해야 할 주체’를 설정해 놓는다는 점입니다. 해외 지사의 장을 비롯해 그 아래 각 부서나 기능을 책임지고 있는 구성원들이 그 체계 속으로 들어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 조직에는 해외 지사가 위치한 현지에서 위기관리 조직을 도와 함께 할 에이전시들의 편제도 포함됩니다. 일반적으로 현지 로펌이나 변호사, 홍보대행사, 위기관리회사, 위험물관리 회사, 보험회사, 대정부관계 회사, 세무관련 회사 등등이 파트너십으로 해외 지사의 위기관리 체계 속에 들어가 존재하게 됩니다.

해외 지사의 현지 실행을 위해서는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중심으로 실전 역량을 키우는 노력들이 평소 진행됩니다. 일단 조직 체계가 수립되면, 그 다음은 현지에서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에 따른 대응 훈련과 실전적인 시뮬레이션이 그 다음이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본사에서 본사 체계에 따라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리드해본 경험이 있는 인하우스 컨설턴트가 해외 지사를 방문해 진행하는 훈련 방식이 있습니다. 본사 위기관리 체계에 익숙한 본사의 에이전시 파트너가 인하우스 컨설턴트와 함께 해외 지사를 방문해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만약 이전의 형식이 여의치 않다면 해외 현지의 검증된 위기관리 회사가 해외 지사를 대상으로 독립적으로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해외 지사에서 훈련받은 위기관리 조직이 바로 본사의 위기관리 조직과 연결 되어 본사에서 정한 위기관리 프로세스대로 대응 진행을 시작합니다. 일반적 시차나 현지 특수성들을 감안하여 여러 멀티미디어를 통해 본사와 해외 지사 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집니다. 매뉴얼에 정해진 대로 본사 홍보실은 해외 지사 홍보조직과 홍보대행사에게 자문 합니다. 법무팀은 해외 지사 법무담당과 로펌에게 자문합니다. 그 외 본사 많은 조직들이 해외 지사의 파트너들과 함께 위기관리를 진행합니다.

여기에서 유의해야 하는 것은 본사 조직들의 역할과 책임입니다. 본사에 있는 자신들이 해외 현지에서 직접 실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본사 조직의 역할은 가능한 자문과 본사 체계에 따른 프로세스 관리 및 지원 등이 주요 역할이 됩니다. 해외 지사에서 진행하는 일선 위기관리 활동들에 대해 본사 조직은 가능한 자율성을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현지 실행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그 문제를 조직적으로 풀어주는 역할도 본사의 역할입니다.

아주 큰 대형 위기의 경우 본사 핵심 임원진이 해외 지사에 즉각 파견되어 현지 위기관리를 직접 지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도 해외의 위기관리 실행 조직과 파트너십은 실행의 기본축이 됩니다. 본사 핵심 임원들과 동행하는 본사 조직책임자들은 현지에서 실행을 리드하는 해외 지사 조직을 최대한 존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평소 해외 지사의 위기관리 조직을 제대로 구성하고, 지속 훈련해 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해외 지사를 제대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한국 본사가 먼저 체계화되고, 수준 높게 훈련 받아야 합니다. 본사 체계를 원형으로 해외 지사에 복사 조직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들을 본사처럼 훈련시키는 것. 이 두 가지가 글로벌 위기관리 체계의 가장 기본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