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출처=하나투어

하나투어의 자회사 SM면세점(이하 에스엠면세) 서울점이 15일 1차 프리오픈을 가졌다. SM면세는 지난 1월 29일부터 2월 초까지의 임시 오픈을 거쳐 지난 15일 언론 및 대대적 공개를 진행했다. 이번 1차 사전개방에는 전체 브랜드의 85%가 입점했고, 나머지 15%의 브랜드의 입점이 완료되는 4월경 정확한 오픈 일자가 정해진다.

에스엠면세는 패션잡화 명품 브랜드 집착을 버리고, 알짜배기 국내 중소중견기업들과 마진율이 높은 화장품 브랜드에 집중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또 '드라마 몰'과 같은 한류 콘텐츠를 접목한 브랜드 존을 만들어 새로운 K-명품 브랜드 육성에도 신경을 썼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

 

마진 높은 '화장품' 집중 

"생각보다 잘해놨다." 에스엠면세 실내 공간의 첫인상이었다 화려하기보다 세련된 중소 백화점 로비의 인상을 받았다. 생각보다 잘해놨다는 평은 기자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한 이야기다.

에스엠 면세는 15대1의 경쟁률을 뚫은 중소중견기업 부문의 유일한 면세점이다. 면세 사업은 대기업이 대거 진입한 분야이다 보니 중소중견기업 분야는 상대적으로 빈약할 것이라는 예상을 깼다. 업계관계자는 "아울렛이나 제주 공항 면세점 인상과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가보니 매장 배치도 적절하고, 실내 장식이나 조명에서도 세련된 느낌을 받았다"고 평했다.

▲ 출처=SM면세점 내외부. 사진=이코노믹 리뷰. 

에스엠면세 서울점은 하나투어의 자가 건물인 하나투어 사옥에 들어섰다. 사옥 지하 1층 부터 6층까지 총 7개 층으로 3천여 평의 공간이 에스엠면세로 활용된다.

1층에 들어서면 에스엠면세의 시그니처 컬러인 자주색 유니폼을 입거나 검정색 정장을 입은 사원들이 데스크에서 환영 인사를 한다. 매장 쪽으로 들어서면 유아 스킨 브랜드 '궁중비책' 등 유아용품이 눈에 들어온다.

대게 지하1층과 2층은 면세점의 로비층이라 수입 화장품이나 명품 시계 등이 자리하는데 에스엠면세의 1층에는 '키즈 부티크'라는 유아용품이 구찌, 톰포드 등의 선글라스와 매장과 같은 층에 들어서 있다. 유아용품 매장 대부분은 프리오픈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행사 매장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그랜드 오픈 전까지만 주로 유아용품들이 행사매장으로 운영된다. 브랜드 입점이 끝나면 1층은 럭셔리 패션 매장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지하 1층은 '럭셔리 부티크/명품 시계' 매장들이 운영 중이다. 마크제이콥스, 펜디 우드 등의 수입브랜드가 주를 이뤘다. 면세점의 자존심이자 매출 효자로 불리는 3대 명품 브랜드(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매장은 보이지 않았다. 

에스엠면세는 마진이 높은 화장품과 향수는 해외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켜 대기업 면세점과 동일하게 경쟁하고, 마진이 낮은 패션잡화 쪽은 3대 명품 브랜드 대신 국내 대표 브랜드로 채웠다.

2층은 화장품 메인 층이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와 수입화장품과 향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운영중인 매장은 설화수, 헤라, 오휘, 숨과 같은 프리미엄급 브랜드를 비롯해 토니모리,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에뛰드 하우스와 같은 로드샵도 입점해 있다. 또 라네즈, 아이오페, 바닐라코, 닥터 자르트와 같은 브랜드들도 영업 중 이다.

운영 중인 수입브랜드는 구찌, 버버리, 마크제이콥스 등의 향수 제품이 대다 수 였고 바비브라운, 조말론, 오리진스, 에스디로더 와 같은 수입브랜드는 운영 준비 중 이다.

3층에는 '국내 화장품/악세서리 매장'이 운영됐다. 케빈클라인, 레스포삭과 같은 브랜드 매장도 함께 배치됐지만 K-cosmetic 존 이나, 마스크팩과 같은 인기 제품을 한데 모아서 파는 코스메틱 편집샵도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에스엠면세는 전체 입점 브랜드의 50%가 국산브랜드고, 이 중 40%는 중소-중견 기업 브랜드로 운영된다. 에스엠면세는 지난 7월 "중소중견기업의 연합으로 구성돼 우수 중소·중견기업으로 구성된 '상품선정 위원회'를 통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4층에는 '식품/전자/패션잡화/주류/담배' 등이 판매된다. 국산 브랜드들이 주를 이뤘으며 대한민국 대표상품관에서는 중소기업 유망 브랜드들을 한데 모아 판매한다.

한류 컨텐츠 활용 '드라마 몰' 특색 

에스엠면세에서 가장 특색 있는 곳은 5층에 위치한 '드라마 몰'이다. 이곳은 '디몰(d-mall)'이 전 층을 임대해 사용한다. 디몰은 전 층을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과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들로 채웠다. 힙합 여가수들이 경연을 펼쳐 인기를 얻은 '언프리리랩스타'의 출연자들과 콜라보레이션한 로션, 외모 컴플렉스로 힘든 사연을 가진 의뢰인에게 성형을 해주는 프로그램 '렛미램인'에 나온 병원들과 콜라보레이션한 에센스 등을 판매하는 식이다.

입점한 브랜드들은 모두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다. 부족한 브랜드 인지도는 한류스타들이 채워준다. 브랜드 옆에 해당 제품을 사용한 스타들이 나오는 영상 광고판이 배치돼 있고, 곳곳에 한류스타 사진들도 보인다. 송혜교가 썼던 화장품, 조인성이 착용했던 선글라스 처럼 스타 마케팅을 제대로 활용하는 셈이다.

▲ 출처= 5층 드라마몰 내에 있는 '드라마 스튜디오'. MBC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고준희가 극중 사용하던 사무실을 그대로 재현했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또 드라마몰 한 켠에는 실제 드라마속 세트가 마련돼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그녀는 예뻤다'의 고준희 사무실과 동일한 세트에 실제 촬영장비로 쓰이는 레일 카메라가 설치돼있다. 관광객은 레일 카메라 위에 자신의 휴대폰을 올려놓고 마음껏 인증샷을 찍을 수 있다.

디몰의 박준석 대표는 "드라마 스튜디오는 관광객들에게 호응이 아주 좋다. 실제 무대를 그대로 옮겨놓기 위해 MBC미술팀이 직접 스튜디오 설치 했고, 주인공이 사용하던 가방과 책상까지 그대로다. 책상 같은 경우 800만원을 호가하는데 실제로 주문하는 관광객이 있어 배송까지 해준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스튜디오는 1층에도 추가 설치돼 2곳이 운영중이다.    

6층에 올라가면 하나투어에서 운영중인 '뜨루드 카페'와 VIP라운지, 사운품 데스크가 있다. 에스엠면세 내에는 카페는 1층과 6층 단 두 곳이다. 두 곳 모두 '뜨루드 카페'로 가격대는 일반 카페와 비슷하다. 이 곳에선 추후 하나투어 마일리지 사용이 연동될 예정이다. 트루드 카페 관계자는 "추후 하나투어 마일리지로 카페 내에서 음료를 사먹을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면세점 관광 지도격인 '층별 안내도' 아쉬워 

에스엠면세의 1차 프리오픈인 15일에도 실내는 한산하지 않았다. 전 층에서 중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 무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달 29일부터 미리 매장 운영을 해서 홍보가 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면세점 관광의 지도격인 '층별 안내도'는 미흡했다. 면세점 내 비치된 층별안내도는 전 층의 브랜드 위치를 알려준다. 하지만 각 층마다 브랜드 안내는 상이했다.

▲ 에스엠면세내에 비치된 층별안내도. 3층은 하단에 입점 예정인 브랜드 명까지 명시돼 있는 반면, 5층은 브랜드명이 한 곳도 표기돼 있지 않다. 또 판매 종류를 나타내는 색깔도 입혀져 있지 않아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화장품, 악세서리를 판매하는 곳인지 한눈에 알기 어렵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2층 '수입화장품/향수' 안내도에는 오픈 예정인 브랜드 명칭까지 하단에 모두 기재가 돼 있는 반면, 5층 '드라마몰'에 있는 브랜드는 한 곳도 기재 돼 있지 않다. 통틀어 '드라마몰'이라는 명칭만 있을 뿐이다. 층별안내도만 봐서는 이곳이 화장품이나 악세서리를 판매하는 곳인지 알기 어렵다. 

심지어 드라마몰에 있는 매장들은 이미 정상 운영중이다. 오픈 예정인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은 기재하고, 이미 정상 운영중인 브랜드 들은 이곳에서 어떤 품목을 판매하는지 조차 안내되지 않은 셈이다.

또 브랜드 매장마다 색깔을 달리해  판매 품목을 한눈에 구분할 수 있게 했다. 노란색 블록은 화장품과 향수, 푸른색 블록은 한국 화장품 을 나타내는 식이다. 하지만 역시 5층 드라마몰은 이조차 나타나 있지 않다. '드라마 스튜디오'를 제외한 모든 구역이 회색으로 나타나 있을 뿐 어떠한 설명 문구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해당 안내도에서 설명 글귀가 없는 회색은 여휴공간을 나타낸다. 실제 6층의 여휴공간과 동일하게 표시돼 있다.

재방문 보다 첫 방문이 많은 관광객에게 안내도는 필수 네비게이션이자 가이드인 셈이다. 에스엠면세 측이 프리오픈 홍보 자료에서 '코리아 드라마몰'을 강조해서 설명한 것에 비해 상세하지 않은 안내도는 아쉬운 처사다.

한편 에스엠면세는 올해 매출목표를 3500억원으로 목표했다. 또 작년 11월 오픈한 인천공항점의 매출목표는 900억원으로 정했다. 현재 에스엠면세 인천공항점, 서울점 2곳의 면세점을 운영중이다. 인천공항점은 지난 3월 중견기업 몫인 9구역-12구역에 SME's 컨소시엄으로 낙찰돼 지난 11월부터 운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