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는 풍경. 한가롭게 해변을 거닐며 한껏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괌은 언제라도 여행객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 휴식과 관광, 각종 해양 레저스포츠에서 스카이다이빙까지 모든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지상낙원 괌.

괌은 편안한 여행지다. 출발에서부터 도착까지 신경 쓸 일이 거의 없다. 휴식과 관광을 위해 이리저리 옮겨 다닐 필요가 없고 한 곳에서 모든 게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휴가를 떠나기 전 둘러볼 곳을 정리하며 머리를 싸매고 있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인지 일생 단 한 번의 신혼여행지로 괌은 항상 순위 안에 든다.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접근성.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4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동차를 이용하는 시간보다 적게 걸린다.

아세요? 여기서 미국의 하루가 시작된다는 걸
괌은 미국령 중 가장 서쪽에 위치하고 있어 미국의 하루가 시작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부분 산호초와 깊은 해협으로 둘러싸여 있고 해안선 지역은 모래사장과 바위, 절벽, 야자수가 펼쳐져 있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공기의 청량감이 일품이라는 게 여행객들의 공통된 반응. 괌의 공기는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 중 하나로 꼽힌다. 열대기후 지역이지만 습한 느낌은 없다. 낮 기온이 32℃를 넘거나 밤 기온이 21℃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또 한낮의 땡볕에도 그늘에 들어가기만 하면 금세 시원해진다.

미국령인 괌의 공식 언어는 영어. 그러나 괌 원주민들은 그들의 고유 언어인 차모로 언어를 공통으로 사용하고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일본 통치의 영향으로 일본어를 하는 이도 있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 괌 주민들의 경우 한국어도 능숙하게 구사 할 수 있다. 괌과 한국의 시차는 약 1시간으로, 괌이 한국보다 1시간 빠르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관광 및 휴양 시설들을 갖췄지만 괌의 진정한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이다. 투몬 만 등 일부 번화가를 제외하면 교통 정체가 거의 없다. 열대기후의 여유로움을 즐기기엔 최적의 조건이다. 여유를 즐기다 깜빡하고 주요 호텔과 쇼핑몰들을 연결시켜주는 빨간 셔틀버스 시간을 놓쳤다고 해도 후회를 할 필요는 없다. 제시간에 출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바쁜 일상을 잊고 꿀맛 같은 휴식을 누리고 싶은 이들에게 괌은 안성맞춤인 휴양지인 셈이다. 괌은 한국의 거제도 크기에 불과하지만 볼거리와 즐길 수 있는 해양 레저스포츠의 종류는 다양하다. 낭만과 신비로움, 사랑과 열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 괌이다.

사랑의 절벽은 꼭 들러야 하는 곳이다. 스페인어로 ‘푼탄 도스 아마테스’라고 불리는 이곳은 투몬의 북쪽, 건 비치의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사랑을 위해 100미터의 낭떠러지로 떨어진 슬픈 사랑의 전설을 간직한 때문인지 이곳에 오르면 해변과 숲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절경이 더욱 애절하다.

사랑의 절벽에 얽힌 팁 하나. 이곳엔 옛날 서로 사랑하는 두 차모로 연인의 애절함을 품고 있다. 강력한 권력을 가진 스페인 장교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여성에게 청혼한다. 부모의 압력과 장교를 피해 차모로 여인은 사랑하는 차모로 남자와 함께 도망치고 스페인 군대의 추격을 받게 된다.

결국 사랑의 절벽까지 쫓기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머리를 한데 묶고 둘은 100m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이런 전설로 인해 이곳은 사랑을 확인하고픈 신혼여행객들에게는 필수 코스다. 모든 신혼부부들은 절벽 위에 있는 ‘사랑의 종’을 치며 영원히 해로할 것을 다짐하기도 한다.

솔레다드 요새는 우마탁 만을 사이에 두고 우마탁 마을과 마주보고 있다. 19세기 초에 건립된 건물로 4개의 요새 중 본래의 모습이 가장 잘 보존돼 있는 솔레다드 요새는 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어서 괌 섬에 접근하는 선박들을 감시하는데 최고의 요지로 꼽힌다. 요새 안에는 전쟁 영화에서나 봄직한 대포 세 개가 필리핀 해를 호령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게 한다.

탈로포포 폭포는 소풍을 오거나 강물에서 수영을 즐기기에 좋은 곳으로 두개의 폭포로 이루어져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글을 건너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완만하게 경사가 진 제2폭포. 제2폭포 위쪽에 높이 약 10m의 제1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의 이름난 폭포에 비길 바는 못 되지만 물이 많아지는 우기에는 제법 당당한 위용을 갖춘다. 제1폭포 아래에는 자연 풀장이 있어 쏟아지는 폭포의 물줄기를 바라보며 더위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벼룩시장인 데데도 새벽시장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주말에 열리는 새벽시장은 30년 역사를 자랑한다. 의류, 목공예품 등의 상품부터 그날 잡아 올린 신선한 생선과 간식용 열대과일 등의 먹을거리까지 다양한 품목을 볼 수 있으며 아침 6시경부터 100여개의 상점이 늘어섰다가 햇살이 강해지는 10시가 가까워지면 문을 닫는다.

바다 정글 계곡서 다양한 레포츠 액티비티
괌은 다이버들의 천국이다. 초보 다이버들에게 괌의 바다는 다이버 자격증을 따고 싶을 만큼의 욕심을 솟아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근해와 원해의 투명도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 특징. 위험하기는 하지만 얕은 바닷가라고 하더라도 푹 꺼진 웅덩이와 같은 지형이 있는 곳이 많아 심해에 들어간 느낌을 받는다.

코발트색 바닷물은 스노클링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었다. 이파오 비치는 스노클링을 하기에 편안하고 안전하며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물고기를 유인할 수 있는 먹이를 들고 있다면 자신 앞에 모인 물고기 떼들의 장관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시워커는 일반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해양레포츠. 지상에서 호흡하는 것과 비슷한 상태를 유지해 주는 특수 헬멧을 쓰고 수심 10m의 물속을 거닐며 형형색색 산호와 열대어를 직접 만져볼 수 있다. 괌의 바다는 400여 종의 산호와 900여 종의 열대어가 서식하는 천연 수족관으로 수많은 볼거리가 매력이다.

바다가 싫다면 정글 급류 타기를 즐기는 것도 방법. 놀이공원의 어트랙션 같은 정글 크루즈를 진짜 정글에서 체험할 수 있는 레포츠다. 투몬 지역에서 버스로 40분 정도 달리면 울창하게 우거진 열대의 나무들로 둘러싸인 강에 도착한다.

배로 강을 천천히 내려가면 비록 악어와 코끼리는 없지만 정글의 진한 향기와 습기, 열기에 가슴이 두근두근. 육지로 올라가 고대 차모로인들의 생활 터를 견학하거나 가이드에게 괌의 역사와 식물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스카이다이빙은 짜릿한 모험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꼭 한번 즐겨볼 만하다. 땅에 발을 디디기 전에 경험할 수 있는 섬 전체의 아름다운 모습을 즐기기에 이만한 게 없다.

안전한 다이빙 장비와 숙련된 점프 마스터가 다이빙에 동행, 안전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2.4km 상공에서부터 다이빙을 시작, 한동안은 낙하산 없이 자유낙하를 한다. 시속 200km의 속도감을 즐기다 보면 낙하산이 펴지고 여유로운 낙하가 시작된다. 이때부터 펼쳐지는 괌의 풍경은 환상적이다.

섬 전체가 면세구역 쇼핑천국
괌은 섬 전체가 면세구역이다. 최신 유행하는 브랜드의 예쁜 디자인 제품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DFS 갤러리아는 가장 번화한 플레저 아일랜드에 위치, 유명 브랜드들을 판매한다. DFS 갤러리아 괌 맞은편에는 언더 워터 월드가 있다.

바다를 옮겨 놓은 듯한 수족관은 신비로운 해저 탐험을 간접적으로 가능케 한다. 쇼핑과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 특징. 허기가 진다면 위층 시그릴 레스토랑을 찾으면 된다. 해양 수족관을 테마로 마련 된 시그릴 레스토랑은 대형 고래 조형물이 3층과 4층 및 옥외에까지 이어져 있다.

바 카운터로 연결된 긴 테이블은 미니 수족관 형태로 돼있어 식사와 음료를 즐기면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볼 수 있다. 마이크로네시아 몰은 데데도에 위치한 가장 큰 쇼핑몰. 뉴욕 고급 백화점 메이시스를 비롯해 총 130개의 전문 매장이 입점해 있다.

시기에 따라 유명 제품들을 25~30% 세일하고 있으며 매장 중앙에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도 갖췄다. K-마트는 연중무휴 영업하고 있는 거대한 미국식 할인 마트로 현지에서 가장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이다.

괌 여행 팁
미국령이지만 45일 미만 체류시에는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운전면허증으로도 30일간 운전이 가능하다. 단 교통사고가 나면 문제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국제운전면허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12월부터 5월까지 건기이고 6월부터 11월까지는 우기이다. 그러나 건기에도 스콜(열대성 강우) 현상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맑은 날씨에도 우산을 챙겨야 한다. 산호나 조개를 동물로 취급, 이들을 채집하거나 훼손하다 적발되면 벌금을 내야 한다. 괌의 산호나 조개를 국내로 들여오면 안 된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