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SIHH를 빛낸 로통드 드 까르띠에 아스트로미스터리 워치. 사진 제공/ 까르띠에

시간은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면 그만일지도 모른다. 손목 위 허전함도 스마트워치가 달래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은 시계의 자리가 줄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시계의 대부분은 한계에 도전하기를 반복한 끝에 손목 위 소우주를 세우는 데 성공한 것들이다. 그래서 좋은 시계의 주인들은 가격을 크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갑을 열곤 한다.

까르띠에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여러 가지 방식으로 미스터리의 세계를 탐구했다. ‘미스터리’는 플래티넘과 다이아몬드 핸즈들이 무브먼트와 눈에 띄게 연결된 부분이 없고, 시계의 투명한 본체 위에 가볍게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루이 까르띠에와 워치 메이커이자 1911년 까르띠에의 독점 공급자가 된 모리스 쿠에(Maurice Coüet)의 합작품인 미스터리 클락은 이듬해인 1912년 ‘모델 A’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시된 바 있다. 훗날 알려진 바에 따르면 모리스 쿠에는 현대 마술의 창시자로 유명한 마술사 장-외젠 로베르-우댕(Jean-Eugène Robert-Houdin)의 클락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 원리는 핸즈를 무브먼트에 직접 연결하지 않고 가장자리에 톱니 모양 금속이 부착된 두 장의 크리스탈 디스크에 고정하는 것이다. 클락 하단에 설치된 무브먼트가 작동하면 디스크 두 장 중 하나는 분의 속도로, 다른 하나는 시의 속도로 돌아가면서 핸즈를 움직이는 이치다. 미스터리 아워와 미스터리 더블 투르비용 등 지금도 까르띠에는 이 전통적인 모델을 계승한 미스터리 워치를 선보이고 있다.

2016 SIHH(스위스 고급시계박람회)에 등장한 로통드 드 까르띠에 아스트로미스터리 워치도 그 계보를 잇는다. 보는 이의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이 시계의 비밀은 무중력 상태에 놓인 것처럼 보이는 무브먼트의 구조에 있다. 이 새로운 무브먼트가 최대로 축소한 공간 안에 기어 시스템을 보이지 않게 넣어 놀라운 장면을 연출하는 것. 공기처럼 가벼워 보이는 9462 MC 칼리버의 구조는 이스케이프먼트와 밸런스 휠, 기어 트레인, 배럴로 구성된 중앙 축으로 완성된다. 미닛 핸드를 표시하는 이 길쭉한 중앙 축은 한 시간에 한 번씩 다이얼 주위를 회전한다. 이 무브먼트의 궤도는 마치 연결 장치 없이 허공에 떠 있는 상태처럼 보여 우주 천체의 궤도를 연상시킨다. 이는 메커니즘 전체를 구동하는 사파이어 디스크 4개에 유기적으로 연결된 무브먼트 부품들을 포개어 조립함으로써 얻은 기술적 쾌거다.

▲ 미스터리의 비밀을 간직한 까르띠에 매뉴팩처 매뉴얼 와인딩 메케니컬 무브먼트, 9462 MC 칼리버. 사진 제공/ 까르띠에

고정된 동시에 움직이고, 보이는 동시에 보이지 않는 아스트로미스터리는 우리의 예상 밖을 벗어난다. 아스트로미스터리는 기존의 투르비용처럼 배럴에 연결된 고정 휠의 동력으로 캐리지를 회전시킨다. 한 시간에 한 번 회전하는 중앙의 플라잉 캐리지는 직경이 넓은 사파이어 디스크 형태의 하위 브릿지 1개를 비롯해 밸런스 휠과 이스케이프먼트, 기어 트레인, 배럴을 고정하는 상위 브릿지 2개로 구성되어 있다. 특허 출원 대상인 아스트로미스터리의 와인딩 시스템은 사파이어 디스크와 크라운의 측면에서 실행된다. 이 복잡하고 유니크한 크라운은 와인딩하는 순간에만 배럴과 연결되는데, 이 전례 없는 아이디어는 크라운의 스템과 와인딩 디스크 사이에 떠 있는 톱니바퀴를 개발한 덕분에 실현 가능했다. 와인딩을 위해 크라운이 회전하면 톱니바퀴는 와인딩 디스크와 연결되는 위치를 선택하고, 크라운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톱니바퀴가 자연스럽게 이탈해 이 연결을 끊는다. 하위 디스크는 투르비용 캐리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동력을 전달하고, 크라운을 당겼을 때 시간 조정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직경 43.5mm의 950‰ 팔라듐 케이스로 선보이는 로통드 드 까르띠에 아스트로미스터리 워치는 고유 번호가 부여된 100점 한정판으로 출시된다. 미스터리 센트럴 투르비용이 가능한 매뉴얼 와인딩 메케니컬 무브먼트인 9462 MC 칼리버를 품고 있는데, 이것이 1912년부터 까르띠에의 시그니처 모델 중 하나가 된 미스터리 클락의 성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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