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현대자동차

“대세와 대세가 만나다.”

‘친환경’은 2016년 자동차 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현대자동차의 대표 모델 그랜저는 명실상부한 준대형 세단 시장의 ‘대세’다.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만나봤다. 상품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소비자들 입장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다. 2016년 풀체인지를 앞둔 차량이 2015년 국내 시장에서만 8만7182대나 팔려나갔다는 사실 전달 정도면 충분하다.

실연비 측정···최대 20~21km/L ‘만족’

세타∥ 2.4MPI 엔진과 35kW급 전기모터가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심장’이다.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된 6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합산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1.0kg·m의 힘을 낸다.

공인복합연비는 16.0km/L로 나타났다. 운전석에 앉아 이 차의 연비를 직접 측정해봤다. 탑승자는 성인 2명. 짐은 많지 않은 편이었다. 운전 습관이나 도로 상황 등이 매번 다른 만큼 절대적인 수치는 아닐 테지만, 참고로 삼으면 좋을 듯 하다.

▲ 사진 = 현대자동차

시동을 켜고 페달을 밟으면 차가 미끄러지듯 출발한다. 가솔린·디젤차를 압도하는 정숙성과 안락함은 하이브리드차의 장점 중 하나다.

서울 도심에서 차를 몰아봤다. 시승 차량은 1만3000km 가량을 주행한 모델이다. 타이어 상태 등을 살펴본 결과 출고 이후 별다른 정비를 한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오일류를 교환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됨은 물론이다.

시내에서는 평균적으로 15~16km/L 수준의 실연비가 표시됐다. 주말 비교적 한산한 서울 도심을 30km 가량 운행했다. 급가속을 자제하고 도로 흐름을 활용해 브레이크 사용도 최소화한 결과다. 평균속도는 38km/h 정도였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에너지 흐름도를 자세히 보면 시속 40km 수준까지는 최대한 전기 배터리만으로 차량이 구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고속도로에 올랐다. 약 60km 구간의 서울-춘천고속도로에서 연비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주행했다. 달리기 성능 테스를 위해 급가속과 급제동을 계속했다. 엔진과 배터리를 최대한 활용하며 차를 거칠게 몰았다.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 연비는 12~13km/L. 평균 속도는 73km/h 수준이었다.

돌아오는 길은 정 반대의 상황을 연출해봤다. 주행 모드를 ‘에코’로 두고 최대한 연료를 적게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며 달렸다. 고속도로 대신 국도를 활용했다. 곳곳에 신호가 있긴 했지만 통행량이 많지 않은 곳이다. 40km 가량 구간에서 연비를 측정했다.

앞서 스포츠모드로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시켜놓은 만큼 최대한 모터를 활용했다. 40~60km/h 사이에서 정속 주행을 했다. 브레이크는 거의 사용하지 않다시피 했다. 가속 페달은 조심스럽게 다뤘다.

노력 끝에 계기판에서 확인한 실연비는 20~21km/L 수준이었다. 중간중간 신호에 걸리지 않았다면 더 높은 연비가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 속도는 54km/h였다. 이 차가 준대형 세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나 만족스러운 수치다.

▲ 사진 =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차량

연비 뿐 아니라 주행성능도 전반적으로 훌륭하다는 평가다. 2014년12월부터는 상품성을 한층 강화한 ‘2015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시판되고 있다.

2015 모델부터는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차량 뒤쪽에 약 3초 이상 머물면 자동으로 트렁크가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차량 전복 시 에어백을 작동시켜 전복으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상해를 최소화 시키는 ‘롤오버 센서(Rollover Sensor)’ ▲신규 라디에이터 그릴 ▲LED 안개등 적용 ▲스마트키 가죽 커버 등이 기본 적용된다.

이와 함께 주행감을 높이기 위해 속도 감응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휠(MDPS)의 데이터 처리 단위를(16bit→32bit) 개선해 조향 응답성을 향상시켰다.

▲ 사진 =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의 품격과 하이브리드차의 효율성을 모두 잡은 차라는 총평이다. 배터리를 최대한 활용하며 연비 주행을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격은 3384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