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이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집 걱정에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신학기와 맞물린 봄 이사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하면서 전셋집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고, 일반적으로 설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움직였던 매매시장도 올해는 거래량이나 가격 상승 등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대출 규제 강화 및 미분양 증가로 주택 구매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 출처=부동산114

전세 선점·유지수요 맞물려 전세가격 상승세 지속

구정(음력설) 이후 전세시장은 상승곡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세가격은 2016년 들어 서울이 0.53% 올랐고,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06%, 0.16% 상승했다. 전세수요가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월세전환 등으로 만성적인 전세매물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며 국지적인 강세가 지속됐다. 물론 일부 새 아파트로 수요가 분산되면서 전셋값이 떨어진 지역과 전셋값이 너무 올라 세입자들이 계약을 늦추자 전셋값이 일부 조정되는 모습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전세가격 상승은 꺾이지 않았다.

▲ 출처=부동산114

서울은 위례신도시 등으로 수요가 분산된 ▼강남(-0.05%) ▼송파(-0.07%)를 제외하고 23개 자치구 전셋값이 일제히 상승했다. △중구(1.67%) △광진(1.47%) △구로(1.34%) △성동(1.24%) △서대문(1.10%) △은평(1.03%) 순이다.

신도시는 △일산(0.22%) △파주운정(0.20%) △평촌(0.15%) 등지의 전셋값이 상승했다. 반면 ▼산본(-0.15%) ▼판교(-0.03%)는 하락했다.

경기·인천에서는 △파주(0.58%) △용인(0.37%) △이천(0.37%) △인천(0.27%) △시흥(0.26%) 등지의 전셋값이 올랐고 ▼과천(-0.52%) ▼안산(-0.31%) ▼성남(-0.05%)은 전셋값이 떨어졌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임대인의 월세선호로 전세매물 부족현상이 만성화된 가운데 봄 이사시즌을 앞두고 매물을 선점하기 위한 수요와 매수 관망세에 따른 전세유지 수요가 겹치며 전셋값 강세가 예상된다”며, “특히 구정 이후 전월세 시장은 연중 거래량이 가장 많은 시기로 수요증가에 따른 불안요인도 있다”고 전했다.

▲ 출처=부동산114

주담대 기준 강화, 미분양 증가로 매수 관망세 지속

매매시장은 박스권을 형성하며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1일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주택담보대출 심사기준이 강화돼 대출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분할상환방식이 적용되며 자금력이 부족한 수요자는 대출금 상환에 심리적 부담을 안고 있다. 여기에 상승폭과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금리 인상에 대한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부터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미분양도 시장의 불안요소로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2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아파트는 6만 1512가구로 집계되며 10월까지 3만채 수준을 유지했지만 2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공급과잉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2016년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보합세(0.00%)를 이어가고 있다.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관망세가 짙은 분위기다.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줄어든 가운데 매물출시 여부 등에 따라 가격 등락이 교차했다.

▲ 출처=부동산114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는 투자수요 위축이 지속되면서 저가매물이 출시됐다. 일반아파트 역시 오른 가격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면서 매매가격이 조정을 보였다. 반면 일부 지역은 중소형면적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지속됐고 입주날짜가 맞는 매물도 적어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에서는 ▼강동(-0.28%) ▼강남(-0.23%) ▼중구(-0.16%) ▼서초(-0.12%) ▼송파(-0.05%) 등지의 매매가격이 하락했고 △금천(0.37%) △서대문(0.28%) △구로(0.25%) △광진(0.25%) 등지는 상승했다.

신도시는 ▼김포한강(-0.28%) ▼판교(-0.09%) ▼산본(-0.07%) 순으로 하락폭이 컸고 △평촌(0.15%) △광교(0.08%) △일산(0.04%) △동탄(0.03%)은 지하철이 가까운 역세권이나 서울 등에서 유입되는 매매전환 수요로 매매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경기·인천은 ▼안산(-0.28%) ▼과천(-0.10%) ▼용인(-0.09%) ▼광명(-0.08%) ▼군포(-0.08%) ▼김포(-0.07) 등이 약세를 보였다. 새아파트로 수요가 분산되는 등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줄면서 저가매물이 출시된 영향이다. 한편 △의왕(0.16%) △시흥(0.16%) △평택(0.12%)은 실입주 수요가 가격상승을 견인했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최근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수요자들의 가중된 불안심리가 매수에 소극적인 자세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다만, 전셋값 상승과 전세매물 부족으로 장기화된 전세난이 매매수요를 지탱하고 있어 가격급락 우려는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