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집에 불 나듯이 ‘공유경제’에 불이 났다. 나름 공유경제전문가로 살아온 지난 10여 년 중 지난 2주만큼 떠들썩한 적은 없었다. 적어도 위에서부터의 ‘공유경제’라면 말이다.

그 동안 박원순 서울시장과 관련 자치구에서 공유경제를 잘 추진해 온 가운데 2016년 새해부터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공유경제 경기도’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공유경제를 적극적으로 검토 활용하고 일정 시장 확대까지는 규제를 완화하기로 발표했다.

지난 1일 청와대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할 예정인데 여기에서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 서비스를 국내에 적극 도입하기 위한 로드맵이 보고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SK, 현대자동차 등의 공유경제 기업에 대한 투자, ‘유엔미래보고서 2045’의 미래에는 공유경제 기업이 급부상한다는 보고 등 그야말로 차도 좋고 길도 좋고 날씨도 좋은 최고의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공유경제는.

B2B는 ABG2ABG(Peer, Business, Government 간 상호거래)

그 동안 대부분의 공유경제는 P2P(개인간 거래 : Peer to peer)형태였다. 개인의 물건이나 공간, 차나 집 등을 공유하는 것이 마치 공유경제의 전부인 양 치부됐고 차나 집을 공유하는 기업이 공유경제 기업의 전부인 듯했다.

차나 집을 공유하는 기업이 공유경제인 것은 맞지만 공유경제의 전부인 것은 아니다. 또한 대부분 개인이 개인을 대상으로, 개인이 기업을 대상으로 공유경제 활동이 이루어졌는데 그것으로 공유경제의 모든 것을 알았다고 하면 그야말로 오산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개인 간의 거래를 P2P(Peer to peer)로, 기업 간의 거래를 B2B(Business to Business)로, 정부 간의 거래를 G2G(Government to Government)로 풀어간다.

아울러 P, B, G가 앞에 나올 경우 실행주체로 인식한다. 즉 B2G의 경우는 기업이 나서서 정부 또는 공공기관과의 공유경제를 실행한 경우를 말한다. 물론 G2B는 정부 또는 공공기관 등이 주체가 된 거래이다.

이렇듯 상호관계로 풀어나간다면 수많은 순열 등과 연계해 ‘공유경제’는 그야말로 수많은 ‘거래’를 펼쳐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인간의 재능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고, 공간을 공유할 수 있고, 시간을 공유할 수 있고, 정보와 물건을 공유할 수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공유할 수 있다.

수많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창업을 지원할 수 있고 수많은 취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필자가 늘 1만 개의 공간, 10만 개의 일자리는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논점에 바탕을 둔 것이기도 하다.

최근 경제지에 ‘에어비앤비, 일자리는 얼마나 공유할까’라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에어비앤비’ 서비스의 핵심은 ‘호스트(host)’로 불리는 가입자가 제공하는 숙박공간을 여행객과 연결하는 것으로 전 세계 64만 명에 달하는 호스트 81%는 개인이다. 즉 51만8400명 정도가 실제 살고 있는 집을 여행객에게 제공해 숙박비를 받고 있다는 뜻이고 기존 숙박업 테두리 밖에서 사실상 50여 만개의 새 일자리가 새로 생긴 셈이기도 하다.

간혹 그렇게 되면 기존 숙박업체가 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역사를 보라.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동안 도전과 응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역사는 새로운 경제가 나타나고 새로운 일자리를 양산하는 가운데 과거보다는 현재가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않았는가.

공유경제는 기존 경제를 죽이는 경제가 아니다. 상호 공유하고 연대해, 상호 협력하고 소통해 더 나은 경제, 더 지역과 주민들을 위하는 경제로서 성정 발전하는 형태의 것이다.

더불어 공유경제는 무조건 싸고 편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보다 더 싼 것도 더 비싼 것도 만들어 내며 더 편한 것도 더 어려운 것도 만들어 낸다. 그 중에서 각자가 어떤 것을 선택할지, 또 어떤 것이 살아남아서 발전하고 확대, 확산될지는 다양한 내외적 환경이 주도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공간은 ‘집’만 있는 것이 아니고 사무실, 상가, 공공기관, 학교, 종교시설, 문화예술회관 등등 다양하며 이제는 ‘집’ 또한 ‘숙박’만을 하는 곳이 아니라 사무, 생산, 유통, 판매, 공부, 강의, 연주, 웨딩, 식사 등등 다양한 것들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곳이 됐다.

공유경제 핵심은 B2B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공유경제’의 개념은 무량무변(無量無邊)하다. 그러므로 짧은 지면과 시간으로 다 설명할 수 없기에 B2B 하나를 사례로 들고자 한다.

이 사례는 ‘성남산업단지 공유경제’이다. 경기도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은 2014년 11월. 성남산업단지 공유경제 ‘메이크원’을 오픈하고 산업단지에 입주한 중소기업 간 비즈니스 공유경제 체계를 구축했다. 이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공유(정부정책/산업정보지식), 구매공유(공동구매), 판매공유(마켓플레이스) 등을 협업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산업단지는 대한민국에서 제조가 허가되는 특별한 곳으로서 전국에 1033군데가 존재하며 수출액을 합쳐 생산액 총 1400조 규모에 9만 개의 기업, 200만 명의 일터이자 대한민국 총 생산량의 70%가 만들어지는 대한민국 제조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성남산업단지는 입주기업 3600개. 입주인원 4만 명, 매출 10조 원, 수출 1조 원의 산업단지이다. ‘메이크원’ 동영상을 참고하면 B2B 공유경제를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동영상은 몇 가지 기업간 공유경제, 특히 생산공유, 구매공유, 소비공유 등을 잘 설명하면서 적절한 사례도 들고 있다.

예를 들어, 빵을 만드는 ‘르뺑’의 경우 주 원자재인 밀가루 구매단가가 높아 고민하다가 대기업 ‘삼립식품’과 구매 공유해 한 포에 약 2만2000원 하던 밀가루를 1만5400원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때 구매자금은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지급받게 되어 삼립식품은 구매대금에 대한 수금 걱정부담이 없게 되고 ‘르뺑’은 ‘삼립’의 추천으로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양측이 다 공유를 통한 이익을 보게 된 사례다. 이후 삼립식품은 밀가루 외에도 설탕, 우유 등의 원자재 구매도 공유해줬다.

이 외에도 금호사의 택배와 유류 공동구매, 중소기업도 대기업과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공유카드’, ‘현대음악사’의 자동차 공유, 입주직원들만 사용 가능했던 산업단지(쇼핑)몰을 만들어 다양한 상품을 공유하는가 하면 나아가 세계 최대규모의 온라인쇼핑몰 사이트인 알리바바 T몰에 상품이 등록되어 전 세계에서 이 상품들을 직접 구매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단지 ‘산업단지 공유경제’로만 인식하지 말고 이 산업단지 개념을 ‘기초단위 지자체’나 ‘학교’, ‘공공기관’ 등 어느 정도 지정화되어 있고 상호간 신뢰가 기반이 된 곳이라면 어디든지 즉시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공유경제의 핵심은 B2B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