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 설 연휴에도 전셋집에 거주하고 있는 서민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셋집을 구하기 위한 세입자들의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게 전개되며 전셋집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전세가격은 지난 2009년 3월 봄 이사철 이후 무려 7년여 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9741만원으로 이달 중 4억원대 벽이 무너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2월 3억25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어선 후 재계약 시점인 2년 만에 약 1억원이나 가격이 오른 셈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세매물 품귀현상으로 서울지역 내 전셋집 물량 찾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실제로 작년 한 해 서울을 떠난 이른바 ‘전세난민’들이 인근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경기권 전세 물건마저 씨가 마른 상황이다.

이미 수도권의 전세난이 한계상황에 직면했지만 전세난은 올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 및 재건축 이주 수요 등으로 공급은 부족한데 전세수요는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급등한 전셋값으로 재계약을 포기하고 어쩔 수 없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세입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인해 빚을 내 아파트를 구입하겠다는 이들의 계획은 이미 물거품이 됐다.

설 연휴 이후 갈 곳 없는(?) 전세 세입자들을 위해 값 비싼 아파트를 제외한 내 집 마련 팁을 제공하고자 한다.

◆미분양 아파트

즉시 입주가 가능하며, 금융혜택 등을 혜택도 제공받을 수 있는 미분양 아파트가 최근 전세난민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는 남아 있는 물량 중 원하는 동‧호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계약금 할인, 중도금 무이자, 이자 후불제, 발코니 확장 무료 시공 등 혜택도 다양해 실수요자 입장에선 합리적인 가격에 새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이미 단지 조성이 완료돼 있어 빠른 입주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각종 혜택에 현혹돼 성급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금물이다. 향후 미래 가치가 있는 미분양 아파트를 구매하고자 하는 경우 입지 여건과 주변 환경, 교통 편의성 등을 가장 유심히 따져봐야 한다. 이는 입주 시점의 주거환경과 발전 잠재력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으로, 입지가 좋은 곳은 주택시장 상황이 호전되면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분양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최근에 짓는 아파트들은 평면설계, 커뮤니티 시설 등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결국 미분양 원인은 분양가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 따라서 해당 지역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인지를 따져보고, 앞서 분양된 아파트 또는 입주해 있는 새 아파트의 가격과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아울러 미분양 계약 시에는 반드시 현장을 직접 방문해 도로 접근성 및 대중교통 편의성, 생활 기반시설 등을 확인하는 작업도 반드시 필요하다.

◆신축빌라·나홀로 아파트

최근 ‘미친 전셋값’의 영향으로 가격은 아파트보다 저렴하지만, 거주형태는 아파트 못지않은 신축빌라와 나홀로 아파트에서 내 집 마련을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2월 서울 단독·다가구주택의 매매 거래량은 하루 평균 4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건보다 올랐으며, 다세대·연립주택도 103건으로 지난해 평균 거래량 94건을 넘어섰다.

빌라는 4층 이하 건물에 방 두 개 이상을 갖추고, 가구별로 등기가 가능하면서 한 개 동의 연면적이 660㎡를 넘는 연립주택과 그 이하 면적인 다세대 주택을 통칭하는 주택으로, 일반적으로 아파트나 단독주택보다 초기 투자비용이 20~30% 정도 저렴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한두 동 규모로 조성된 ‘나홀로 아파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브랜드 아파트에 밀려 저평가 받았지만 가격이 저렴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빌라와 나홀로 아파트는 환금성이 나쁘다는 이유로 수요자들로 외면 받아왔지만, 최근에 신축되는 빌라와 나홀로 아파트의 경우 주차장과 엘리베이터가 있고 아파트 못지않은 마감재로 지어져 사고팔기도 과거보다 수월해졌다.

빌라와 나 홀로 아파트를 고를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사항은 입지 여건이다. 큰 도로에 인접하거나 역세권에 위치해 있는 곳이나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를 끼고 있는 곳을 고르는 것이 좋다. 부족한 기반시설을 대단지 아파트를 이용해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임대·장기전세주택(시프트)

공공임대는 일정기간(5년·10년) 임대로 사용하다가, 기간 경과 후 분양 전환 받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주택으로, LH공사 등 공기업 및 민간 기업이 입주자들에게 일정한 임대료를 받고 거주할 수 있도록 임차해주는 아파트다. 무주택 가구주로서 청약통장과 소득과 자산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또 국민임대는 임대기간이 30년으로 일정소득수준 이하의 무주택 가구주에게 저렴한 임대조건으로 공급되는 아파트다. 단 공공임대와 달리 분양전환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이라면 SH공사가 공급하는 시프트(장기 전세 주택)에 사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최장 20년간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거주할 수 있고, 대규모 재건축, 재개발 등 입지가 좋은 곳도 많아 인기가 높다.

모집 공고일 기준 서울시에 거주하며 본인은 물론 가구원 전원이 무주택이고, 소득과 자산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또 청약통장도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