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불안심리가 유통시장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가 지카바이러스 감염의 매개체로 모기를 지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겨울철 때아닌 모기 퇴치 용품 판매가 늘고 있다.

모기의 주 활동시기인 여름을 한참 앞두고 벌어지는 이례적 현상에 유통업계 관계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마켓 11번가에서는 지난 한주간(1월 26일~2월 1일) 모기 퇴치관련 제품 매출이 품목별로 적게는 19%에서 많게는 97%까지 증가헀다. 옥션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일주일 동안의 모기·해충퇴치용품 판매율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모기장 판매율은 767% 올랐고 방충망·창문모기장 판매율은 같은 기간 59%, 전기모기채·파리채 판매율은 각각 67% 증가했다. 한편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살충제 및 모기향 제품의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정 제품군에 대한 주목으로 매출 상승이 나타나는 것은 유통업체로써 반가운 일이지만, 위와 같은 현상은 일종의 불안심리 확산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혹시 모를 파장에 걱정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여행이나 관광과 관련된 유통업체들은 국내 고객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같은 소비자 불안심리의 확산은 결국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며 지난해 메르스 때와 마찬가지로 유통업계를 또다시 힘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메르스 불안심리로 6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10.2%, 백화점은 11.9% 감소했다. 유통업태별 연간 매출로 보면 대형마트는 2.1%, 백화점은 1.2%,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1.3%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내수소비 진작의 일환으로 진행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노력으로 매출을 다소 회복한 것이 저 정도였다.

업계 전문가는 "소비자 불안심리는 내수 침체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도 엄청난 마이너스가 될 것" 이라며 "정부 차원의 방역 정책과 질병관리 대책을 마련해 지금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