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 식당

허름한 동네가 새로운 놀이터로 변신하고 있다. 아날로그 감성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곳 망원동이다. 홍대-상수-합정에서 이제는 망원동으로 대세가 넘어왔나 보다. 먹고 즐기기 좋은 곳이 됐다. 이 동네 맛집은 숨은 보물 찾기와 같다. 눈에 띄는 곳에 있지 않고 한적한 주택가 골목에 꽁꽁 숨어 있다.

맛집을 찾으러 망원동 골목 사이를 천천히 걸으니 익숙한 풍경인데 낭만이 절로 생긴다. 왠지 모를 아날로그 감성이 마음을 뒤흔들기도 하고. 찾아가는 길마저 평화롭다니! 나른한 토요일 오후가 간만에 만족스럽다.

이 집은 이름처럼 간판에 금붕어가 그려져 있다. 빨간 벽돌 다세대 건물아래 소소하게 자리잡았다. 수용인원이 많지 않아 식당 앞 의자엔 대기자들로 꽉 찬다. 대기시간을 짐작할 수 없어도 웃음꽃이 핀다. 오너셰프 홀로 정성껏 밥을 준비하고 완성된 요리를 손님 앞에 내놓는다. 그래서 더욱 느긋한 맘으로 찾아야 한다. 배가 많이 고프거나 오랜 조리시간을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비추천한다.

이곳에서는 무엇을 먹을까. 단일메뉴지만 매일 조금씩 바뀌어서 방문 전 블로그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기자가 찾아간 1월 23일(토)에는 ‘허브수제미트볼 with 바질 토마토소스 & 보코치니’가 제공됐다. 1인당 가격은 1만 6000원.

볏짚으로 엮은 피크닉 쟁반에 메인디시와 나무 수저, 젓가락, 피클, 귤 1개가 가지런히 나온다. 제법 기다린 끝에 나온 음식이어서 보자마자 군침부터 흘렀다.

▲1월 23일 메뉴. ‘허브수제미트볼 with 바질 토마토소스 & 보코치니’. 1만 6000원.

얼른 젓가락을 들어 허브수제미트볼을 반으로 쪼갰다. 소스가 안으로 스며들게 해 한입 먹었더니 담백한 토마토 소스에 어우러진 쇠고기가 향긋하게 느껴진다. 치즈가 미트볼을 먹을 때마다 ‘주우욱’ 늘어난다. 밥 한입 먹고 치즈에 돌돌 말린 미트볼을 씹으면서 중간중간 먹는 피클도 꿀맛이다. 미트볼 소스의 일분 심심한 맛을 피클의 시큼함이 잡아준다. 미트볼을 더 잘게 쪼개서 소스와 밥을 비벼 먹어도 좋았다. 평소에 미트볼을 잘 먹지 않는 사람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었다. 후식으로 제공된 귤은 입가심으로 제격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23길 21

▶문의:02-3142-1213

▶영업시간: 정오~오후 3시, 오후 5시 30분~8시 30분.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

▶가격정보: 메뉴와 가격은 블로그를 통해 참고(매일 변동있음)

▶비고: http://blog.naver.com/goodfood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