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꾸준하게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이 있다. 이효리, 이수영 등 스타들과 함께 작업했던 실력파 음악PD였던 이그나이트는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싶어 인디뮤지션이 되었다. 
요즘 이그나이트는 올해 발매 예정인 정규 3집 제작 프로젝트에 몰입 중이다. '한번쯤 해봤을 법한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이란 주제로, 한 커플의 러브 스토리를 14곡의 음악과 영상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 앨범의 모든 곡을 이어 장편스토리로 만들고, 영상으로까지 제작하는 것은 요즘 같은 시기에 보기 드문 프로젝트이다.
이그나이트의 이런 열정의 결과가 프로젝트가 끝나는 시점에는 장기간 고생한 만큼 반짝반짝 빛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1. 이그나이트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음악pd 이그나이트입니다. 저는 프로듀서 중심의 앨범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유희열 님의 토이를 떠올리시면 저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그나이트(ignite)란 이름은 DJ Kigga라는 래퍼분이 만들어 주셨어요. 본명 신익주를 친구들이 이그주 라고 불렀었는데 발음도 비슷하고, 점화하다라는 단어의 뜻이 당시 댄서블한 저의 음악적 색채와도 잘 어울려서 아주 만족스러워서 한동안 곡의 전주 부분에 가수 분의 목소리로 ‘이그나이트’를 넣어서 녹음하기도 했어요.

2. 이번에 발매된 앨범은?
이번에 발매된 곡은 ‘하늘을 날아서’입니다. 
사랑에 빠진 여자의 설레임과 행복한 감정을 표현한 노래인데요. 매달 발매되는 이그나이트 3집 싱글 시리즈의 8번째 곡입니다. 이번 앨범의 여성 보컬리스트 유지원의 시원한 가창력과 함께 신나는 미디엄 템포의 비트를 느낄 수 있는 곡이에요.

3. 프로젝트 진행 중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프로젝트인지? 
곡마다 어울리는 보컬을 영입하던 1집, 2집과는 다르게 이번 3집은 남녀 각 1명씩의 객원 보컬리스트를 영입해서 앨범 전체를 함께 작업하고 있어요. 3집 앨범은 단순히 곡들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14곡이 하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거든요. 
3집 작업을 시작하면서 ‘한 번쯤 해 봤을 법한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라는 주제로 14곡을 아우르는 큰 덩어리의 스토리를 구상했는데요.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구체화되고, 이 이야기들을 가사로만 담는 것이 아까워서 소설과 뮤직비디오를 같이 제작하게 되었어요.
음악과 더불어 소설과 뮤직비디오를 같이 감상하시면 더욱 재미있게 이번 앨범을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음악과 뮤직비디오는 애용하시는 음원사이트에서, 소설은 저의 블로그와 다음카카오 브런치를 통해서 연재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4.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즐거운 점과 힘든 점이 있다면?
즐거운 점이라면 무엇보다 매달 저의 음악을 기다려 주시는 팬 분들에게 새로운 곡으로 인사드리는 거에요. 
음악 프로듀서인 이그나이트의 특성상 현재로서는 새로운 곡을 발표하는 것 외에는 팬 분들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그만큼 쓰고 싶고, 만들고 싶은 음악들이 많이 있기도 하구요.
힘든 점이라면 그것도 역시 매달 새로운 음악을 발표하는 것입니다. 
매달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더라고요. 곡은 써 놓은 상태이지만 곡을 완성했다고 끝이 아니고, 곡을 다 썼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앨범 제작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멜로디와 가사를 토대로 편곡을 하고, 녹음을 하고, 편집을 하고, 믹스, 마스터링까지 음악 제작의 여러 단계를 거치고, 거기에 앨범아트, 뮤직비디오까지 생각하면 한 달이라는 시간이 참 부족하게 느껴질 때도 많아요.

5. 이효리, 이수영 등 작곡가로 활동하다가 프로듀서 중심의 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음악을 직업으로 삼기로 결정하면서 ‘평생 지속 가능한 음악 생활’을 해야겠다고 목표를 정했습니다.
데뷔 후, 운 좋게도 이효리, 이수영, 길건, 별, 호란 등 여러 유명 가수 분들의 곡을 작업했는데요. 어느 순간 저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 ‘스타 작곡가’가 되는 것만큼이나 이루기 어려운 것임을 깨닫게 되었어요.
말 그대로 ‘평생’ 음악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평생 음악을 하려면 ‘내 음악’을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내 음악을 한다’는 것은 작곡, 편곡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고, 멜로디를 창작하는 곡의 시작부터 앨범을 발매하는 마지막까지 제 손을 모두 거치는 것을 의미해요. 심지어 모든 제작비까지도 말이죠. 말 그대로 진정한 의미의 ‘인디펜던트 음악’만이 지속 가능한 음악 생활을 보장해주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음악을 한지 7년 정도 되었는데요. 여러 의미로 아직은 힘든 길을 걷고 있는 중이지만 저의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오히려 조금씩 더 제 길에 확신이 들고 있어요.

6. 3집 프로젝트가 기존 앨범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그나이트 정규 1집을 낸지 벌써 7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1집은 어렸고, 음악에 대한 욕심이 가득 담겼던 것 같아요. 이것저것 나름의 여러 음악적 도전을 하면서, 나의 역량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 나름의 신선한 시도로 인해 작게나마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집의 경우는 좀 더 ‘이그나이트다움’에 주목했어요. 1집의 좋은 시작을 이어나가고 싶기도 했지만, 저의 음악적 색채를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장르나 멜로디들에 이그나이트다운 서정미가 많이 담겨 있습니다.
반면에 3집은 시야가 조금 넓어진 것 같아요. 조급해하지 않고, 무엇보다,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염두에 두고 작업해서 그런 것 같아요. 그 결과 스토리가 함께 하는 앨범을 만들 수 있었고요.
아무래도 스토리가 있는 앨범이다 보니 주인공들의 심리에 주목하게 되는데요, 자연스럽게 스토리상 각 시점의 곡들에 어울리는 장르에 대해 고민하고, 팝, 레게, 알앤비, 발라드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 더욱 와닿는 가사와 멜로디로 알찬 앨범을 만들게 된 것 같습니다.

7. 뮤지션으로서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의 뮤지션으로서의 목표는 ‘이번 앨범의 수익으로 다음 앨범을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입니다. 당연한 목표이지만, 혼자 모든 것을 하는 제게는 생각보다 쉽지는 않더라고요. 
2집에서 3집을 시작하기까지 3년 가량의 시간이 걸렸는데, 이번 3집과 4집 사이의 시간은 줄어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그리고 진득하게 꾸준히 음악을 하면 음악 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되어 이그나이트가 많은 음악 후배님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수 있길 바랍니다.

8. 앞으로 활동 계획은?
일단은 계획대로 올해 7월까지 매달 앨범, 뮤직비디오,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외에 저의 음악을 사랑해 주시는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언젠가는 이그나이트의 보컬리스트들과 함께 현장에서 팬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