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기아자동차

“기존 준대형 시장에서 공유되던 전통적 가치를 뛰어 넘고 새로운 관점의 패러다임을 리드할 수 있는 K7만의 브랜드 정신을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기아자동차 이형근 부회장이 지난 1월26일 올 뉴 K7 출시 현장에서 건넨 말이다. 기아차가 준대형 세단 K7의 완전 변경 모델을 시장에 내놨다. 지난 2009년 1세대 차량 출시 이후 7년여만이다. 연구개발 기간 동안 ‘고급스러움’과 ‘품격’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성능을 지녔다는 부연이다.

파워트레인 ‘진화’ 품격을 높이다

국내 시장에 출시된 올 뉴 K7의 라인업은 2.4ℓ 가솔린, 3.3ℓ 가솔린, 2.2ℓ 디젤, 3.0ℓ LPG 등이다. 향후 하이브리드 모델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3.3ℓ 가솔린 ‘노블레스 스페셜’ 차량을 만나봤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클럽까지 왕복 약 160㎞ 구간을 달렸다.

▲ 사진 = 기아자동차

파워트레인이 진화했다. 특히 3.3 가솔린과 2.2 디젤 모델에는 전륜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기아차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부품이다. 이를 통해 주행 성능과 연비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기아차는 자신했다. 람다Ⅱ 3.3 GDi 엔진과 조합해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0㎏·m의 힘을 낸다. 공인 복합 연비는 18인치 타이어 기준 10.0㎞/ℓ로 나타났다.

8단 자동변속기와 3.3 엔진이 꽤나 잘 조화를 이뤘다. 엔진 회전을 크게 높이지 않아도 효율적으로 기어가 변속됐다. 연비와 승차감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출력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6단 기어까지만 사용해도 200㎞/h 수준까지 무리 없이 속도계가 기울었다. 자세는 안정적이다. 고회전 구간에서 배기음이 꽤나 스포티하게 들려온다. 안락함을 추구하는 세단이지만, 운전의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다.

▲ 사진 = 기아자동차

품격은 높아졌다. 특히 소음·진동을 효과적으로 잡아내 만족스러웠다. 이중접합으로 제작된 차음 유리를 사용하고 엔진룸에 고급 재질의 흡차음재를 적용한 성과다. 고속 구간에서도 내부로 들어오는 소음이 크지 않았다. 브레이크는 다소 민감하게 세팅된 듯하다. 고속 주행 중 갑작스런 제동에서 자세가 무너져 한 차례 진땀을 빼야 했다.

연비는 기대 이상이었다. 급가속과 급출발을 계속했음에도 8.0㎞/ℓ 이상의 실연비를 보여줬다. 고속도로 정속 주행 시에는 14.0㎞/ℓ 수준을 유지했다. 시내 주행 성능을 체험할 기회가 많지 않아 아쉬웠다. 시승 코스가 대부분 고속·직선 구간으로 이뤄진 탓이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유용했다. 센서를 통해 차량 속도 및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주는 기능이다. 올 뉴 K7에는 고속도로 안전구간 제한속도를 초과할 경우 속도를 자동으로 낮춰주는 ‘고속도로 자동 감속 기능’도 추가됐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사진 = 기아자동차

디자인 변경,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다

이 차의 제원상 크기는 전장 4970㎜, 전폭 1870㎜, 전고 1470㎜, 축거 2855㎜다. 이전 모델 대비 전폭이 20㎜ 늘고 전고는 5㎜ 낮췄다. 축거도 10㎜ 길어졌다. 전체적으로 속도감 있는 외관 이미지를 풍기는 것이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이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한층 강화했다. 전면부 ‘음각 타입 세로바 라디에이터 그릴’과 ‘Z’ 형상으로 존재감을 높인 LED 주간주행등이 눈에 띈다. 측면부 면 처리는 보다 풍부하게 변화했다. 루프라인은 날렵해지고 트렁크 리드는 짧아져 안정감을 추구했다. 후면부 트렁크를 좌우로 가로지르는 크롬 바는 올 뉴 K7의 볼륨감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최근 출시된 스포티지 등과 비슷한 이미지를 풍긴다는 점에서 기아차의 디자인 방향성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 사진 = 기아자동차

상품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총평이다. 파워트레인, 안전·편의사양, 디자인 등 대부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준대형 강자’가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3010만~3920만원이다. ▲2.4 가솔린 모델이 3010만~3370만원 ▲3.3 가솔린 모델이 3490만~3920만원 ▲2.2 디젤 모델이 3290만~3370만원 ▲3.0 LPG 모델이 2495만~30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