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체 고용의 8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종에 경고음이 켜졌다. 미국경제를 사실상 이끌어오고 있는 서비스업종 경기지수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1월 한파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석하기에는 경기지수의 하락이 추락수준에 이르고 있다.

중국경제 침체, 저에너지 가격 지속, 그리고 달러강세 등 복합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 단기적으로 해소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경제에서 제조업 부문의 위축은 지난해부터 가시화되고 있었지만 서비스업종의 고용이 그동안 고용시장 안정을 지탱해왔다. 하지만 강달러 현상으로 미국 관광시장의 타격이 본격화되고 최근 대통령 선거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서비스업종으로 위축세가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의 1월 서비스업지수는 53.5로 지난해 12월의 55.8 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4년 2월이후 2년만에 최저치다.

지난달 ISM 의 서비스업 고용지수도 56.3에서 52.1로 급락, 1년내 최저치를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고용시장마저 냉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날 같이 발표된 금융정보 서비스업체 마킷의 1월 미국 서비스업 PMI도 지난달 54.3보다 크게 둔화된 53.2(확정치)로 2013년 10월이후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의 지속으로 제조업 경기 둔화에 이어 관광 수요 격감 등 서비스업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경제의 지지대 역할을 해온 서비스 업종 둔화를 의식한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강달러 우려' 발언이 이날도 지속됐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MNI와의 인터뷰를 통해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면 미국 경제 건전성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직후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도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가 달러강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도 지난 1일 글로벌 금융 긴축 현상이 미국에게도 해로울 것이라며 달러강세에 대해 우회적인 방향으로 경고했다.

연준의원들의 이같은 잇단 경고는 최후보루인 서비스업종 경기지수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시장이 사실상 목표에 부합해서 지난 해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고용시장 마저 둔화세를 나타낸다면 추가 금리인상은 엄두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S&P도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치를 올해 4회에서 2회로 조정하는 등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달러강세를 이유로 올해 금리인상이 사실상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달러강세의 향방이 결국 미국경제를 옥죄는 형국이 연출되고 있다.

이날 달러화 인덱스 지수는 서비스 업종 지수 부진으로 급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1.7% 하락한 97.16을 기록, 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유가는 달러가치 하락으로 원유 재고 증가에도 불구하고 급등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8%(2.40달러) 급등한 배럴당 32.28달러로 마감했다.

런던 ICE 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가격도 7.24%(2.37달러) 상승한 배럴당 35.0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