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화작가 이정옥(LEE JUNG OK)

 

올해 1월, 서울 인사동 소재 ‘갤러리 미술세계’ 3~5층 전관에서 민화(民話) 외길40년을 결산하는 ‘민화, 아리랑 쓰리랑’초대전을 가진바 있다. 옻 채색화를 비롯해 민화가 일상에 녹아들어 병풍, 장롱, 소반, 보료 등으로 재탄생한 리빙아트(Living Art) 그리고 민화의 설치작품으로 민화의 현대화라는 기치에 부합하는 총150여점의 신선하고도 열정적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연일 강추위가 몰아쳤던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화가 세계 속 한류의 한 부분으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실현가능에 대한 격려로 연일 관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가던 서민층의 기복과 해학이 담겨진 민화를 오늘날 한국미술의 한 장르로서 끌어올리는데 작가의 지난한 노력이 기여한 바가 크다. 지난 1977년 이화여대 교육대학원 졸업논문이 ‘한국 무신도의 도상학적 의미에 관한 고찰’이다.

논문제목에서 감지하듯 40여 년 전에 여자가 대학원을 다니면서 무신도(巫神圖)를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파격이자 경이롭기까지 하다. 논문을 완성하기위해 발로 찾아가고 그려야하는 작업이 무속화(巫俗畫)라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작가의 민화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 그리고 열정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러한 외길을 오늘날까지 걸어오면서 한국적 미의식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민화가 갖고 있는 실용성, 상징성, 예술성을 집약하는 작품세계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민화의 설치작품 역시 작가의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한 실용적 공예품으로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동안 이정옥 작가의 작품들은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 '제중원' '백동수'와 KBS ‘왕의 얼굴’ '도망자' MBC ‘동이’ '마이 프린세스' JTBC '하녀들', 영화 ‘기방난동사건’ 등에 배경 및 소품으로 등장하여 민화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글=권동철, 리더피아(leaderpia) 2016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