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백화점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포함된 부가세를 제외하는 ‘외국인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본 서비스의 도입 배경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사항이 반영됐다고 전해진다. 이전까지 외국인들은 부가세가 포함된 금액으로 백화점에서 물건 값을 결제하고, 택스리펀드 데스크에서 전표를 발행받아 출국 시 공항 세관 신고장에서 부가세를 환급받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이제 외국인 고객들은 국내 매장에서 건당 3만원 이상, 20만원 미만의 물건을 구입할 때 부가세 10%를 제외한 금액으로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최근 들어 감소세에 접어들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좋은 방향의 개선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에는 사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바가지 관행’이다.

이를테면 국내 물가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10분 거리 택시요금을 1인당 만 원 이상의 말도 안 되는 가격을 요구하는가 하면, 외국인들에게 조금이라도 인기 있다고 여겨지는 품목들은 도매가격의 5배 이상으로 판매된다. 일단 출국하면 환불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무조건 ‘비싸게 부르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관행은 한국에 대한 이미지에 확실한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관광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598만 4000명으로 전년대비 2.3%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으며 재방문율은 20%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499만4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일본 엔화 하락의 영향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에서는 절대 택시를 타서는 안 된다”, “프랜차이즈 매장이 아니면 바가지를 쓴다”, “한국인 지인과 동행하면 물건 가격이 달라진다”는 인식이 점점 일반화되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점점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전체 불편신고 1154건 중 쇼핑 관련 불편이 3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의 안정적 유치를 도모한다면, 부가세 감면도 좋지만 그 전에 우리나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쌓는 바가지 관행부터 먼저 손봐야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한다. 시장의 자율에 맡겨서 현재와 같은 폐단이 계속 나타난다면, 정부가 나서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장사 하루 이틀 할 것' 아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