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소두증(小頭症) 공포’에 휩쌓여 있다.

31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보건당국은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Zika) 바이러스’의 자국 내 감염 확진사례가 2만 건에 이르며, 이 가운데 임신부가 2000명 넘게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지난 29일 뉴욕에서 4번째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에 이어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도 6번째 확진자가 나오는 등 29일 현재 미국 전역에서 36명의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나왔다.

미국 USA투데이는 중미지역인 자메이카에서도 첫 번째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31일 보도했다.

특히 지카 바이러스 발병이 높은 같은 브라질과 과테말라에서도 감염 사례가 현지 언론을 통해 계속 보도되고 있어 불안감을 키워주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브라질올림픽위원회는 지카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각국 참가자들에게 반바지와 소매없는 옷을 입지 말라는 권고문을 발표했다고 미국 ABC 등 해외언론들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IOC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자선수들은 의료 상담을 받고, 올림픽 기간에 참가자들은 전원 긴소매 옷을 입고 지카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이집트 숲모기를 퇴치하기 위한 살충제를 자주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일부 외신들은 중남미 국가 가운데 지카 바이러스 발생이 가장 많은 브라질에서 지난해 4월 이후 약 150만 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급해진 브라질 정부는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지카 바이러스 치료를 위한 백신 공동개발에 양국간 고위급 실무그룹을 설치하기로 미국의 협력을 얻어냈다.

아시아권에서도 비상이 걸리기는 마찬가지다. 태국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대만으로 입국하려던 태국인 남성이 지카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아 아시아지역으로 바이러스 유입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정부 차원의 지카 바이러스 경계령을 내리고, 감염의심 환자 파악 및 관리 강화, 자국민의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 여행 자제 등 감염자 유입 및 확산 방지를 긴급대책을 내놓았다. 필리핀도 지카 바이러스 유입 방지를 위해 공공보건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29일 지카 바이러스를 ‘제4군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지정에 따른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확진 또는 의심 환자를 점검 및 감시체제에 돌입했다.

이밖에 유럽에서도 중남미 국가를 방문한 여행자들을 중심으로 스위스, 프랑스의 감염자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세계보건기구(WHO)는 2월 1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긴급회의를 개최, 지카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백신 개발을 위한 국제사회 공조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만일 WHO가 국제 비상사태가 선포하면 바이러스 발뱅 지역에 대한 역학조사는 물론 여행·교역·국경간 이동이 금지된다. WHO의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H1N1), 2014년 소아마비·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등 세 차례에 걸쳐 취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