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지 않는 나라. 전 세계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문화. 아시아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빼곡히 들어차 있는 유럽풍 건물.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촬영지.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는 마카오로 떠나보자. 짧은 여행, 긴 여운은 덤이다.

동서양의 문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나라. 음식, 거리, 종교 등 일상생활에 자연스레 녹아있는 독특한 볼거리는 마카오만의 매력이다. 사색에 잠겨 거리를 거닐기만 해도, 지극히 중국적인 풍경과 단아한 포르투갈풍 양식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거리 곳곳에 있는 각종 박물관을 찾는다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마카오에는 중국과 포르투갈, 마카오의 역사까지 관통하는 마카오 박물관을 시작으로 중국적 색이 짙은 박물관과 포르투갈의 문화에 영향을 받은 모습을 보여주는 박물관까지 다채롭다. 단순히 ‘전시’만 하는 박물관이 아니라 흥미로운 ‘퓨전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5일 동안 그랑프리 박물관, 와인 박물관, 해사 박물관, 린제수 박물관, 예술 박물관, 마카오 박물관 등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박물관 패스 상품도 출시, 편리성을 더했다.

마르코폴로 프라자.

몬테 요새 안에 세워진 마카오 박물관은 450여 년간의 마카오 역사를 볼 수 있다. 1층에는 중국 문화와 서양 문화가 만나 시작된 마카오, 2층에는 마카오 예술과 전통이란 테마로 중국과 포르투갈을 넘나드는 엄청난 수집품들이 전시돼 있다. 3층은 현대의 마카오를 조명하는 등 총 세 개의 테마로 흥미로운 전시가 이어지는데 다양한 시청각 자료와 체험 전시실을 운영하며 고루한 박물관의 선입견을 뒤집는다.

동서양 공존… 세계문화유산만 30개
세계적으로 가장 문화유산이 많은 곳이 마카오다. 유네스코는 2005년 25개의 문화 유적지를 ‘역사의 중심, 마카오’라는 주제로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해 이 도시의 문화적 우수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이후 추가된 세계문화유산까지 현재 30개. 마카오 반도에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 내에 오밀조밀 밀집돼 있다.

바랜 파스텔 톤의 야트막한 건물들이 만들어내는 동화적 분위기의 작은 마을도 꼭 봐야 할 풍경들. 화려하고 도시적인 마카오 시내에서는 하기 어려운 차분한 산책과 골목길 탐험이라는 색다른 여행이 가능하다.


마카오 반도에서 차를 타고 20분이면 닿는 타이파 마을은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진 오묘한 장소다. 타이파와 콜로안을 잇는 코타이 스트립의 개발 열기 속에 초호화 호텔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반면 타이파 마을 한쪽에서는 아직도 색 바랜 파스텔 톤의 아기자기한 집들이 세월의 흐름, 낡음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마카오 사람들이나 가까운 홍콩 사람들은 다양한 마카오의 맛을 보기 위해, 소소한 기념품을 구입하기 위해, 특색 있는 쇼핑을 하기 위해 이곳에 들르곤 한다.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통해 보인 타이파 빌리지의 매력에 이끌려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더욱 많아지기도 했다.

타이파 마을에 비해 콜로안은 더욱 조붓한 휴식과 산책이 가능한 고요한 해변 마을이다. 마카오 최남단에 위치한 어촌 마을인 콜로안 섬은 카지노와 고층건물 건설 규제 지역으로 낭만과 여유를 만끽 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앤티크하고 로맨틱한 마을에는 드라마 ‘궁’에 등장한 이후로 한국 여행자들의 발걸음도 부쩍 늘었다. ‘한류 바람’을 타고 일본이나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도 드라마 속의 명소를 찾으며 추억을 더듬기 위해 이곳을 찾는 여행자도 많다.

우리가 콜로안에 꼭 가고 싶어 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마카오의 명물 로드 스토우스 베이커리의 에그 타르트를 맛보기 위함일 것이다. 바삭한 파이 안에 가득 들어있는 따뜻하고 보드라운 계란 커스터드 맛을 한번 보면, 다른 에그 타르트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마카오의 풍경을 눈으로 즐겼다면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엔터테인먼트의 도시로서 마카오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수많은 럭셔리 카지노 호텔이 새로 지어졌고, 리노베이션을 통해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번지점프’가 가능한 마카오 타워도 액티비티 마니아가 도전해 봐야 할 곳이다. 전 세계 명소의 축소판인 작은 테마파크 피셔맨즈 워프의 아기자기함에도 눈길이 간다.

휴식과 환락 밤이 더 아름답다
마치 라스베이거스처럼 굳이 카지노를 하지 않더라도 유명 호텔을 돌며 호텔에서 제공하는 무료 공연과 전시를 보고, 카지노 손님들을 위해 더욱 저렴하게 판매하는 근사한 식사를 즐기는 일이 마카오에서는 일상적이다. 그 중 베네시안 마카오의 쇼 타임은 그 다양함과, 특별한 공간이 더해져 인기를 끌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아티스트 복장을 한 성악가, 연주자, 마이미스트를 비롯한 다양한 비주얼, 아티스트가 정해진 장소에서 다양한 쇼를 선사하며 방문자들을 즐거움에 들뜨게 만든다.

예술 공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퀴담’ ‘알레그리아’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태양의 서커스가 창조해낸 자이아 공연에도 주목해 볼 것. 아시아에서는 베네시안 리조트에 최초로 개설한 상설 공연장이 있다.

자이아가 중력을 거스르는 공연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면 시티오브드림즈의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단단한 무대와 깊은 수조가 순식간에 모습을 바꿔가며 물과 춤의 환상적인 하모니를 선보인다. 또한 해마다 테마를 바꿔 진행되는 3D입체 영상 쇼는 용의 보물을 무료 공연이라기에는 너무나도 뛰어나다.

보물을 지키기 위해 사방을 날아다니는 용의 모습도 뛰어나지만 공연의 마지막에 쏟아져 내리는 금화가 특히 압권. 행운이 따르는 색이나 글씨 등에 민감한 중국인들에게는 벌써부터 놓쳐서는 안 될 핫 스팟으로 꼽히고 있다.

비슷한 이유로 윈 호텔도 구경거리가 많은 호텔 중 하나다. 이곳에서 공짜로 선보이는 쇼는 두 가지. 하나는 음악에 맞춰 분수와 불의 화려한 쇼가 펼쳐지는 분수 쇼로 매일 매시 정각과 30분마다 펼쳐진다. 또 하나의 공연은 하늘과 땅이 열리면서 거대한 샹들리에와 금색 이파리를 가진 나무가 선사하는 ‘번영의 나무’로 짧고 색다르기는 하지만 진중하기까지 한 자세로 인공 나무에 소원을 빌고 동전을 던지는 관람객들이 더욱 흥미로운 곳이다.

라스베이거스 자본 호텔들의 선전 속에서 ‘중국계 호텔’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곳은 그랜드 리스보아와 같은 유구한 역사의 호텔에도 흥미로운 볼거리가 있다. 그랜드 리스보아의 주인이자 마카오의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의 취미가 예술품 수집인 덕분에 그랜드 리스보아 내부는 마치 아찔하게 고급스러운 박물관을 걷는 느낌이다. 수천 만원을 호가하는 장식품들을 지나가는 것으로만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또 어디 있을까.

마카오 사람들에게 데이트 장소로 인기 있는 피셔맨스 워프는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전 세계 여러 도시의 면면을 모아 패치워크한 듯한 풍경이 특징. 5년 동안의 공사를 거쳐 만들어진 마카오 최초의 테마파크로 각종 놀이 시설과 상점, 식당, 카지노, 호텔, 컨벤션 센터 등이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익스트림 스포츠 및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마카오 타워는 전 세계의 액티비티 마니아들이 성지처럼 여기는 필수 코스 중 하나. 그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서 번지점프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 다이빙대에 선 선수마냥 번지점프 대에 올라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뛰어내리는 기분이란, 뛰어내려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물론 올라갈 용기까지는 있지만 뛰어내릴 용기까지는 없는 용자들을 위해 250미터 상공을 아무 보호벽 없이 걸어볼 수 있는 스카이 워크 엑스와 마스트 클라임 액티비티도 마련돼 있다.

코타이는 콜로안 섬과 타이파 섬을 매립해 만든 지역이다. 미국계 카지노 그룹인 샌즈그룹에서 코타이 지역을 복합 리조트 단지로 꾸며 마카오를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라스베이거스의 메인 스트립에 서 이름을 본떠 코타이 스트립이라고 명명한 것을 계기로 코타이 스트립으로 불리게 됐다.

개봉박두, 복합리조트 코타이 프로젝트
코타이 프로젝트의 신호탄으로 베네시안 리조트가 2007년 8월 28일에 화려하게 오픈했다.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시안 리조트와 꼭 같은 모습이지만 그 규모 면에서 보다 월등하다.

최근 각종 화보 촬영과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며 마치 테마파크를 여행하듯 베네시안을 순례하는 여행자들이 급증했다. 베네시안 리조트의 뒤를 이어 2008년 하반기에 문을 연 포시즌 호텔 역시 마카오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곳이다.

유럽풍 럭셔리 리조트를 목표로 우아하고 기품 있는 포시즌만의 세심한 감각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전 세계 어느 포시즌 체인보다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포시즌 호텔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는 프리미엄까지 더해졌다는 것에도 주목할 만하다.

이어 2009년에는 베네시안리조트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멜코 크라운 엔터테인먼트(Ltd)가 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단지 시티 오브 드림이 오픈했다. 이 리조트 단지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크라운 호텔, 그랜드 하얏트, 하드락 호텔 등의 호텔 브랜드를 유치하며 아시아에 전례 없는 엔터테인먼트 도시를 창조했다.

짜릿한 감동을 주는 엔터테인먼트, 스타일리시한 클럽, 다양한 종류의 숙박, 마카오의 대표적인 맛을 볼 수 있는 레스토랑과 세계적인 수준의 레스토랑까지. 쇼핑 천국 마카오를 기대해도 좋을 만한 대형 쇼핑몰과 현대적인 시설의 카지노까지 갖췄다.

지금도 이 일대에는 새로운 호텔들이 차곡차곡 건설 중인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오는 상반기에 오픈을 앞둔 갤럭시 마카오를 시작으로 W호텔, 샹그릴라 호텔, 쉐라톤, 세인트 리지스 등의 최고급 호텔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마카오의 세계문화유산 BEST 3

파스텔 톤의 유럽풍 건물, 도시 요지에 위치한 고즈넉한 등대와 요새의 풍경, 원색이 화려한 중국 사원, 여유로운 휴식처인 정원들까지도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의 인정을 받았다. 세계문화유산을 하나하나 찾아 그곳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인증샷’을 남겨보는 것도 재미있는 마카오 여행의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정 시간이 없더라도 이 세 곳만큼은 반드시 봐야 “마카오 여행 좀 했다” 자랑할 수 있다.

Best1 마카오의 상징, 성 바울 성당의 유적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마카오 이미지”의 대부분은 바로 이 성당 유적이 주인공이 되는 경우. 그만큼 ‘마카오의 상징’ 같은 존재로 여겨지곤 하는 이곳은 1594년에 설립되어 1762년에 문을 닫은 아시아 최초의 유럽 스타일 대학인 성 바울 대학의 일부였다.

성 바울 성당이 지어진 때는 1580년. 1595년과 1601년에 순차적으로 훼손되었고 1835년의 돌이킬 수 없는 화재로 대학과 교회는 정문과 정면계단, 건물의 앙상한 뼈대만 남긴 채 모두 불타버렸다. 성당의 잔해는 건축물 자체에 담긴 종교적인 의미와 더불어 언덕 구조의 지형과도 절묘하게 어울리며 독특한 풍광을 연출해 낸다.

Best2 베네시안 리조트 그랜드 캐널 숍
실로 최근에 이르러 마카오의 쇼핑이 더욱 활기차고 다채로운 모습일 수 있는 일등공신은 바로 수많은 특급 호텔 덕일 것이다. 베네시안 리조트에 자리한 그랜드 캐널 숍은 베네치아와 꼭 같게 조성해 놓은 운하 양쪽에 베네치아 스타일의 건물은 물론 무수한 숍과 레스토랑, 카페들로 가득하다.

이곳에 들어선 숍만 350여개. 게다가 포시즌 호텔의 더 숍스 앳 포시즌이나 시티 오브 드림즈의 더 불르바드까지 더해져 이곳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할 수 있는 모든 항목의 쇼핑이 가능하다.

Best3 마카오라는 이름의 기원이 된 아마사원
16세기 초에 포르투갈인들이 마카오에 도착해서 이 지역의 이름은 물었을 때, 현지인들은 사원의 이름을 묻는 줄 알고 ‘아마가오’라고 알려주었다. 포르투갈인들이 처음 정박한 곳이 ‘아마가오 항구’로, 항구 입구에 아마사원이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포르투갈인들은 이 지역을 들리는 소리에 따라 ‘마카오’로 부르게 된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 바라 언덕 밑에 위치한 아마사원은 4층 높이의 신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3개의 층은 어부들의 수호신인 아마여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고, 맨 위의 층은 관음보살에게 봉헌됐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