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에 울트라가 붙은 UHD가 글로벌 TV 시장의 강자가 될까? 시장조사기관 IHS는 21일 올해 UHD TV 점유율이 49.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풀HDTV가 36.6%로 예상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글로벌 TV 시장의 절반에 해당되며, 이는 UHD TV 대중화 시대를 부르는 듯 하다.

▲ 출처=KBS

UHD를 위한 노력

TV의 미래가 풀HD를 넘어 UHD에 있다는 것은 거의 대세로 여겨지고 있다. 한 때 3D TV의 가능성이 풀HD의 미래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 3D TV는 레이스에서 탈락한 분위기다. 오히려 3D TV의 존재감은 추후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TV의 미래는 UHD TV로 수렴되고 있다.

이를 장악하기 위한 각자의 노력도 상당하다. 글로벌 무대에서 UHD TV 시장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가운데 국내 지상파의 실험방송도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KBS가 지난 17일 자체 연구개발한 장비를 활용해 북미와 유럽방식의 UHD에 대한 비교 실험방송에 성공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KBS에 따르면 이번 실험방송에서 북미식은 KBS 관악산 송신소에서, 유럽식은 KBS 남산송신소에서 55번 채널로 각각 송출됐다. 자체개발한 압축장비(HEVC Encoder)와 MMT 스트리밍 서버가 사용됐다는 설명이다. KBS는 이번 UHD 비교 실험방송을 앞두고 두 가지 핵심 기술인 압축장비(HEVC Encoder)와 MMT 스트리밍 서버를 ㈜씬멀티미디어, ㈜카이미디어와 각각 공동 개발한 바 있다.

MBC와 SBS, LG전자 등도 최근 UHD 실험방송을 실시했다. 20일 지상파 UHDTV 방송표준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북미식(ATSC 3.0) 방식으로 모든 장비를 구현하고 이들을 연동해 지상파 UHDTV 서비스를 실시간 송수신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번 실험방송은 SBS목동 사옥에서 만들어진 방송 영상에서부터 관악산송신소까지 본 방송에 필요한 전 송출 과정을 국내기술로 개발한 IP(Internet Protocol) 기반 방송장비들로 구성했다.

케이블 및 IPTV도 속속 UHD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이미 UHD 방송시대를 개막한 상태에서 나름의 존재감 찾기에 열중이다.

제조사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 TV의 가능성과 더불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CES 2016이 극적인 사례다. 44대의 대형 SUHD TV가 상하로 움직이며 넓게 펼쳐지는 초대형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이하는 당시 삼성전자 부스의 핵심은 SUHD TV다. SUHD TV는 삼성의 UHD TV라는 뜻이다. 퀀텀닷 디스플레이의 강점을 보여주며 스마트TV의 미래상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이젠 OS의 장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스마트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가 퀀텀닷으로 승부를 걸었다면 LG전자는 올레드다. 대형 패널 시장에서 올레드의 가능성에 집중한 LG전자는 당시 전시장 입구에 ‘밤하늘의 별’을 주제로 올레드 TV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양사는 UHD라는 근원에 접근하기 위해 LCD를 퀀텀닷으로, 또 올레드를 기반으로 활용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 출처=삼성전자

UHD의 미래는 대중성

UHD가 차세대 TV의 미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중성과 더불어, 이에 따른 확장성이 필수다. 일단 가격이 저렴해져야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수요가 증가할수록 제품의 질에 투자하는 기업과 방송사의 인프라가 발전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UHD TV가 보여주는 강점은 고무적이다. IHS에 따르면 UHD TV는 2013년 점유율이 3.0%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17.1%, 2015년 36.6%로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시장의 수요와 대형 TV에 대한 기호가 핵심이라는 평가다. 올해 UHD TV의 평균 사이즈가 52.1인치를 돌파할 것이라고 보는 배경이다. 52.1인치 돌파는 대형 TV가 대세로 부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스럽게 해상도에 대한 담론이 등장한다. 여기에서 제조사는 M+와 HDR 등의 기술력을 총동원하는 한편, 삼성전자는 퀀텀닷을 내세웠고 LG전자는 올레드로 승부를 본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올레드가 UHD TV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IHS에 따르면 올해 UHD TV 중 LCD가 아닌, 올레드 TV의 수요가 지난해 37만대에서 올해는 125만대로 약 3.4배 증가할 전망이다.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UHD TV의 발전을 위한 기본적인 토양이 마련되면, 이제는 대중성의 전철을 밟을 전망이다. 그 기간이 HD보다 비약적으로 빨라질 것이 유력한 상태에서, UHD TV는 일종의 ‘기본 인프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TV의 대형화에 따른 고화질 욕구, 입체적 시각화에 대한 열망이 가상현실 등으로 옮겨간 분위기, 이에 따른 가격인하와 LCD 퀀텀닷 및 올레드의 경쟁에 따른 기술적 진화가 겹치는 상황이다. M+와 HDR과 같은 디스플레이 기술력도 상당한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하지만 UHD TV는 발전의 주체, 그리고 방향성에 따라 매우 미묘한 정체성을 가진다. TV의 미래로 설정된 상태에서 지상파가 이를 주도할 경우 HD에서 이어진 TV의 역사는 고정되지만, 이러한 패권을 제조사나 유료방송사가 가져갈 수 있는 길도 열려있다. 여기에 UHD라는 화질이 아니라 스마트 TV적 관점에서 일종의 디바이스 양방향성에 집중하면, 이는 단순한 TV의 발전에서 논할 단계가 아니게 된다.

당장 최근 벌어지는 스마트홈 전쟁의 핵심 디바이스로 여겨지며 미래 ICT 동력의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700MHz 대역 주파수 및 지상파 UHD 로드맵, 북미 및 유럽식의 전송방식이 보여줄 파급력 등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