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얼마 전 위기관리 전문가가 쓴 책을 읽었는데요. 회사에 위기나 이슈가 발생하면 언론보다 직원에게 먼저 알리라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제가 실행하면서 제일 고민되는 게 이 부분인데요. 발생한 이슈에 대해서 직원들에게 먼저 알리는 게 맞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정확하게 그 전문가가 어떤 표현을 썼는지 몰라 그에 대해서 뭐라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기관리 분야에서 유명한 말 중 이런 말은 있습니다. “직원들이 언론을 보고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위기/이슈에 대해 알게 하지 마라.” 이 말은 실제로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

가장 첫 번째는 사내 비밀준수에 관련된 이야기인데요. 많은 기업들이 예상 이슈에 대하여 극히 한정된 임원들만 인지하고, 그 외 직원들에게는 사전 공유하지 않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물론 발생될 이슈를 미리 직원들과 광범위하게 공유하는 것은 전략적이지도 현실적이지도 않지요. 이때 직원들에게 해당 이슈를 알려야 할 시기가 언제냐 하는 고민이 대두됩니다.

만약 이슈가 발생하기 며칠 전이나 하루 전 해당 이슈를 직원들에게 공유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마 그 공유된 이슈에 대한 비밀이 준수되는 시간은 채 몇 시간을 넘기기 힘들 것입니다. 아무리 강력한 사내 비밀준수 명령이 있어도 수많은 직원들의 사적 커뮤니케이션까지 통제할 수는 없는 일이죠. 당연히 외부 언론이나 이해관계자들에게 이야기가 들어가게 됩니다. 이슈 관리가 힘들어지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게 되는 거죠.

두 번째 고민해야 할 부분은 그렇다면 이슈가 발생했을 때에는 바로 직원들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는 것이 좋은가 입니다. 물론 이슈 발생 직후에는 일선에서 올라오는 관련 보고들이 엄청나게 증가합니다. 이 내용들을 실시간 직원들에게 공유하는 것이 좋겠는가 하는 고민이죠. 직원들이 자기 회사 이슈를 잘 알고 있으면 대응하는데도 용이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기반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대부분의 이슈나 위기상황의 경우 초기 상황보고와 공유들이 핵심인데요. 이 대상은 전적으로 회사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위기관리위원회가 됩니다. 모든 정보들이 통합적으로 취합 공유되는 사내 조직이죠. 이 조직을 위한 활동에 가용 사내 역량의 90%가 투입되어야 이슈나 위기상황이 관리 가능해지는 법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직원들과의 해당 정보 공유들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것은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기대 의미도 없습니다.

마지막 고민이라면 또 이런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슈가 발생하고 언론으로부터 문의가 오기 시작하면 그때는 직원들에게도 공유할 시기가 아닌가 하는 고민이죠. 언론에게 우리 회사의 공식 입장과 메시지를 전달할 때가 바로 직원들에게도 알려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것이죠. 이 정도 고민이 진행되면 어느 정도 실무자들은 공감대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시점으로 보이는데요. 회사의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최고의 우선순위는 위기관리팀과 위기관리위원회라는 점은 이견이 없습니다. 이들과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당연하고 중요한 핵심입니다. 그러면 그 외 직원들과는 어떤 시점에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가?

발생 이슈나 위기와 관련한 첫 번 커뮤니케이션은 회사가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직원들에게 ‘동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최근 실무자들의 공감대입니다. 대부분 언론이 그 첫 이해관계자가 되곤 하는데요, 언론에게 보낼 공식 입장문과 Q&A 내용을 직원 버전으로 변환하여 동시 공유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죠. 필요하다면 직원들을 모아 놓고 또는 순차적으로 면대면 커뮤니케이션하는 활동도 추가 가능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공유 내용은 전적으로 회사의 입장입니다. 정확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대한 회사의 입장과 그에 따른 핵심 메시지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맞습니다. 그 회사의 공식 입장에 따라 전 직원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자는 취지입니다. 직원 개개인의 불필요한 억측이나 예상들은 지양하고, 회사의 공식 입장이 이러니 이런 기반에서 직원의 입장을 정리해 향후 관리 실행들을 진행해 가자는 가이드라인의 의미입니다. 직원들을 위기관리 자산으로 끌어들이는 시스템적 노력이라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