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상품 가격 동향/출처:SK증권

이란 핵 제제 해제가 글로벌경제에 기회 혹은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 제재 해제로 인한 원유 공급 증대는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를 가속화 시킬 수도 있지만 그만큼 원유 생산업체들의 재정을 압박해 역으로 유가의 바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지난 16일 미국과 유럽은 이란에 부과했던 핵 관련 제재 조치를 해제했다. 이번 조치는 작년 7월 핵협상 타결 이후 6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란이 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합의한 사항들의 이행을 완료함에 따른 결과다.

이란은 핵협상 타결 이후 농축 우랴늄의 국외(러시아) 반출, 원심분리기 수 대폭 감축, 원자로 핵심시설 제거 등 합의사항을 이행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를 확인한 보고서를 지난 15일 제출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은 JCPOA에 의거 1월 16일을 ‘이행일'(Implementation day)로 발표하고 對 이란 제재를 해제했다. 아울러 이란은 제재 해제에 앞서 구금 중이던 워싱턴포스트 테헤란 지국장을 포함한 12명의 미국인을 석방 12일에는 미 해군 선박 2척과 병사 10명도 석방했다.

미국과 유럽 의회는 지난해 9~10월 이란 제재 해제를 위한 법적 조치를 완료했으며 최근 미 공화당에서 이란 제재 해제를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나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이란은 제재 해제로 경기의 신속한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부정적 전망도 존재하며 중동 내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란은 중동·북아프리카 2위 경제대국이며 인구 8000만명에 교육수준이 높은 청년층 인구가 60%를 차지하는 등 거대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란의 경제성장은 서방의 원유금수 조치가 시행된 2012년 -6.6%, 2013년 -1.9%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015년에는 0.8%에 불과했다. 하지만 세계은행은 이란이 이번 제재 해제로 국제사회와 금융거래 및 교역, 원유수출이 재개되면 성장률이 5%대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이란 제재 해제에도 불구하고 이란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현재 글로벌 원유시장은 공급과잉 상황으로 이란이 구매처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 유가도 큰 폭으로 하락해 수출 재개에 따른 원유 수익이 당초 예상의 절반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란 국내총생산의 50% 이상은 혁명수비대 및 최고 지도자가 관할하는 14개 기업이 컨트롤하고 있어 제재 해제 효과가 국가 전체로 확산되기 어려운 구조이다.

원유 시장 자체만을 놓고 보면 이란 제제 해제로 국제 유가의 추가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유가의 바닥 근접 및 기술적 반등을 예상하는 시각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많은 원유 생산업체들의 적자가 심화되고 있으며 투자가 대폭 삭감된 데다 투기매도포지션도 과도해 20달러대 유가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유가의 약세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최근 저장공간이 한계에 도달함에 따라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만간 유가가 바닥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 제재 해제는 글로벌 경제에 기회이자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후속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