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옥 통합바이러스연구회 회장.

사람이 모여 사회생활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다. 가족 간에도 원만한 인간관계가 필요하고, 직장에서도 가장 큰 스트레스는 역시 인간관계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 내에서도 원만한 인간관계가 약 66.7% 중요하다는 조사결과가 있었고, 처세술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46.8%가량의 응답자가 인정했다고 한다.

이렇듯 중요한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지 못하면, 개인 또는 집단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며 심지어 신경증(노이로제)으로 진전해 정신병이 되기도 한다.

정치적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사업에서 성공하려 한다면, 적게는 훌륭한 부모가 되고 싶다면, 사람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각기 원하는 바가 다르니 반드시 그런 요구(Need)를 잘 파악하여 만족시켜주어야 ‘능력자’로 인정받는다. 그래서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고 할 정도로 인간경영이 가장 어렵다고들 말한다.

이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방의 말을 듣고 그에 응대해 주고 상대방의 목적을 충분히 만족시켜주면서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방법을 처세술이라고 한다.

간단한 예로 두 남녀가 연애를 한다고 했을 때, 우선 남자와 여자에게 환심을 사는 방법이 각기 다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의 외모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와 데이트를 할 때 제일 먼저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시각적으로 남자를 유혹해 자신에게 관심을 갖도록 할 것인지다.

반면 여자에게는 남자의 목소리가 어떻게 청각을 자극하느냐가 가장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즉 가능한 굵고 낮은 저음으로 부드럽게 속삭여주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바로 이끌린다. 더욱이 최대한 여자의 귀에 가까이 대고 아름답다거나 사랑스럽다고 칭찬해 주면 바로 원하는 대로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이것이 ‘차등적 인간관계’의 시발점이다.

어쩌면 말보다는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의 오감(五感)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보다 쉽고 간단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상대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 우리는 착안해야 한다.

물론 가장 쉽게, 그리고 친근감을 느끼게 해주는 방법은 촉각이다. 동물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역시 터치(Touch, 접촉)를 적절히 사용하면 가장 쉽게 안정감과 친근감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적당히 어깨를 두드려준다든지, 아이들은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든지, 허벅지를 살짝 만지며 이야기를 해주면 바로 깊은 관심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울러 사상 체질별로 오감도 각기 달리 발달된 부분이 있어서 상대의 환심을 쉽게 살 수 있다. 가령 태음인은 청각을, 소음인은 미각을, 소양인은 시각을 잘 자극시켜 줘야 한다.

그 다음으로, 말을 듣고 해주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태도를 취해야 한다. 태음인은 예의를 가장 중요시한다. 그래서 말을 들어줄 때는 아주 공손한 태도로 끝까지 들어주고, 말을 할 때 신중을 기하여 자세한 말보다는 함축적인 한 두 마디로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 그리고 세세한 명령을 내려주기보다는 당신의 능력을 믿는다고 표현하면서 중요한 것만 알려준 뒤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존중해 주어야 한다. 너무 자세하게 낱낱이 설명하면 싫어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을 수 있다.

소음인은 굉장히 궁금한 것이 많고 의심가는 것이 많아 상대가 이야기하는 중에도 자신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의심이 드는 것은 입이 닳도록 끝까지 설명해 주고 최선을 다해야 친절하다고 평가받고, 자세하게 일의 진행 과정을 짜주어야 실력이 있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소양인은 자신을 대단한 능력자로 과대평가하고 있어 늘 칭찬받는 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조그만 능력도 우수한 것처럼 칭찬해 주고, 소소한 노력도 대단한 성과라고 높게 평가해 주면 사력을 다해 일한다.

이처럼 자신의 상사나 부하가 어떤 체질인지 파악하고 일을 같이 해야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모든 상황과 주어지는 환경이 다르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겪어 보면 취향이나 성향이란 것이 체질마다 다르다. 그때그때 유념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적절히 연출한다면 능력이 있는 부모로, 상사로, 또는 부하로 인정받으며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 누구나 똑같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런 차등적인 인간관계를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은 처세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