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시험에 합격한 공인회계사는 대부분 회계법인에 입사한다. 회계사들이 단연코 일하고 싶어하는 곳은 손꼽히는 대형 회계법인이다. 삼일PwC, 딜로이트안진, 삼정KPMG, E&Y한영이 국내 빅4 회계법인으로 규모와 시스템을 자랑한다. 대다수의 회계사들은 자신의 실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곳에서 명성과 커리어를 쌓길 원한다.

국내에는 약 130여개 회계법인이 있다. 등록 공인회계사 1만6867명(2014년 기준) 중 절반이 넘는 9265명이 회계법인에 소속돼 있으며, 이중 5300여명이 4대 회계법인에 몸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5대 회계법인이라는 이야기도 업계에서 흘러나온다. 회계법인의 주요 사업은 회계감사와 세무 컨설팅 및 경영자문, 재무 컨설팅, 국제무역 및 투자자문 서비스 등이다.

큰 법인에서 3~7년 경력을 쌓아 본인의 감사능력을 키운 후 회계사는 대체로 독립하거나 일반 기업에서 일을 한다. 회계사를 필요로 하는 기업체와 증권, 금융사가 많은 편이다. 개인 법인을 꾸려가고 싶어 하는 이도 적지 않다.

<이코노믹 리뷰>가 잡플래닛(www.jobplanet.co.kr)에서 2위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안진에 대한 직장평가를 살펴봤다. 딜로이트안진을 경험한 이들은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키울 수 있는 큰 기업으로 인정한 가운데 임직원간의 수평문화와 유연한 업무 분위기가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반면 야근과 주말 근무가 너무 많과 원치 않은 업무가 과도하게 많고 정년까지 일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어 "대부분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잡플래닛은 미국 익명 직장리뷰 사이트 '글래스도어'를 벤치마킹한 소셜미디어로 직원들이 털어놓는 직장 경험담을 소개한다.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서울국제금융센터에 위치해있으며 2400여여명의 임직원을 뒀다.  회계감사, 재무자문, 세무자문, 기업리스크자문 등을 제공 한다. 2014년 12월 말 기준 2812억원의 실적으로 대형회계법인 중 2위를 기록했으며 함종호 대표이사가 경영을 총괄한다.

 

<전체 평>

"회계법인 중 빅펌 중 하나이며, audit/tax/fas 등 세분화된 조직에서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키울 수 있으며 외부에서도 인정받는 경력을 쌓을 수 있다." (지난해 8월 전직원)

"조직문화가 정말 좋다. 권위적인 분위기도(몇몇 악명높은 사람들은 물론 있다) 없고 팀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활발하다." (지난해 12월 전 직원)

"감사본부의 경우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아, 전반적으로 점점 힘들어지는 추세라고 판단됨. 경비통제, 근태관리 등이 해마다 조금씩 심해지고 있다고 느낌." (지난해 11월 현 직원)

"전문 인력 1700여 명, 연간 매출액이 1800억여 원에 달하는 국내 2대 회계법인으로 세계적 회계·컨설팅그룹인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의 한국 회원사이다. 딜로이트는 전 세계 140여 개국 15만 명의 전문 인력이 네트워크를 통해 회계감사·세무·컨설팅·재무자문 등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연 매출은 231억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전직원)

"Big 4 중 가장 합리적인 사람들이 모인 곳임. 다양한 업무 경험의 기회, 그러나 타 Big4보다 낮은 연봉과 엄청난 업무량, 파트너들의 공격적인 영업의지 부족" (지난해 8월 현직원)

자료:잡플래닛

 

<장점>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본부 간 업무 성격, 조직문화가 많이 다릅니다. AUDIT 부서는 선후배 기수 차이로 상하 조직 문화를 조금 띠기도 하지만 그 외 부서는 제가 느끼기에는 상대적으로 수평적인 조직 구조라고 느낍니다. 스탭 이하 존칭은 선생님. 서로를 선생님으로 존대하다보니 자연스레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입니다. 그래서인지 파트너와 스탭 간의 회의도 매우 자연스럽고, 자유분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업무가 프로젝트단위로 진행되다 보니 많은 회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한두달, 길게는 년 단위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데 그 회사에 가서 일을 하다보니 고객사 특유의 조직문화, 구내식당 메뉴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저희끼리는 우스갯소리로 국내 대기업 식권을 모으고, 순위를 매기기도 하니까요. 특히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다양한 회사의 여러 사람들과 일하게 되니깐 자연스레 인맥도 쌓이게 됩니다.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인맥관리가 된다고 할 수 있죠.

회사 생활을 보자면, 우선 휴가를 쓰는 게 자유롭습니다. BLOCK HOLIDAY라고 해서 연휴 사이 업무해야하는 날은 휴가로 공식 지정해주고, 프로젝트를 끝내고 본사로 돌아온 직원이 휴가를 쓰는 건 아무도 터치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끝나고 본사로 돌아오면 비교적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습니다. 마지막으로 건물이 너무 좋습니다. ONE IFC 를 사용하고 있는데, 층마다 한강이 보이는 휴게실이 있고, 회의실, 카페 등 건물 시설이 정말 좋습니다. 항상 화장실과 사무실이 깨끗한 것도 큰 장점이죠. 건물보고 반해서 입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2014년 6월 현직원)

"팀마다 다를 순 있지만 대체로 일이 별로 없다면 출근이 자유로움. 구성원들의 합리성은 타사보다 높은 수준임. 내부의 업무처리 시스템은 나쁘지 않은 편임. 본인이 원한다면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음. (지난해 8월 현직원)

"글로벌 빅펌인 딜로이트의 멤버펌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며, 전문가들로만 구성된 집단이기 때문에 개별 구성인원의 자질이나 성향 등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래 집단이 우수하기 때문에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으며, 수직으로 경직되지 않은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 전무/상무와 마주앉아서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거리낌없이 1:1로 교환하고 토론할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 8월 전직원)

"조직문화. 풀링 제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일하고 싶은 사람끼리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평판이 중요하고, 자신의 평판을 관리하고자 더 열심히 일하게 됨. (지난해 12월 전직원)

"빅 펌 중에서도 조직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됨.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동료들은 많이 없었음. 출퇴근시간이 자유로운 편. 기말감사를 하지 않는 분/반기 비시즌에는 자기시간이 많은 편임. 여러 회사의 감사를 나가게 되면 다양한 업종을 경험을 할 수 있고, 제너럴리스트가 되기엔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함. 빅펌인 안진회계법인의 경력을 인더스트리에서는 나름 높게 쳐줘 이직할 때 불리하지는 않음.(딱히 크게 유리하지도 않음)" (지난해 11월 현직원)

"회계사 말고 회계전공으로서 TAX-BPS부서에 지월 할 경우 일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그냥 전공자보단 회계사로서 다니기 좋은 회사 입니다! 영어를 잘하면 잘 할수록 좋지만, 기본기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조차 없다면 많이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2월 현직원)

 

<단점>

"프로젝트를 나가면 정말 너무 힘듭니다. 매번 다른 성격의 회사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해야하는데 그게 장난 아닌 스트레스입니다. 야근은 기본이고, 프로젝트 종료보고가 다가올수록 업무강도는 높아집니다. 가끔 주말에도 출근 해야하구요. 고객사에서는 직급에 상관없이 모두 전문가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아는 거 없어도 모른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깐 남몰래 죽어라 공부하고 자료 찾고 답이 나올 때까지 해야만 하는 거죠. 남들은 역량을 키울 수 있다라고 하는데 직접 해보면 느낄 겁니다. 역량 키워지기 전에 머리 빠지고 늙습니다.

제 주변에 퇴사하시는 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여기서는 뭐든지 해내야만 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곳이 어디든 여기보단 나을거다. 거기서도 뭐든 다 할 수 있으니깐."이라고. 이건 복불복인데 윗 상사와 팀원을 잘 만나야 됩니다. 누구 하나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스스로 다 찾아서 해야 되는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다보니 매번 같은 사람과 일할 수 없어요. 즉 매번 새로운 사람과 일해야하다보니 사람 간의 업무 성격 파악하고, 또 그 인간관계 설정하는데 은근 시간 소모가 많습니다. 첫 단추 잘못 꿰면 프로젝트 끝날 때까지 고생입니다.

AUDIT(회계감사)외 다른 부서는 전부 수시 채용입니다. 그래서 입사 동기가 없습니다. 처음에 본사 오게되면 거의 혼자 밥 먹게 됩니다. 친해졌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프로젝트를 나가면 또다시 나 혼자가 되는거죠. 이건 신입뿐만 아니라 누구나 적용됩니다. 이직도 많이 하고 입사도 많아서 본사에 오면 다 처음본 얼굴입니다. 누가 본사에 있나, 누구랑 밥먹어야되나가 제일 큰 고민 중에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생각보다 연봉이 쎄지않습니다"(2014년 6월 현직원)

"어떤 파트너 밑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회사 생활의 명암이 많이 달라진다 "(지난해 2월 전직원)

"일이 많고 야근도 많습니다. 대리까지의 승진연차가 다른회사에 비해 길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2월 전직원)

"반대로 자기가 원하지 않음에도 업무량이 비인간적으로 많은 경우가 꽤 있음. 특히 인차지를 맡을 3~6년차 회계사들의 이직률이 잦아서 실무에 애를 겪는 경우가 다반사. 업무량에 비해 낮은 연봉. Big4중에서도 꼴찌이며, 이 격차는 연차가 올라갈수록 점점 더 벌어짐 (지난해 8월 현직원)

"야근 및 주말 근무가 너무 많다. 1년에 주말에 출근하지 않았던 적이 손에 꼽으며, 야근도 정해진 시간이 없어서 새벽에 퇴근하기 일쑤다. 기혼자라면 가족구성원이 희생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크다. 그에 반해 기본연봉이 많지도 않으며 야근 및 특근 수당은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항상 타이트하게 짜여진 시간 내에 여러가지 업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일이긴 하지만 모두가 해결책이 무엇인지 알고 있음에도 회사 경영진은 해결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은 해마다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가면서 줄어들어 왔다. (지난해 8월 전직원)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사 품질관리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음. 이로 인해 업무강도가 조금더 심해지고 있다고 느꼈음. 인사적체가 나름 심한 편이고 근속이 불안정하여 대부분 이직을 고민해야함" (지난해 11월 전직원)

"주말근무는 시즌을 제외하고는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은 항상 있다는거, 즉 빅포의 특성상 상장회사가 많기 때문에 10K/Q등 due date이 정해져 있고 critical한 경우가 많아 due date이 다가올수록 밤늦게 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고, 비시즌이라도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하늘과 땅이지요. 제 경우 마지막 일년동안, 상장기업 감사시 전체 감사시간의 반 정도는 밤 열시를 넘는 경우가 허다했고, 끝나자 마자 바로 옆도시 오피스 클라이언트의 IPO에 투입되어서 한달동안 주 60시간정도씩 일하고 여름이 되서 좀 한가해지나 싶더니 바로 큰 프로젝트에 들어가서 세달동안 출장으로 징하게 일하다 결국 나왔지요" (지난해 10월 전직원)

"어느 회계법인이나 그렇겠지만 시즌 때 너무 지나치게 힘들다. 거의 매일 새벽에 퇴근해야 하고 주7일 근무다. 모래시계 형태의 조직구조. 상급자들 적체." (지난해 12월 전직원)

<경영진에 바라는 점>

"벅찬 업무량과 그에 반해 박한 연봉 및 성과의 배분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실무를 하는 젊은 회계사들이 더 버티지 못할 것이다. 사람으로 하는 장사이니 사람을 가장 잘 챙겨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친정이 잘되지 않길 바라는 사람은 없고,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오랜기간 동안 머물렀던 친정임과 동시에 첫 직장이기도 하다. 희생하고 개선하는 경영진과 파트너 진이 되었으면 한다. (지난해 8월 전직원)

"시즌 때의 업무 효율화(지나치게 힘듦), 연봉 좀 올려주세요" (지난해 12월 전직원)

"회계감사는 불특정 다수를 위한 공공재적 업무이므로, 현재와 같은 자유계약 제도하에서 표준가격 보수기준도 없는 상태의 회계감사로는 공익을 보호할 수 없다. 따라서 감사대상회사는 모두 감사공영제 개념으로 균형배정되어야 소신있는 감사가 가능하며, 분식회계를 예방하여 기업의 회계투명성이 달성되고 깨끗한 사회질서가 정착되며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사회투명성과 국가발전을 위해 우선 상장법인에 대해서만이라도 감사공영제는 조만간 꼭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해 10월 전직원)

"업황이 안좋아지는 상황이고 업무강도나 책임이 커지는 것 같은데, 경영진이 회계법인의 비젼과 불안정한 근속에서 어느정도는 개개인의 이직을 위해 커리어를 고려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함. 또한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함. 물론 경영진에서도 어느정도 자각하고 액션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무를 하는 회계사들은 피부로는 잘 못 느끼고 있음" (지난해 11월 현직원)

"파트너들의 공격적인 영업력이 부족함. 물론 덤핑은 지양해야겠지만 삼정처럼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필요가 있음. 그냥 위에서 물려준 거래처만 관리하면서 그럭저럭 다니는 파트너들이 많아보임. 경영진은 이런 파트너들을 내보내야 법인 수익성이 좋아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신속하고 단호한 의사결정을 하는것이 매우 요구됨" (지난해 8월 전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