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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갑질’의 역사, 유형을 진단해 보면몽고식품, 롯데마트에서부터 '맷값 폭행' 까지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6.01.12  15:53:44
   
▲ 출처= MBC 시사매거진 2580 방송화면 캡쳐

몽고식품 김만식 회장의 운전기사 폭행사건의 여파가 잊혀 지기도 전에 롯데마트가 기획판매를 위해 협력업체에게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삼겹살 납품을 강요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큰 논란거리가 됐다.

최근 유통업계는 몇몇 업체들의 잇따른 ‘갑질’로 국민적 신뢰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물론 유통계 모든 업체들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에, '갑질'에 대한 많은 이들의 관심이 다시 한 번 집중되고 있다.

참고로 ‘갑질’은 계약 권리상 쌍방을 의미하는 갑을(甲乙)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갑’에 특정 행동을 폄하해 일컫는 ‘~질’이라는 접미사를 붙여 부정적인 어감이 강조된 신조어다. 다시 말해, 지위를 남용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뜻한다.   

최근 문제가 된 갑질의 내용을 살펴보면 갑질에는 명백한 몇 가지 유형이 존재했다. 갑질이라고 다 같은 갑질이 아니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유통업계에서 발생해 사회적 문제가 된 갑질 사건들을 유형에 맞게 재조명하면서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봤다.  

‘갑질’도 다 같은 갑질이 아니다? 갑질의 3가지 유형 

- 첫 번째 유형: 오너형 갑질 

갑질 뉴스의 ‘단골손님’과 같은 유형이다. 흔히 기업의 대표자 혹은 경영진 일가의 인물들이 직원들을 마치 물건 다루듯 마구 대하거나 폭언‧폭행을 일삼는 유형이다. 이는 구성원들 간의 극단적인 수직 관계에 근거해 고용자가 피고용자를 맘대로 할 수 있다는 빗나간 심리에 근거한다. 몽고식품 사건도 전형적인 오너형 갑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지난 2009년 생활용품 기업 피죤의 이윤재 회장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슬리퍼로 한 간부의 뺨을 때린 사건,

   
▲ 출처=YTN, 영화 '베테랑' 스틸컷

2010년 SK그룹 물류업체 M&M의 최철원 대표가 회사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한 유 모씨를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폭행한 뒤 치료비 명목으로 2000만원을 건넨 사건(이 사건은 영화 ‘베테랑’에서 재구성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숙취해소음료 ‘여명808’의 제조사 ㈜그래미의 남종현 대표이사가 자신이 주관한 유도협회 모임에서 “왜 나에게 충성하지 않느냐”며 다른 유도단체 간부에게 맥주잔을 던져 상해를 입힌 사건 등도 같은 맥락이다.

유통업계의 사건은 아니었지만, 지난 2014년 대항항공 조현아 前 부사장은 승무원이 자신에게 포장이 제거되지 않은 땅콩을 주었다는 이유로 난동을 부리고 이륙 중인 비행기를 회항시켰다.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회자된 이 사건도 오너형 갑질의 대표적인 사례에서 빼놓을 수 없다.        
  
- 두 번째 유형: 밀어내기형 갑질 

주로 대기업 집단과 소규모 사업자들 간에 나타난다. 주로 상품을 납품하거나(혹은 납품을 받는)기업이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유형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남양유업 사건’이 있었다.

   
▲ 출처=뉴시스

이는 지난 2013년 남양유업의 한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하면서 ‘물량 밀어내기’를 강요한 녹취파일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당시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되면서 당시에 만연했던 대기업의 갑질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로 작용했으며, 지난해 12월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소규모 대리점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근거가 됐다.

      
- 세 번째 유형: 열정페이 

'열정페이'는 취업이 어려운 시대, 일자리 하나가 아쉬운 청년들의 입장을 악용해 기업들이 무급 또는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적은 급여를 주면서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갑질이다.  
보통 열정페이는 국제기구나 국가기관 등 쉽게 직무를 경험하기 어려운 곳이나 사회적 기업 등 최소한의 경비만을 지급하는 인턴을 모집하는 곳에서 많이 이뤄진다. 최근에는 대형 의류업체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한 열정페이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국내 유명 리테일 업체인 E 사는 지난 12월 자사의 SPA브랜드 강남 지점을 오픈하면서 직원들을 모집했다. 그런데 매장 관리자들이 업무량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상당수의 직원들이 그만두면서, 일부 남아있는 소수의 직원들에게 하루 12시간에서 많게는 16시간 이상의 노동을 강요했다. 관리자들은 일부러 직원들의 주 2회 의무 휴무를 주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장이 바쁘지 않은 주중으로 배치한 스케줄을 짰다. 직원들 중에서는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다가 병원에 실려가는 이들도 있었다.

갑질 문제 현실적 해결방안, 의식 개선-법적 제재 조화 필요   

일련의 사건을 통해, 갑질과 감정노동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국회에서도 이를 더는 관망할 수 없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갑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으로 강력한 ‘법적제재’를 이야기했다. 물리적 강제력을 둠으로써 갑질을 억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 방안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감정노동자 및 서비스업 종사자의 권리 보호에 대한 6개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몇몇 심리학 전문가들은 법적 처벌이 분명히 존재해도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고 계속 발생하는 것을 예로 들면서 “법적인 처벌로 갑질을 억누르는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상대방을 자신과 동등한 인격적 주체로 여기는 경영자 혹은 기업들의 의식 개선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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