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 지하강 투어.


필리핀 하면 세부가 떠오른다. 최고의 휴양지란 찬사가 아깝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더 유명한 곳이 있다. 전문여행가들이 꼭꼭 숨겨 놓았던 팔라완. 훼손되지 않은 자연경관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최고의 여름휴가지로 제격이다.

천혜의 자연 환경. 팔라완을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다. 필리핀 최후의 미개척지, 원시 해변, 해양 생물이 사는 생태계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마지막 비경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팔라완은 버진 섬 (Virgin Island)의 미니 군도로서 다른 섬과의 거리 때문에 아직까지 외부인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 섬의 아름다운 비치의 황량함은 팔라완의 산악 지리적 위치와 대조를 이룬다.

피곤한 여행객들에게는 평안과 고독함으로 매혹시키는 반면 정열적 모험가들에게도 매력적인 장소로 여겨진다. 팔라완은 신성하게 보호돼야 할 곳으로 선언됐다. 폭포, 웅장한 산, 원시시대 동굴, 자연 그대로의 비치와 다양하고 화려한 해양 생물들로 가득하다.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희귀한 이국적 동식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팔라완의 매력이다.

심해 다이빙 천국 세계적 명성
팔라완 심해는 세계적인 다이빙 명소로 꼽힌다. 낚시를 즐기기에도 최상의 장소다. 다이버들의 파라다이스인 이곳에는 해안가를 뒤덮고 있는 지표 밑의 산호초들과 무지개 빛 암초 담이 있으며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자랑한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온 기린, 얼룩말과 가젤들이 카라윗 섬 야생생물사원에 있는 필리핀 지방의 동물들, 작은 팬더와 생쥐, 사슴들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팔라완은 서울에서 부산만큼 큰 면적을 자랑한다. 그러므로 팔라완의 각 지역마다 매력이 달라 팔라완의 한 리조트를 다녀왔다고 해서 팔라완 전부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그만큼 팔라완은 지역별로 저마다 다른 독특한 특색을 지니고 있으며 각기 다른 색다른 매력들의 조합이야말로 오묘한 팔라완의 매력인 것이다.

일례로 날씨를 보자. 팔라완에는 여러 날씨가 존재한다. 동쪽 해안은 짧은 건기가 있으며, 그 외 나머지는 우기이다. 남쪽은 날씨 변화가 가의 없으며, 북쪽의 팔라완은 7월에서 8월 사이 폭우가 많이 내린다. 3월에서 7월 초 바다가 잠잠할 때가 팔라완 여행의 최적기다.


다음은 축제. 매달 끊임없는 축제가 열린다. 시기상으로 3월과 6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펼쳐진다. 여행 중 축제와 맞닥뜨린다면 이보다 더 운이 좋을 수 있을까. 푸에르토를 중심으로 팔라완 전체 섬에서 열리는 바라가탄(Baragatan) 축제는 5월부터 6월에 걸쳐 열리고, 3월 1일부터 4일까지 발라용 (Balayong) 축제 기간이다. 발라용은 팔라완에서 자라는 꽃 이름으로, 우리나라 벚꽃 축제와 비슷한 형태를 띠는데, 핑크색 꽃잎이 촘촘하게 박힌 생김새도 벚꽃과 유사하다.

이 축제는 푸에르토 시민의 대표적인 행사로, 2005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다. 축제 기간 동안 발라용으로 자동차, 오토바이, 트라이시클 전체를 장식하고 푸에르토 시민들의 거리 행진이 펼쳐진다. 핑크색으로 물든 거리 행렬을 함께 즐길 수 있고, 저녁 무렵에는 근처 바와 레스토랑에서 삼삼오오 모여 술과 음식, 그들만의 문화에 심취한다.

보석 같은 리조트 휴양지 평화를 노래
도스팔마스는 필리핀 팔라완 동쪽에 떠 있는 아르세피라는 섬에 건설된 리조트다. 필리핀의 하나의 섬에 한 개의 리조트 원칙에 충실한 여러 개의 리조트들, 예컨대 엘니도, 이사벨, 클럽파라다이스 등의 리조트들과 비교해서 가장 넓은 부지에 지어진 리조트다.

특히나 객실시설과 부대시설만 놓고 본다면 엘니도, 미니락과 클럽파라다이스 그리고 클롭노아 이사벨보다는 훨씬 훌륭한 곳이다. 그러나 섬 자체가 수심이 깊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바다색깔이 이들 리조트들보다는 떨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안 예쁘다는 게 아니라 이들 리조트들 보다 조금 떨어진다는 말이다.

이곳으로 가기 위해선 우선 마닐라 공항을 이륙해 팔라완으로 가는 국내선을 이용해야 하지만 그 여정이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올망졸망 성냥갑 같은 도시의 건물들을 지나고 나면 바다에 흩뿌려진 작은 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발 아래로 섬 하나가 서서히 사라지면 또 다른 섬이 얼굴을 내민다. 섬마다 길다란 백사장이 발달돼 있다. 어느 섬이라도 당장 훌륭한 리조트로 개발될 수 있을 정도로 경치가 뛰어나다.

항공기가 고도를 더 낮추자 팔라완 바닷물은 잉크빛과 옥빛으로 얼룩진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다. 밑이 훤히 보이는 환상적인 바다 위를 필리핀 전통 선박인 방카들이 무심히 지나고 물고기들은 수면 위로 뛰어오르며 휴양지의 평화를 노래한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팔라완 주의 수도로 마닐라에서 출발한 국내선 항공기가 도착하는 공항이다.

초록색 지붕의 단층으로 된 아담한 공항이지만 이 공항이 바로 필리핀 최고의 휴양 섬 팔라완 주의 관문이다. 이곳에서 도스팔마스 리조트가 있는 아르세피 섬으로 가기 위해선 차량으로 약 30분 정도 거리인 혼다베이에서 약 50분 정도 전통 선박 방카선을 타야한다. 혼다베이는 필리핀의 전형적인 어촌마을.

크고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고 코코넛으로 엮어 만든 민가들이 소박한 모습으로 여행자들을 맞는다. 푸른 파도 위에 흰 포말을 길게 끌며 리조트까지 가는 바닷길에서는 많은 섬들과 고기잡이를 하는 어선들을 만날 수 있어 여행의 묘미를 더하고 마치 무인도를 발견하는 가슴 벅찬 설렘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열대 우림이 우거진 섬에서 뻗어 나와 바닷물 위에 수 킬로미터까지 뻗어있는 백사장을 지나면 도스팔마스 리조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베이코티지가 호위하는 푸른 지붕의 뷰데크를 위풍당당하게 앞세우고 깨끗한 이미지의 도스팔마스 리조트가 여행자들을 반긴다.

코코넛 그늘 아래 그물침대서 낮잠
도스팔마스 리조트의 수영장은 누구나 한번쯤 쉬고 싶은 곳이다. 유려한 곡선을 자랑하는 수영장은 크지는 않지만 투숙객들이 해변이나 수상스포츠를 즐기러 밖으로 나가 있으므로 항상 조용하다. 수영장 바로 옆에는 자쿠지 시설이 있어 그늘 아래에서 쉬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투숙객이 수영장을 찾으면 종업원이 바로 타월을 갖다 준다. 수영장 옆 야자수 기둥에는 그물침대가 걸려 있다.

수영에 지치면 잔디밭 그물침대에 몸을 맡기고 코코넛 그늘 아래에서 낮잠을 즐겨도 좋을 것이다. 수영장 주변은 때로 근사한 풀 사이드 바나 가든 레스토랑이 되기도 한다. 야자나무 사이로 붉은 저녁놀이 질 때면 수영장 옆의 수은등이 일제히 불을 밝힌다.

잔잔한 수영장 물에는 부겐부리아 꽃바구니를 띄운다. 꽃바구니 안에는 촛불이 들어 있다. 세상 어느 식당의 인테리어도 흉내낼 수 없는 천연의 분위기가 리조트의 야외 수영장에서 펼쳐진다. 노천 식당이나 카페는 해변으로 장소를 옮기기도 한다. 물론 도스팔마스 리조트에는 실내에 식당이 따로 있다.

대개 아침 뷔페 식사는 지붕이 있는 메인 식당 ‘카라에란’에서 하게 되지만 분위기를 따진다면 야외 식당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리조트의 식당은 주변 섬으로 원정을 가기도 한다. 투숙객이 식당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식당이 투숙객을 따라다닌다. 식당에서 캐터링 서비스를 하는 셈이다.

야외 식당에서도 가장 분위기가 좋은 곳을 꼽는다면 ‘에어2’라는 바다 위의 정자다. 바다 한가운데 기둥을 세우고 야자수 이파리로 지붕을 만들고 마룻바닥을 깔았다. 정자 아래는 물 반 고기 반 물고기들의 천국이다. 그 정자 옆에는 모래톱이 발달해 아주 조그만 모래섬이 형성돼 있다. 모래톱을 향해서 투명한 바닷물이 밀려온다. 스노클링 기어를 준비해 가면 수영을 즐기기에도 좋다.

즉석 생선회 맛보는 바다낚시 재미도 쏠쏠
아일랜드 호핑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아일랜드 호핑이란 섬과 섬 사이를 메뚜기 뛰듯 돌아다닌다는 뜻이다. 굳이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섬 일주 정도가 될 것이다. 도스팔마스 리조트에서는 섬과 섬을 돌아다니다가 스네이크 아일랜드에 도착하면 배를 정박하고 스노클링을 즐긴다.

스네이크 아일랜드는 백사장의 모양이 뱀처럼 구불구불해 붙은 이름이다. 바다가 깊지 않고 물이 깨끗해 카약이나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최적의 섬이다. 스노클이나 오리발 등은 출발하기 전에 스태프들이 배에 실어준다. 아일랜드 호핑을 하는 중에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

물고기 살을 잘라서 미끼로 쓰며, 낚싯줄이 해저 40미터 깊이까지 내려간다. 이곳저곳 옮겨가면서 즐기는 바다낚시는 초보자도 얼마든지 짜릿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입질이 잦아 두 마리씩 올라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바로 잡은 물고기를 회 쳐서 먹는 맛은 그만이다. 스태프들은 낚시는 하지만 회를 먹지는 않는다. 더운 지방의 물고기지만 즉석회의 맛은 일품이다. 초고추장과 소주는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회를 뜨는 일은 스태프들이 담당한다.

필리핀 여행 이것만은 꼭 챙겨라

작은 가방 및 아쿠아 백
작은 가방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디지털 카메라, 여권 등의 물건을 휴대하기 간편하기 때문이다. 물속에서 사용이 가능한 아쿠아 백을 지참하는 것도 좋다. 디지털 카메라 혹은 선글라스 기타 물품들을 물에 빠뜨려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양산 겸 우산
현지에서 구입을 해도 좋지만 갑작스런 날씨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다. 강한 햇볕을 차단하거나 혹은 스콜 등의 현상으로 인해서 간혹 내리는 비를 피할 경우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둘 중 하나만 갖고 가는 것이 좋다.

선글라스, 모자
선글라스는 필리핀에서 필수품. 햇볕이 강렬해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다만 지나친 고가의 선글라스는 분실 혹은 파손 시 많은 손해를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샌들
휴양지에서는 모래 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샌들은 하나씩 가지고 다녀야 한다. 요즈음 휴양지에서는 어느 곳을 가나 판매를 하지만 비싸고 질이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으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구급약 및 휴대용 티슈
현지에서 구급약은 구하기 어려울 뿐 더러 구한다 해도 체질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두통과 복통약은 꼭 챙겨야 한다. 동남아 국가들의 화장실에는 휴지가 없는 곳이 많아 휴대용 티슈를 챙기는 것은 필수다.

모기약
열대지방인데다 휴양지들이므로 모기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모기 기피제와 물린 후 바르는 약을 준비하면 된다.

화장품
더운 나라이고 해변 휴양지이기 때문에 화장품은 기초화장 정도만 필요할 뿐 색조화장이나 메이크업에 필요한 화장품 등은 불필요하다. 따라서 간단한 기초화장품 정도만 준비하면 된다. 그러나 선크림은 넉넉하게 가져가야 한다. 동남아 지방의 경우 낮에 내리 쬐는 햇볕의 자외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필기도구와 손목시계
없으면 정말 애를 먹는 물건이다. 볼펜은 공항에서 출입국 카드 작성 시에 필요하며 자유 투어 시에 가이드와 여행자들과 몇 시에 다시 만날 것인지 약속을 정하기 때문에 손목시계 또한 필수품이다. 자료제공: 필리핀관광청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