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삼성전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가전박람회 CES 2016이 9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CES는 이번에도 업계에 다양한 이슈를 던지며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한편으로는 굵직한 화두가 부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 CES는 특히 ‘가전박람회’에서 ‘ICT박람회’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전통적인 가전 분야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ICT 트렌드를 총망라하는 행사로 ‘운신의 폭’을 넓힌 셈이다. 지난 CES에도 감지됐던 흐름인데, 올해엔 더욱 무르익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는 ‘스마트카’가 행사의 중심부로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쉐보레, 폭스바겐, BMW 등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은 각각 새로운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자동차의 미래’를 그려보였다. ‘테슬라 킬러’로 불리는 패러데이퓨처의 경우 슈퍼 전기차인 ‘FF제로1’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 출처=패러데이퓨처

올해가 ‘가상현실(VR) 원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번 CES 행사에서도 VR 원년의 징후들이 다수 포착됐다. 특별히 마련된 VR 전용관에는 48개 업체가 부스를 차렸다. 삼성전자, 소니, 오큘러스VR, HTC 등 VR 시장 선점을 노리는 업체들이 총출동했다. 이외에도 VR을 응용한 사례부터 360도 카메라와 같은 VR 생태계 구성 요소까지 행사장에 등장했다.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드론 역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업체들은 이색 드론을 선보이며 차별화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이항(Ehang)의 경우 사람을 태울 수 있는 개인용 드론을 공개해 연일 화제를 모았다.1인칭 시점 드론, 안전 특화 드론, 초소형 드론 등도 참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출처=패롯

웨어러블 진영도 차별화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화웨이는 스와로브스키와의 협업을 통해 명품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스마트수트, 스마트벨트 등도 이목을 끌었다. 스마트밴드 분야 선두주자인 핏비트의 경우 최초의 스마트워치인 ‘블레이즈’를 공개했다.

반면 스마트폰은 엑스트라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LG전자가 K시리즈를 공개했고, 화웨이가 메이트8를 선보였으며, 레노버·ZTE·르티비 등 중국업체들이 신제품을 발표했지만 주인공이 되기엔 '화제성' 면에서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한국 업체들의 활약도 세계인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삼성전자는 SUHD TV, 패밀리 허브 냉장고, 액티브워시 세탁기 등을 통해 ‘글로벌 가전 강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대규모 기어VR 체험 행사를 열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출처=LG전자

LG전자는 대대적인 올레드 TV 전시를 통해 ‘스케일’을 보여줬으며 프리미엄 통합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발표해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코트라(KOTRA)는 이번 CES에 한국관을 차렸다. 국내 우수 IT 중소기업 35개사가 참가해 각각 경쟁력을 뽐냈다.

한편 국내 CEO들도 라스베이거스에 총출동해 ICT 현안을 챙겼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 구본준 LG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 출처=KT

‘메이드 인 차이나’ 돌풍도 거셌다. 이번 CES에 참가한 업체는 3600여개에 달한다. 이중 33%가 중국 업체다. 네트워크 강자 화웨이는 메이트8와 화웨이워치 새 버전을 선보이며 글로벌 ICT 회사로서의 무게감을 보여줬고, TV 부문에서는 하이센스, 창홍, TCL, 하이얼 등이 총공세를 펼쳤다. 이외에도 드론, PC, 스마트카 부문에서 골고루 영향력을 보여줬다.

한편으로는 CES가 글로벌 업체들의 합종연횡의 장(場)이 되기도 했다. 포드와 아마존, 에이수스와 구글, KT와 삼성전자, LG전자와 폭스바겐, 화웨이와 스와로브스키가 새로 손을 잡거나 파트너십의 결과물을 제시했다. 최근 ICT 업계의 융·복합 트렌드를 반영한 모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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