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전재홍
주연:윤계상, 김규리 배급:뉴엔터테인먼트월드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눈길이 가는 영화다. 3년 만의 침묵을 깬 김기덕 감독. 한국 영화계의 이단아인 그가 각본·제작을 맡았다. ‘풍산개’는 명성에 비해 대중성에 취약(?)했던 그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게 특징이다. 전재홍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탓에 편집도 한결 매끄러워졌다. 앞뒤 설명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스타일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보는데 대체적으로 무리가 없으니 말이다.

쉽사리 상상할 수 없는 파격적인 소재는 여전하다. 서울과 평양을 3시간 만에 오가는 정체불명의 사나이. 그리고 그가 망명을 시킨 한 여인의 미묘한 감정. 감추고 싶은 남한과 북한 정보부의 간첩 활동. 어울리지 않는 일련의 사건들이 복잡하게 얽히며 만들어 내는 긴장감은 2시간 러닝 타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쉴 새 없이 전개되는 사건은 보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예측이 불가능해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에 몰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

잔혹한 고문 등의 장면마저도 시선을 뗄 수 없게 하는 것이 ‘김기덕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결하다. 남북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정체불명의 사나이의 일상과 북한 여성과의 러브스토리. 남북을 오가며 이산가족의 애절함을 전하던 그가 국정원으로부터 은밀한 제안을 받는다.

“북한 고위 망명자의 애인을 빼내달라.” 3시간 만에 평양에 있던 여성을 남한으로 옮겨오는 동안 미묘한 감정을 느낀 두 사람을 둘러싼 음모와 비열한 거래들. 그동안 남북관계를 그려냈던 영화에 딴죽을 거는 듯한 스토리 전개는 보는 이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중간 중간에 삽입된 이상한 엉덩이 고문과 어눌한 조연들의 대사는 흥미 요소다.

한바탕 웃음과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영화. 풍산개는 영화를 본 다음 머릿속에 깊은 잔상을 남긴다. 무엇보다 윤계상과 김규리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없앴다. 가수로서 윤계상과 그저 그런 배우 김규리를 한국 최고 남녀 배우로 만들었다고 할까. 한마디 대사 없이 온몸으로 열연을 펼친 윤계상은 아저씨의 ‘원빈’을 떠올렸고, 김규리는 웰컴투동막골의 ‘강혜정’보다 강력한 인상을 안긴다.

또 이름보단 연기력으로 승부수를 띄운 조연들의 열연은 김기덕 사단이 만들어 낸 독특한 영상에 볼거리와 즐길거리의 매력을 덧칠했다. 열 마디 말보다 한번 보는 것을 권하는 영화 ‘풍산개’. 찌는 듯한 여름, 낮보단 늦은 저녁 후회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영화가 끝난 뒤 맥주 한잔과 담배 한모금은 당신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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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