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리나라에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MERS-CoV)가 변이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메르스 진단을 받았던 환자 8명에게서 채취한 객담 등의 검체를 이용해 메르스 바이러스 표면의 '당단백질'(spike glycoprotein)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변이가 관찰됐다고 8일 밝혔다.

바이러스에 변이가 있었다는 것은 그동안 중동에서 유행했던 메르스 바이러스가 한국에서 유전적으로 변화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감염력과 치사력 등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메르스바이러스는 낙타의 호흡기 세포에 감염되다 중동에서 사람에게 감염되기 시작한 이후 한국에서는 사람간 폭발적인 감염력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의 변이를 의심했지만, 방역당국은 그동안 변이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중동에서 유행한 메르스 바이러스와 비교할 때 전체 당단백질의 8개 부분에서 염기의 변이가 있었으며, 이중 4개에서는 아미노산도 변이가 관찰됐다. 동물세포에서 증식시킨 바이러스에서도 변이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메르스바이러스의 변이가 확인된 만큼 감염력과 치사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 대상 환자 수를 늘리고 최신 연구기법을 동원해 추가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