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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의 창업트렌드&경영전략] 절대가치 시대의 창업 기회와 위기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지난해 연말 약속이 있어 사당동(서울)에 갔다가 흐름한 골목길 작은 점포 앞에 젊은 남녀들이 줄을 서 있는 걸 목격했다. 날씨가 꽤 추웠는데도 길게 줄지어 있길래 호기심이 발동, 시식을 할 기회를 가졌다.

‘낙지대학 떡복이꽈’라는 브랜드였는데, 당시에 문을 연 지 그리 오래 되어 보이지 않았다. 요즘 뜨고 있다는 국물떡볶이였는데, 해물과 치킨 등 다양한 토핑을 선택할 수 있고 마지막에 밥도 비벼먹을 수 있었다. 여기에 맥주까지 함께 마셨는데도 계산서는 가벼웠다. 브랜드 파워와 무관하게 느낌이 좋았다.

자리를 뜨면서 ‘다음에 가족과 함께 꼭 와봐야겠다’, ‘내가 운영하는 카페에도 이런 메뉴를 팔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요즘 ‘절대가치’라는 말이 유행이다. 절대가치란 사람들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직접 느끼는 품질과 가치이다. 절대가치라는 말은 다른 산업 분야는 물론이고, 소자본 창업시장에서도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이 혁명을 가능하게 하는 게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즉 ‘바이럴(Viral)의 힘’이다.

비즈니스계에서도 금수저·흙수저가 있다면, 큰 기업은 금수저이고, 작은 기업이나 신생기업은 흙수저에 해당한다. 흙수저들도 절대가치와 SNS 힘을 활용하면 단숨에 금수저 신분으로 올라설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절대가치’와 ‘SNS를 통한 바이럴’, 이 두 가지 힘이 워낙 대단하다 보니 절대가치 신봉자들은 브랜드의 몰락이라는 단어까지 서슴지 않는다.

브랜드가 중요한 이유는 물건의 품질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브랜드의 중심에 ‘신뢰’가 있다.

대량생산시대에 사람들은 어느 제품이 신뢰를 받는지 세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대기업 제품’, ‘브랜드 제품’을 찾는다. 그런데 우리는 누구를 신뢰하는가? 불행히도 소비자는 판매자인 상인을 신뢰하지 않는다. 상인이란 품질이 좋든 나쁘든 자기 물건을 팔려고 혈안이 된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영업’이란 물건의 정보를 전달하는 좋은 행위이면서 강제성이 없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일단 영업이라고 하면 멀리 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것은 무엇일까. 친구, 동료, 가족 등 영업성향을 가지지 않은 가까운 사람들이 내리는 ‘절대가치’에 대한 평가다.

2016년 새해의 창업 성공전략의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여기에 숨어 있다.

‘절대가치’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이타마르 시몬슨 교수가 말하기 이전에도 존재했다. 다만 입소문이라는, 절대가치가 전파되는 수단에 더 주목했던 것이다. 진실의 시대에는 입소문보다 콘텐츠가 앞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도 이 단어가 기여한 부분이다.

가령 필자는 치킨 가운데 간장치킨을 먹어볼 기회가 많지 않아 교촌치킨을 자주 이용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우연히 맛본 허니콤보를 통해 애용 고객이 돼버렸다. 반면에 거리에서 어느 신생 치킨점의 전단지가 워낙 특이하고 화려하길래 호기심에 주문을 했는데, 맛이 영 아니라고 판단한 뒤부터 다시는 이용하지 않았다.

비비큐 치킨의 경우, 맛도 좋지만 ‘올리브유’를 사용했다는 이유 때문에 여드름 스트레스를 받는 딸에게 후라이드 치킨을 시킬 때는 꼭 비비큐를 주문하라고 하곤 한다. 다른 브랜드의 치킨도 직영점에서 맛본 뒤 매혹당했지만, 다른 가맹점에서는 전혀 다른 맛이 나는 걸 알고는 두 번 다시는 이용하지 않았다.

커피 전문점 시장도 지금까지는 브랜드가 시장을 이끌어 왔으나, 제대로 된 커피맛을 아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절대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커피점 시장이 새롭게 형성될 전망이다. 피자 시장에서는 이미 절대가치가 브랜드의 매출을 좌우하고 있다. 절대가치는 품질만이 아닌 가격, 서비스, 분위기와 함수 관계를 이룬다. 소비자들은 이렇게 브랜드와 절대가치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한 창업 강좌에서 ‘맛없는 음식을 몇 번이나 용서할 수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놀랍게도, ‘3번 이상’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거의 없었고, 훨씬 많은 답이 ‘딱 1번밖에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대답이었다.

필자가 창업 컨설팅을 할 때도 소비자로서 느끼는 절대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한다. 무상으로 제공하는 상품의 품질에 대한 평가가 아닌, 소비자로서 정상 가격을 지불하고 소비 이후의 느낌을 기준으로 전략을 짜고 방향을 설계한다.

많은 브랜드들이 소비자의 지갑을 자기 쪽으로 열리도록 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우리의 지갑은 점점 얇아진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이유와 명분이 있어야 지갑을 연다. 품질 대비 너무 싸니까, 비싸도 맛있고 건강에 좋으니까, 페이스북에서 추천하니까 호기심으로, SNS에 올릴 소재를 위해서, 당장 배가 너무 고파서 아무것이나. 이유가 뭐든 일단 절대가치는 만족스러워야 한다.

절대가치의 시대에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제대로 된 콘텐츠로 절대가치를 높이고, 그것으로 입소문이 나고 그 입소문을 듣고 온 고객들의 절대가치를 지속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다면 성공은 훨씬 가까이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아무리 유명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맹점을 선택해 투자를 많이 해도 원칙을 지키지 않는 맛, 불친절한 서비스로 고객이 느끼는 절대가치를 훼손시킨다면, 창업자 본인의 사업을 망치는 것은 물론이고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다른 동료 가맹점주의 사업까지 흙탕물을 끼얹는 행위가 되고 만다.

그래서 절대가치는 창업 성공의 중요한 기회이자 위기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  rfrv@naver.com  |  승인 2016.01.15  19: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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