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통해 서비스… 2배 빨라진 속도 3D화면도 구현

오는 7월 1일 대한민국 통신 환경에 새로운 진화가 시작된다. 1980년대 초 1세대(1G) 이동식 아날로그 음성통화 시대, 1990년대 중반 2세대(2G) 디지털 음성통화 및 문자 전송(CDMA & PCS), 2000년대 후반 3세대(3G) 스마트 영상통화(WCDMA) 시대에 이어 이제 4세대 이동통신(4G) ‘롱텀에볼루션(Long Term Evolution, 이하 LTE)’시대의 본격적인 출발을 앞두고 있다.

이동통신의 세대가 한 번씩 진화할 때마다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몸으로 체험했다. 1G 시대의 개막 이후 이동전화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2G 시대의 개막으로 휴대전화가 대중화됐다. 그리고 3G 시대의 개막 이후 스마트폰이 광풍을 일으키며 온 나라를 뒤흔들었다. 과연 4G 시대는 우리의 생활을 어떤 식으로 바꿔놓을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의 스마트폰 업체인 HTC가 국내 최초의 4G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이보(EVO) 4G+’와 HTC 최초의 태블릿인 ‘플라이어(Flyer) 4G’를 공개했다. 이보 4G+와 플라이어 4G 두 제품 모두 3G WCDMA와 4G 와이브로, 와이파이를 모두 지원하는 ‘3W’ 제품이다.

KT가 7월 1일부터 공식 공급할 예정인 와이브로 4G 서비스를 통해, 기존 3G 네트워크보다 약 3배 빠른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와이파이 기능 또한 업그레이드되어 KT의 올레 와이파이존에서 별도의 로그인 없이도 바로 이용 가능하다. 아울러, 별도의 와이브로 수신기나 외장 기기 없이도 ‘와이브로 핫스팟’ 기능을 통해 최대 8대까지 무선 네트워크를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보 4G+는 안드로이드 OS 2.3버전 진저브레드, 퀄컴 스냅드래곤 1.2㎓ 듀얼코어 프로세서, 4.3인치 qHD 대형 화면 등 최신 사양을 갖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자체 개발 사용자 환경인 HTC 센스 UX(User Experience)도 한층 개선돼,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3D 화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락스크린 화면에서 SNS 체크, 전화 걸기, 사진 촬영 등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킬 수 있는 맞춤형 ‘액티브 락스크린’ 기능도 추가됐다.

제품 측면에는 사진과 영상 촬영모드를 전환할 수 있는 슬라이드 버튼과 카메라 셔터 전용버튼이 있으며, 혁신적인 ‘순간 캡쳐’ 기능이 더해져 급한 순간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후면의 800만 화소 카메라는 듀얼플래시와 1080p HD 영상 촬영 기능을 지원하며, 전면에는 13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돼있다. 촬영 후에는 내장된 영상 편집 기능을 통해 바로 편집해서 친구나 가족들과 공유할 수 있다.

지난 2월 공개된 HTC 최초의 태블릿 PC ‘플라이어’도 KT의 3W 네트워크를 지원함으로써 플라이어 4G라는 이름으로 출시된다. 플라이어 4G의 가장 큰 특징은 터치기능과 더불어 펜 인식 기능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스크라이브(Scribe)’ 기술이다. 예를 들어, 웹 서핑 화면 위에 디지털 펜을 이용해 메모 또는 그림을 그린 후 URL 주소를 첨부해 친구와 공유할 수 있다. 이북(e-book)을 볼 때 밑줄을 긋거나 필기를 하는 경우, 문서에 사인을 하는 경우에도 유용하다.

회의가 있을 때는 ‘타임마크(Timemark)’ 기능을 이용하면 회의 내용 녹음과 노트 필기를 동시에 할 수 있고, 나중에 필기 내용을 보며 본문의 단어를 선택하면 그 단어가 나왔던 녹음 부분을 바로 재생할 수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메모 애플리케이션 ‘에버노트(Evernote)’를 업계 최초로 내장해,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PC에서 작성한 메모를 플라이어 4G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다.

셀프 사진촬영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있다. ‘스냅부스(Snapbooth)’ 애플리케이션은 디지털 펜을 이용한 사진 꾸미기 기능과 다양한 필터 기능을 제공해, 나만의 개성이 담긴 사진을 완성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 속도 PC에 버금


이보 4G+와 플라이어 4G를 직접 사용해본 결과 그동안의 HTC 제품과 비슷하면서도 달라진 몇 가지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일단 외관 디자인에 있어서는 이보 4G+와 다른 제품의 차이는 크지 않다. 최근에 출시된 전작 ‘인크레더블S(4인치)’보다는 조금 길어졌다. 무게는 전작에 비해 이보 4G+가 가볍다는 느낌이지만, 거의 엇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보 4G+의 강점은 속도다. 지난 달 <이코노믹리뷰> IT 패트롤 디바이스 리뷰 코너(통권 563호)를 통해 소개됐던 ‘베가 레이서’와 삼성전자 갤럭시S2를 이보 4G+와 비교해봤다. 인터넷 웹 브라우저 접속을 했을 때 이보 4G+가 1.4초 정도 더 빠르다. 애플리케이션 구동 속도나 화면 전환도 빠르고 부드럽다.

사진이나 동영상도 큰 딜레이 없이 바로 띄워준다. 무엇보다 웹 페이지가 뜰 때 이미지가 띄엄띄엄 뜨는 부분은 와이브로 4G 구동 덕분에 사라졌다. 무선 인터넷의 속도가 PC 인터넷에 준할 정도로 매우 빨라졌다는 증거다.

이보 4G+는 와이파이를 접속할 때 별도의 로그인이 필요하지 않다. 와이파이가 뜨면 바로 접속 가능해 사용자의 편의를 높였다. 와이브로 4G도 위젯이나 퀵 패널에서 터치 한 번만으로 켜고 끌 수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전력 조절에도 용이할 전망이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날씨 위젯이다. 날씨 위젯은 사용 시간 기준 이용지역의 외부 날씨를 휴대전화 액정 화면과 스피커를 통해 생동감 있게 알려준다. 이를테면 번개가 칠 때 번개가 번쩍하는 화면과 함께 낙뢰 효과음이 재생된다.

HTC의 첫 태블릿 PC인 플라이어는 다른 태블릿PC보다 무겁다 느낌을 받았다. 알루미늄 재질 때문이다. HTC 관계자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면서 내구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태블릿 PC에 비해 무겁고 두꺼운 것은 단점으로 지적될 전망이다.

디지털 펜으로 화면에 낙서(?)를 할 수 있는 스크라이브 기술은 플라이어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흥밋거리 중의 하나. 인터넷을 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요점을 강조해야 할 부분에는 실제 노트에서 메모를 하는 것처럼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펜의 종류와 색깔, 굵기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예쁜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디지털 펜의 위쪽 버튼을 누르고 화면 위에 펜을 그으면 지워지는 기능도 갖고 있다.

정백현 기자 jjeom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