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 커넥티드 시연 모습. 사진 제공/ BMW AG

BMW가 스마트폰을 만들다고 해도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 이미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자동차를 만드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것도 운전자가 필요 없는 차를 말이다. 주목할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이 흐름에 선구자적 행보를 보이는 리더들이다. 특히 기존의 자동차 제조사 중에서 BMW는 군계일학이라 할 만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BMW는 CES 2016에서 광폭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BMW는 이미 1월 1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2016 북미국제오토쇼(NAIAS)에 2대의 월드 프리미어를 내놓기로 했다. 뉴 M2 쿠페와 뉴 X4 M40i를 처음 공개하는 것으로는 성에 차질 않았을까? BMW는 2016 CES에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의 대업을 이룰 신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여기서 말하는 커넥티드는 미래 이동성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의미하는 개인 맞춤형 디지털 지원 시스템이다. 집, 도보와 자가용 이동, 대중교통 이용 등 네트워크로 연결된 모든 상황에서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 CES 2016에 공개된 컨셉트카 BMW i 비전 퓨처 인터랙션. 사진 제공/ BMW AG

먼저 시선을 강탈하는 것은 네트워크 컨트롤과 운전자 인터페이스의 미래를 보여주는 컨셉트카 ‘BMW i 비전 퓨처 인터랙션(BMW i Vision Future Interaction)’이다. 분명 자동차의 모습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하나의 큰 스마트폰에 가깝다. BMW i 비전 퓨처 인터랙션은 동작을 통한 기능 제어, 터치 표면과 음성 인식이 가능하며, 3D 디스플레이와 21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이와 함께 손의 움직임과 깊이를 함께 탐지해 스크린을 터치하지 않고 디스플레이를 작동할 수 있는 ‘에어 터치(Air Touch)’ 기능이 이 차에서 처음으로 시연된다. 디스플레이 표면을 직접 접촉하지 않고도 마치 터치스크린처럼 다양한 기능들을 단순한 손동작으로 제어할 수 있는 놀라운 기능이다. 스티어링휠 왼쪽과 조수석 도어에 위치한 버튼으로 활성화할 수 있고, 계기판에 내장된 센서가 손 동작을 감지해 중앙 콘솔과 내부 미러 사이의 동작을 녹화한다. 이 기술은 지난 CES 2015에 등장한 후 BMW 7시리즈에 실제로 적용된 ‘제스처 컨트롤(Gesture Control)’에서 진일보한 동작 제어 기술이다. 또한 자가 운전 기능인 ‘퓨어 드라이빙(Pure Driving)’과 능동적으로 개입해 지원하는 ‘어시스트(Assist)’, 그리고 고도의 자동화 운전이 가능한 ‘오토 모드(Auto Mode)’ 등 직접적인 차량 컨트롤을 최소화한 대목도 눈에 띈다. 자율주행차 신드롬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모빌리티 미러. 사진 제공/ BMW AG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흥미진진하다. BMW 그룹의 지능적인 ‘오픈 모빌리티 클라우드(Open Mobility Cloud)’ 기술은 BMW i3 등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통해 ‘스마트 홈(Smart Home)’을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같은 개인 휴대 단말기로 연결해준다. 개인 스케줄, 이동 옵션, 스마트 홈의 에너지 현황, BMW i3의 충전 상태, 일기 예보 등의 중요 정보가 거울과 디스플레이 기능을 겸하는 ‘모빌리티 미러(Mobility Mirror)’에 표시된다. 이게 다가 아니다. 동작을 인식해 완벽하게 자동으로 차가 주차 공간에 들어가고 나올 수 있는 BMW i3의 ‘제스처 콘트롤 파킹(Gesture Control Parking)’ 기능, 내장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네트워크로 연결된 단말기에 표시해 주변 지역의 모습을 나타내는 ‘리모트 3D 뷰(Remote 3D View)’, 주차된 차량에 충돌이 발생했는지 탐지해 차량 카메라를 작동시키고 네트워크를 통해 운전자에게 사진을 전송하는 ‘범퍼 디텍트(Bumper Detect)’ 등이 모두 이 범주에 드는 신기술들이다.

 

▲ BMW 모토라드의 헤드업 디스플레이 헬멧. 사진 제공/ BMW AG

BMW i8의 ‘미러리스(Mirrorless)’는 3개의 카메라 시스템이 기존의 리어뷰 미러를 대체해 더 넓은 시야각을 제공하고 사각 지대를 최소화하는 원리다. 시스템이 카메라 이미지를 평가해 위험한 정도에 따라 노란색 경고 아이콘을 표시해주고, 이미지 결합 궤도 선을 통해 주차에 도움을 준다. BMW i3의 ‘확장 리어뷰 미러(Extended Rearview Mirror)’는 지붕 위 카메라 기술을 리어뷰에 통합해 외부 상황을 더 넓고 정확하게 보여준다. 볼 수 있게 해준다. 한편 BMW 모토라드는 이번 CES 2016에서 조사 범위가 기존의 2배(최대 600m)에 이르는 레이저라이트를 장착한 K1600 GTL 콘셉트 모터사이클을 선보였다. 주간은 물론, 야간 라이딩 시에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딱히 유지 보수가 필요 없는 구조로 수명이 매우 긴 것도 장점이다. 이와 함께 교통과 차량 정보, 운전자 요청 정보를 직접 투영해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헬멧’도 선보여 화제다. 헬멧에 내장된 액션 카메라를 통해 주행 영상을 직접 기록할 수 있고, 후방 카메라를 디지털 백미러로 활용하거나 다른 라이더 그룹을 시각화해 보여주는 기능도 있다. 모터쇼에서 가장 많은 컨셉트카를 선보이는 브랜드 중 하나인 BMW가 세계 최대의 가전쇼인 CES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위에 열거한 신기술도 대부분 BMW가 처음이다. BMW가 테슬라를 필두로 한 무서운 신예들은 물론 공룡에 비유되는 IT 강자들과도 본격 경쟁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