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친절한 현자씨'

 

 

친절한 현자씨?! 왠지 들어봄직한 이름이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박찬욱 감독이 후속편을 만들었나? 이런, 상상이 너무 나가 버렸나? ㅋ

서울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인사동의 쌈지길에 위치한 한국 토속음식점이란다. 요즘은 인사동이 중국 관광객들로 채워졌지만, 예전에는 일본인이 많이 찾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아담 사이즈의 식당 간판에는 일본어로 ‘야사시-횬자상(やさしいヒユンザさん)’이라고 표기돼 있다.

간판이 작고 밖에서 언뜻 보기에 조그만 식당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막상 들어가 보면 꽤 넓은 구조에 놀라게 된다.

유명한 음식 사냥을 처음부터 목표로 하지 않았다면 으레 음식점에 오면 뭘 먹을까 고민하는데, 이 곳은 아무래도 해물파전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여느 해물파전과 별반  다르겠어? 하면서도 곰곰히 들여다 보니 오징어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다. 게다가 파를 통째로 넣어 왠지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파를 싫어하는 식도락가들은 내켜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통째로 들어가 매운 맛이 났지만 식감은 매우 신선하다. 이런 해물파전의 매운 맛을 잠재우는 메뉴 조력자가 있었으니, 바로 칼국수이다. 칼국수만 먹으면 심심할 수 있어, 파전과 함께 곁들인다면 포만감과 미각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좋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3월, 따뜻한 남풍을 시기한 북풍의 심술로 꽃샘추위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그래도 봄은 이미 우리 마음에 와 있지 않은가? 봄바람이 차갑다고 집에서 웅크려 있지 말고, 인사동길을 걸으며 봄기운을 밟아보라. 그러다 배꼽시계가 꼬르륵~ 정시를 알리면 쌈지길 '친절한 현자씨'네 문을 노크해 보자. 

 

 

►주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 12길 12-4 (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에서 100m 직진, 왼쪽 인사동길로 진입 200m 가량 내려오면 왼쪽에 ‘쌈지길’)

►메뉴&가격  찌개류(된장, 김치, 순두부) 각 6000원, 계란찜 6000원, 김치볶음밥 6000원, 낙지비빔밥 7000원, 생선구이(고등어, 삼치, 갈치) 각 9000원, 감자전 1만원, 녹두빈대떡 1만2000원, 해물파전 1만5000원

►영업시간  11:00~22:00

►연락처  (02)725-7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