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는 입주 초기라서 물량이 많지만, 세곡지구는 거의 끝난 상태라 물건이 없어요. 2015년 여름, 전매제한 풀린 단지는 인기 좋았죠. 강남권이라는 메리트도 있잖아요.” (세곡지구 S공인업소 관계자)

“강남권이면 뭐해요? 아침 출근길이 꽉 막혀서 강남역까지 30분은 잡아먹어요. 수서역이 있긴한데 강남으로 바로 가는 지하철역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불편한 것도 있죠.”(세곡지구 주민 A씨)

 

노후 아파트가 대부분인 강남지역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 ‘강남의 대체주거지’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강남 세곡·자곡동 공공주택지구(이하 세곡지구)가 그 주인공이다. 세곡지구는 행정구역상 강남에 속할 뿐만 아니라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 주목받고 있다.

강남·세곡2지구는 총 171만1677㎡ 부지에 수용인구 3만여명 규모다. 입주가 끝나면 총 5만여 명 이상이 거주할 것으로 강남구는 예상하고 있다.

2015년 9월 전매제한이 풀린 세곡지구 공공분양 아파트는 매매가가 2배 이상 뛰기도 했다. 저렴하게 분양하는 보금자리지구 특성상 시세 대비 60~70%수준의 분양가는 가격 상승 여력을 높였다. 분양권 프리미엄은 2억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분양도 끝나, 입주마저 거의 완료됐다. 세곡지구 아파트 시세는 이미 오를대로 올라 더 이상 상승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편으로는 출근길 정체가 심각해 생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차 막혀서 강남가는 데 오래 걸려요”

2015년 12월 30일 지하철 3호선 수서역에서 버스로 두 정거장을 지나 대모산 산자락 아래 자리 잡은 아파트 단지를 둘러봤다. 입주한 지 1년이 지난 단지가 많아, 성숙 단계에 접어든 모습이다. 인근 공인업소 관계자는 “세곡지구와 가까운 내곡지구는 신분당선역이 뚫려 있어 시세가 1억정도 높다”며 “세곡지구도 만약 지하철역이 생긴다면 지금보다 가격이 높아질 확률이 매우 높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내곡지구의 아파트 시세는 세곡지구 단지들보다 5000만원~1억원 정도 차이가 난다. 내곡지구는 신분당선 청계산 입구역이 있어 강남 접근성이 매우 높다. 이에 비해 세곡지구는 버스를 이용해야 하고 갈아타는 일이 빈번하다. 특히 세곡지구에서 수서역으로 향하는 밤고개길의 체증이 심각하다. 인근 공인업소 관계자는 “세곡·강남보금자리지구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인구가 늘어나 교통체증이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교통체증을 해소하기엔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밤고개길 도로를 확장 공사중이지만 아직 수서역 인근에만 진행된 상태. 그래도 세곡지구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 용서고속도로, 분당~내곡간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로의 접근성이 뛰어나, 강남권 및 여러 지역으로 이동이 수월하다.

또한 세곡지구는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2015년 여름 가장 뜨거웠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세곡지구내 유일한 민영아파트인 ‘래미안강남힐즈’ 91~94㎡형은 7억원 초반에 분양됐지만 2015년 여름 8억 초반에 거래됐다. 8억원대 분양한 101㎡형은 11억원까지도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LH푸르지오’ 2단지 역시 84㎡형의 매매가가 3억원 중반대에서 2배 가까이 오른 7억원 후반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전세도 5억원 이상, 59㎡형은 4억원 이상 줘야 집을 구할 수 있다. ‘세곡리엔파크’도 84㎡형 기준 5억원 후반에서 7억원 초반대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KTX 수서역은 호재가 아닐지도?”

세곡지구에서 가까운 수서역에 KTX개통이 2016년 6월에 예정돼 있다. 이에 입주민들의 교통 편의가 더욱 좋아질 전망이며 주변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 자문위원은 “KTX 수서역은 주변인프라가 좋아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일지 몰라도 KTX를 이용하려고 세곡지구에 입주하는 수요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강 자문위원은 “오히려 세곡지구는 문정 법조타운 주거지와 위례신도시 등 주변 경쟁물량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도 “세곡지구는 분양가에서 2~3억 올랐다. 이미 오를만큼 올라 더 상승할 여지는 희박하다”며 “더욱이 강남권 안에 있는 사람들이 KTX를 호재로 반기기 보다는 강남 접근성에 의미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 정보원 이사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세곡지구에 상업 시설이 들어올 것”이라며 “주변 상가가 들어서면 생활 인프라는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