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차장의 생활이력서 상황은>

건설회사 직원 A 차장은 최근 계좌이동제 시행과 함께 이제껏 이용하던 ‘갑’ 은행에서 새로운 금융파트너로 ‘을’ 은행을 선택했다. A 차장은 입사 15년 차로 회사의 중견 간부이다. 지금까지 잘 이용하던 은행과 결별하고 새 은행으로 주거래은행을 변경하게 된 이유는, 기존에 ‘갑’은행에서 대출받은 아파트 담보대출금에 대한 저금리 대환대출 불가 통지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갑’ 은행과는 처음 인연도 각별하고 생애 최초 주택자금대출을 지원받으며 평생 거래은행으로 함께 갈 것으로 생각했으나 작은 불만이 결별이라는 중대한 결과로 이어졌다.

A 차장은 ‘갑’ 은행에서 급여통장을 만들며 처음 거래를 시작했다. 재직하는 회사가 직원들의 급여를 회사의 주거래은행이던 ‘갑’ 은행으로 지정하고 전 직원이 급여통장은 ‘갑’ 은행 통장을 통해 일괄 지급했다. A 차장의 나이는 40대 초반이고 연봉은 4800만원 수준이다. ‘갑’ 은행에는 급여통장으로 사용하는 저축예금과 매달 10만원씩 들어가는 일반 정기적금, 자신이 피보험자인 저축성 실손의료보험으로 7만8000원씩 4년째 납입 중이다. 아내를 위한 실손의료보험은 5만원씩 넣고 있다.

대출은 5년 전에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구입할 때 주택구입자금으로 ‘갑’ 은행에서 분양가 4억원 하는 아파트를 담보로 2억원을 대출받아 당시에는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연 4.8%의 이자율로 이용하고 있다. 매월 이자만 80만원씩 들어간다. 또한 자연스럽게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도 발급받아 신용카드는 일반 회원으로 연회비가 1만원씩 지출되고 있다.

A 씨는 본사에 오기 전에는 지방 아파트 건설현장에 3년간 장기 지방근무를 하면서 카드 지출이 많았다. 특히 가끔씩 건설현장 직원들을 챙기고 회사 전도금이 늦어질 때는 카드대출이나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먼저 사용하고 나중에 전도금이 내려오면 정리하곤 했다. 그 결과 개인신용등급이 하락하여 현재 5등급으로 많은 데미지를 입고 있는 것이다. 자신은 몰랐는데 신용등급은 소리 없이 내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A 차장은 슬하에 자녀 2명이 있는데 고2 딸과 중3 아들이다. 아빠의 존재감은 이 자녀들에게 용돈을 줄 때와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그럴듯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사줄 때 가장 빛났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녀들에게 지출하는 비용은 책값, 교통비, 용돈 등을 합해서 월 50만원 정도다.

자녀들을 위한 장기학자금용 교육보험을 아내가 매월 20만원씩 들고 있다고 들었다. 네 식구의 한 달 생활비는 아끼고 아껴 200만원 범위 내에서 해결하도록 아내에게 일임했다. 아내 몫의 용돈은 없다. 자신의 용돈은 월 20만원 수준이다.

주택자금대출 이자와 학자금, 보험료, 카드비, 용돈, 생활비 등을 합하면 매월 가계지출이 월급 400만원이 모자란다. 별도의 특별한 저축을 할 만큼 여유가 생기지 않는 상태이다.

 

<은행의 뜻밖 통보, A 차장 자신의 금융상황을 돌아보게 됐다>

마침 지난 10월에 은행으로부터 5년 전에 받은 주택자금대출이 거치기간이 끝나서 내년 3월부터는 원리금을 합해서 분할상환을 해야 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당시에는 하늘이 노랗게 보이고 대책이 없어서 머리가 텅 빌 정도로 암울했다.

지금 쓰고 있는 주택구입자금대출은 이자율이 연 4.8%이니 매달 이자만 계산해도 80만원인데, 원금을 동시에 갚으라니 답이 나오지 않고 계산을 할 수 없었다. 2억을 15년간 매월 균등분할하면 111만1111원, 대략 112만원이다. 매월 112만원을 더 벌어 오든지 지출을 줄여서 돈을 만들어야 하는데 답답한 지경일 뿐이었다.

연 4.8% 이자도 이렇게 감당하기가 버거운데, 과거에 지방 현장에 근무할 때 아무 부담 없이 사용했던 카드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의 이자율은 얼마였을까? 그 당시에는 이자율도 확인하지 않고 우선 급하고 편하니 카드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을 사용했었다. 지금 보니 현금 서비스 이자율이 연 20.0%이고 카드론은 연 18.0~22.0% 사이로 개인별로 차이가 있다. 뭘 몰라도 너무 모르고 카드대출을 이용한 것이다. A 차장은 무서운 대출이자의 무게를 새삼 느꼈다.

A 차장은 ‘갑’ 은행의 원금이자균등분할상환 통지를 받고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며 고민했다. 이거다 싶은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당장 생활비를 줄이고 용돈을 삭감하며 대처할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었다. ‘갑’ 은행에서는 자기은행에서 더 낮은 대출상품으로 전환해주는 방법은 없다는 대답만 할 뿐이었다.

 

<A 차장, 새로운 금융의 길을 찾았다>

가족들은 생활비와 용돈 등 지출을 줄여가며 대출금 원금상환용 저축을 따로 들어 대출원금을 줄여나가자는 제안에 전원 동의했다. 한편 타 은행이나 다른 금융기관으로의 대환에 대해 방법을 찾던 중 수익공유형모기지대출이란 상품을 알게 됐다. 이 상품은 6억 이하 아파트 소유자 중 부부합산 총소득이 연간 6000만원 이하자에게만 지원하는 대출이다. A 차장은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대출이라고 생각했다. 이자율은 연 1.5%인데 대출기간 20년간 고정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상환방식이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방식이다. 그렇더라도 A 차장은 4.8% 이자를 1.5%만 내게 되니 줄어드는 3.3% 이자, 연간 660만원, 매월 55만원이 남는 셈이다. 대환 대출로 2억을 20년간 원금이자를 함께 나눠 낸다면 원금 84만원+이자 25만원 합해서 매월 109만원만 내면 된다.

이렇게 시원한 대출이 있는 것을 왜 일찍 몰랐을까? 늦었지만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지 모를 지경이다. A 차장의 주거래은행 변경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기존 대출을 수익공유형모기지대출로 갈아타고 회사의 급여통장도 ‘을’ 은행으로 변경했다.

과거에는 급여통장을 회사에서 지정해서 어쩔 수 없이 지정은행에서만 거래할 수밖에 없었지만 세상이 민주화되어 지금은 직원들에게 거래하는 은행이 있는지, 급여통장을 어느 은행통장으로 할지 물어보고 직원의 요구대로 급여통장을 만들어준다. 점점 살 만한 세상이 되어간다는 변화의 증표이다.

급여통장과 함께 신용카드도 ‘을’ 은행에서 새로 발급받았다. 새로 발급받은 카드는 회사 직급이 차장이라서 우수회원으로 등급이 높은 카드로 발급받았다. 우수회원의 신분은 개인신용을 대외적으로 그만큼 인정해주는 것이다.

주거래통장이 바뀌고 기존에 거래하던 ‘갑’ 은행 통장에 연결되었던 자동이체도 모두 ‘을’ 은행 주거래통장으로 변경했다. 우선 아파트관리비와 기타 공과금들을 변경 신청했다. 부부가 납입하던 실손의료보험료와 저축보험료도 변경했다. 자녀들을 위해 준비하던 학자금보험료도 ‘을’ 은행의 주거래통장으로 변경했다. 온 집안의 가계경제 질서가 새롭게 변경되었다.

또한 아내가 관리하는 가계생활비통장도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고 예금잔액이 50만원 이상 200만원 사이일 때에는 이자를 연 3.5%를 주는 ‘내지갑통장’으로 변경했다. 전에 사용하던 저축예금은 이자율이 연 0.1%였다. 아내의 체크카드도 새 은행에서 발급받았다. 한 번의 소용돌이 후에 새 질서가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생활비 지출 어떻게 달라졌나>

A 차장의 집안 살림이 전에는 월급 400만원 중에서 대략 생활비 200만, 자녀학비 및 용돈 50만, 학자금보험 20만, 부부실손보험료 13만, 대출이자 80만, 용돈 20만, 잡비 17만원이 들었다. 대출 갈아타기와 함께 주거래통장을 변경하며 조정된 집안 살림 내용은 수입 400만, 대출원금+이자 109만, 자녀학비 및 용돈 50만, 학자금보험 20만, 부부실손의료보험 13만, 용돈 20만, 생활비 188만원으로 종전보다 잡비 17만원과 생활비가 12만원이 줄었다.

매월 가계생활비 중에서 잡비를 포함하여 쓸 돈이 29만원 줄었지만 A 차장은 새로 설계된 가계생활비 지출에 안도의 숨을 크게 쉴 수 있어서 한없이 기뻤다. 생활비와 용돈은 조금 줄었지만 머리를 짓눌렀던 대출금을 매달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게 된 것이 가장 큰 짐을 덜게 된 것이다.

지방의 아파트 건설현장에 근무하며 무심코 사용한 카드 현금서비스와 카드대출이 미친 영향은 개인신용등급 5등급의 불명예를 안겨줬지만 A 차장이 다시 태어나게 하는 각성제로 역할을 한 것이다.

A 차장은 내년 3월 팀장 승진 예정자이다. A 차장은 승진하자마자 대출이자 금리인하 요구권을 행사해서 지금보다 더 낮은 이자를 내야지 생각하며 쾌재를 불렀다. 아니다. 잘 생각해보니 금리인하요구권은 신용대출만 해당된다고 했다. 그러니 아파트 담보대출인 우리 대출은 이자를 더 낮출 수가 없겠네. 아쉽지만 나는 연 1.5% 이자에 만족해야겠다. 어쨌든 승진하면 더 낮아진 신용등급으로 은행에서 어깨를 펴고 거래하리라 생각하며 내심 혼자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