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리인상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됐던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이에 한국은행도 내년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과 함께 시장금리, 코픽스 등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기만 하던 금리가 조금씩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금리상승기에 대비해 은행 사용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은행 거래 위주의 재테크를 하는 금융 소비자라면 금리 상승과 은행 예금·대출 전략을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 미국 금리 인상에 시동이 걸린 금융 시장에서 은행 투자자들이 점검해야 할 재테크 포인트를 짚어봤다.

예금, 한다면 단기간으로

전문가들은 예금 가입을 고려한다면 조금만 더 기다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아직 금리 인상을 결정하지 않은 은행이 많은 데다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인상 이후 조정기를 거친 뒤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금리가 단기간 내에 다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장래의 금리상승이 예측됨에도 불구하고 예금상품에 가입하고 싶다면 단기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표적 단기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초단기 상품이 좋다. 또한 한시적으로 판매되는 고금리 특판이나 시중금리 따라 예금금리도 오르는 회전식 예금도 적극 활용하자.

특판상품은 금융사가 신규 우량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 예금을 지켜 대출 재원 마련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판매하는 고금리 상품이다. 가입 조건을 제한하거나 출시 당시부터 정해놓은 계좌 수, 가입금액 범위 내에서만 판매하는 만큼 평소 금융상품 동향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만이 가입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평소 은행 창구에 붙어있는 홍보용 포스터나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광고하는 상품 소식에 귀를 기울이는 등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더케이(The-K)저축은행은 2015년 12월 21일부터 ‘고객대감사 정기예금 특판’을 선보이고 있다. 총 한도인 300억원이 모두 소진되면 판매가 종료된다. 출시일 기준 금리는 6개월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할 경우 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지급, 연 2.4%를 적용받을 수 있다. 12개월 이상은 2.3%, 18개월 이상 2.5%이다. 여기에 12개월 이상, 18개월 이상 예금을 인터넷뱅킹, 스마트폰뱅킹으로 가입 시 0.1%포인트 금리를 우대한다. 선릉 본점, 동대문지점과 인터넷·스마트폰뱅킹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키움저축은행은 출범 3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12월22일부터 총 200억원 한도로 정기예금특판을 판매하고 있다. 금리는 출시일 기준 12개월 연 2.7%, 16개월 연 2.8%가 적용된다. 인터넷뱅킹으로 가입 시 0.05%의 추가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천본점, 분당지점에서 가입 가능하다.

이자율 변동주기가 적용되는 즉 ‘회전주기’ 설정이 가능한 상품도 적극 활용하자. 회전식 적금은 금리 변동 주기를 고객이 직접 선택하고, 이 주기에 따라 바뀐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이다. 다른 상품에 비해 금리 인상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1년 만기 상품에 가입하면서 회전주기를 3개월로 지정하면, 3개월 동안은 현재 금리가 적용되고 4개월째부터는 해당 시점의 금리가 적용된다. 되도록 짧은 기간 선택이 가능한 상품을 골라야 유리하다. 신한은행의 ‘Tops 회전정기예금’ KB국민은행의 ‘금리연동형 국민수퍼정기예금’ 우리은행의 ‘키위정기예금’ 등이 대표적이다.

대출, 고정금리·분할상환 해야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한다면 서두를 필요가 있다. 정부가 11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발표한 가계대출 대책에 따라 내년부터 이자만 갚는 일시상환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당국이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빚을 갚아가는 가계 대출 시스템’이 적용된다. 거치식 대출 기간이 현행 3~5년에서 1년 이내로 대폭 단축되고, 만기 상환 때마다 다른 거치식 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대출 규모가 큰 주택담보대출 등의 상품은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신규 대출 고객은 빌릴 때 금리가 확정되는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금리는 고정금리 상품이 유리하다. 금리 하락기의 경우 변동금리 상품이 유리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 등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출 이자가 뛰는 것을 막아야 안정적으로 빚을 갚아나갈 수 있다.

이미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고객이라면 고정금리 상품으로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만 대출을 갈아탈 때는 신중해야 한다. 대출 조기상환에 따른 중도상환 수수료는 통상 대출받은 지 3년이 넘었야 면제가 된다. 대출 전환에 따른 이익과 수수료 규모를 비교해 어느 것이 더 이익인지 따져봐야 한다. 

빚을 갚는다면, 부채 현황을 파악하고 상환 순서를 세워야 한다. 먼저 대출이 여러 곳에 널려 있고 중도상환수수료나 설정비 등의 걱정이 없는 경우라면 빚을 한 군데로 모으는 것이 현명하다. 각각의 대출 조건이 다르므로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합치면 자금의 흐름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상환 스케줄을 세우는 데도 훨씬 편리하다.

빚 갚는 순서는 사채, 현금서비스, 제2금융권 신용대출, 카드론 등 이자율이 높아 월지출이 많이 발생하는 빚부터 갚아야 한다. 또한 연체일수가 오래돼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주는 부채는 정리 우선순위 부채다. 신용대출을 받을 때 개인의 신용등급은 소득, 대출금액 등과 함께 대출 한도와 적용이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대출 기한 만기가 가장 빠른 것을 갚아 부채의 종류를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향후 금리 상승을 고려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다만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금리가 높은 만큼, 단기에 갚을 계획이라면 변동금리가 유리할 수도 있어 이러한 점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