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간 ‘박빙’의 승부로 주목 받고 있는 인천광역시 청천2구역 재개발 수주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대림산업의 조건이 한 수 위라는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의 반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양 사의 홍보 논리가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양 사의 사업 조건을 살펴보면 3.3㎡당 공사비의 경우 대림산업은 348만 원을 제시했고 현대건설은 349만9000원을 제안했다. 이주/철거 기간은 2곳 모두 각각 6개월/3개월로 동일했다. 공사 기간은 대림산업이 36개월, 현대건설이 38개월을 제시해 대림산업이 2개월 짧았다.

특히 대림산업의 경우 ‘무상 1000만 원’의 이사비를 제시했지만, 현대건설은 ‘300만 원 대여’라고 제안해 차이를 보였다.

분담금 납입 조건의 경우 대림산업 제안서에는 ‘100% 입주시로 명시 되어 있다. 이와 달리 현대건설의 경우 100% 입주 시 납부’라고 돼 있으나 기타 조건에는 ‘금융기관 미 대출 시 계약금 10%, 중도금 60%(중도금 이자후불제), 잔금 30%’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의 공문
현대건설의 공문

 

 

 

 

 

 

 

 

 

 

합, 지난 29일 대의원회서 공문 통해 접수한 양 사 의견 상반
각 사의 논리가 상반된 가운데 조합은 지난 29일 대의원회를 열어 양측의 논리 중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이사비와 발코니 무상 확장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

대림산업의 ‘이사비용 1000만원 무상지급’과 현대건설의 ‘일반세대 발코니확장’이 이번 수주전의 핵심쟁점으로 부상한 것. 이사비의 경우 공사비에 포함된 항목이기 때문에 무상으로 제시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의 경우 ‘대여 300만원’을 제시한 것에 대해 조합은 공문을 통해 의견을 물었고 현대건설은 공문을 통해 ‘이사비=무이자’라는 답변을 했다.

또한 대림산업이 발코니 확장 공사비를 조합원 세대에만 적용하고 임대 부분에는 적용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이와 관련해 대림산업 측은 “발코니 확장 공사비와 관련해 입찰 지침에 명확히 전 세대에 적용하라는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조합원들을 위한 제안서를 만들었다. 하지만 조합에서 전 세대에 발코니 확장을 원한다면 당사는 조합의 의견을 수용, 전 세대 발코니 확장을 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조합에 제출했다.

이날 대의원회에서는 이러한 각 사의 공문이 공개됐고 이를 수용하는 것에 대한 찬반 여부가 다뤄졌다. 그 결과, 90% 이상이 각 사의 공문을 수용해 조합 입찰비교표에 적용하기로 했다.

청천2구역 조합, “조합원 권익이 우선되는 사업 진행 되야"
조합의 한 대의원은 “각 사의 홍보 논리를 떠나 조합원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의결하자는 데 90% 이상의 대의원들이 찬성 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2개 사 제안에 애매한 부분이 있어 조합이 공문을 통해 각 사의 의견을 물었고, 그 결과를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특히 대림산업의 경우 통 큰 결정을 내려준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곳의 한 대의원은 “각 사 모두 공정하게 공문을 통해 조합원의 권익에 즉결되는 사안을 물어 총회안건에 올리기 위한 대의원회를 개최했다. 이를 두고 일부 조합원들은 시공자 선정 총회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모든 법적검토가 완료된 상태로 적법하게 대의원회에서 결정 난 만큼 성황리에 시공자 선정총회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의원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되면서 현대건설의 고민은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의 조건이 우세하다는 평가 속에 ‘전 세대 발코니 확장’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대림산업도 조합이 원할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비교우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기선을 제압한 것으로 평가 받는 대림산업과 만판 대반전을 이끌어 내겠다는 현대건설. 과연 3주 앞으로 다가온 총회에서 누가 웃게 될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