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tvN '집밥 백선생' 방송 캡쳐

새마을식당‧백종원의원조쌈밥‧한신포차‧본가‧홍콩반점‧역전우동0410‧백철판‧돌배기집‧빽다방‧백스비어‧멸치국수잘하는집 미정국수‧한국돼지갈비‧빽's 비빔밥‧분식9단‧백종원의 절구미집‧백종원의 성성식당‧죽새통닭‧마카오반점‧대한국밥‧원키친‧백's 돈까스‧행복분식‧백씨양생탕‧소본가‧제순식당...

위에 나열된 음식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백종원’이다. 총 24개의 음식점 모두 백종원 대표이사의 더본코리아에 소속된 브랜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국내에 음식점 매장만 426곳이 운영되고 있다 한다. 한편, 최근 편의점 CU와의 제휴를 통해 출시된 ‘백종원도시락’은 약 2주 만에 100만개를 판매되며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쯤 되면 그는 가히 식품업계 ‘마이더스의 손’이라 할 만하다.  

▲ 출처=BGF리테일

강연이나 방송에서 백종원 대표는 “소비자들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적절한 가격으로 공급하면서, 가맹점주들이 돈도 잘 벌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내 사업의 목표”라고 늘 강조한다. 참 좋은 의도다.

그런데,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의 행보를 가만히 지켜보자면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떠오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형 슈퍼마켓들은 자신들의 경영논리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상품 선택의 기회와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며, 유통 일원화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한다”고 말한다. 역시 좋은 의도다. 그러나 SSM의 출점으로 인해 지역의 영세 상인들과 골목 상권은 말 그대로 생계를 위협받는다. 모기업의 막대한 투자를 받는 SSM의 공격적 운영에 기존 서민층 상인들은 속수무책이다. 고객들은 당연히 가격이라는 가장 중요한 소비 요인에 자연스럽게 이끌려 작은 동네슈퍼에서 돌아서서 SSM으로 향한다.    

이에, 대법원은 지난 11월 19일 대형마트 영업시간 및 의무휴업일 규제가 법적으로 문제 없음을 판결했다. 그러나 규제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란의 소지가 남아있다. 결론적으로 그들은 여전히 영세 상인들에게 '넘을수 없는 벽'과 같다.

이야기를 원점으로 돌려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는 어떤가? 고깃집‧주점에서 시작해 분식점‧치킨집‧돈까스집까지 열었다. ‘백종원’이라는 공인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마케팅 수단(의도된 것은 아니었다고 할지라도)으로 활용되면서 영업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와 동시에 기존에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던 영세 상인들은 고객들을 빼앗겼다.

▲ 출처=더본코리아 홈페이지

실제로 공정위에 조사에 따르면, 빽다방은 지난 2014년 말까지 25곳에 불과했지만 백종원 대표의 방송활동 인기에 힘입어 올해 12월 313호점까지 늘어났다. 1년 동안 10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 ‘행복분식’과 인접한 지역의 한 분식점 주인은 “이미 1년에 수백억을 번다고 하는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서민들이 먹고 사는 영역까지 자꾸 손을 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탄했다.

백종원 대표는 음식을 팔아서 많은 돈을 버는 사업가다. 그의 영리 행위 자체를 바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늘 그가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본인에게 수익을 가져다 주는 가맹점주들에게만 국한된 것이라면,

‘집밥 백선생’의 열혈 시청자 중 한 사람으로서 매우 가슴이 아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