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석민 마케팅 전략가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도 그렇겠지만, 실제로는 각국의 생존을 위해 또 각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 강박적으로 내몰리고 있는 정부 및 민간 기술 개발의 책임 담당부서와 엔지니어들의 필요 이상의 과잉욕구 창출활동(Overshooting)으로 인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더욱이 IT의 발전은 동서양의 문화를 나누어 소비행태를 구분짓는 행위가 거의 무의미할 정도로 시공간(時空間)의 격차를 좁히고 있으며, 이는 인간을 주체적 객체로 해석해볼 때 개성(Personality)이라는 또는 기호(嗜好, Gusto)라는 단어들의 명분 아래 다양성을 논의하고 또 그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급격한 기술 발전의 네트워크라는 단일한 개념으로는 너와 나를 구분할 것 없이 우리들에게 집단소비를 강요하고 유행성(Trendy) 소비패턴을 갖도록 만드는 IT로 인한 전체소비의 획일화 모형이 만들어지고 있다. (필자의 표현: 개인 간의 취향에 따른 옷, 액세서리 등 및 의식주에 대한 소소한 차별이 소비형 인간 전체로 볼 때 IT 기술의 속도와 거리감의 축소로 집단의 소비패턴들은 유사한 형태를 가진다는 의미이다)

이렇듯, IT의 미친 속도의 발전은 집단소비의 대상이 되는 우리 인간들에게 더 나은 행복 추구와 편리의 향상을 제공한다는 그럴듯한 명분 아래 지극히 아날로그(Analog)이며, 모노(Mono) 스타일이었던 인간의 본성을 흔들어 놓고 있다(필자는 IT의 발전을 ‘미친 속도’로 표현하고자 한다).

처음에는 인간의 삶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디지털화의 명분이 있었지만, 디지털 정보기술이 온 세상을 뒤덮고 있는 현재와 미래는 보다 쉽게 사는 디지털 라이프(Digital Life)를 위해서 더 복잡한 IT를 공부해야 하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세상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중심의 혁신이 왜곡된 기술 중심 기반 경영의 결과를 맞이하게 될 때 발생되는 이런 논리를 타파하는 기업들의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시장의 조정국면을 갖게 되기도 하지만, 조정기간을 거쳐 다시금 치열한 개발경쟁으로 도입을 반복하곤 한다.

모든 산업이 상호관계성을 갖는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상당 부분 서로 다른 산업에 속해 있는 기업들조차도 파생수요(Derived Demand) 측면에서 볼 때, 지금 우리 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이 멀지 않은 미래에 특정 기업들의 움직임에 따라 그 사업의 존폐(存廢) 여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가정들을 막연한 이야기로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많은 기업들을 만나보면서 느끼는 것은, 기술변화의 중심에 있는 기업들과 그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기업들조차도 기술 개발의 미래의 영향력을 인정은 하지만, 가슴으로 시급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는 많지 않은 분위기였다.

이는 마치 폭풍의 핵에 들어가 있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영향을 모르는 것도 아니며 두려워하고는 있으나, 설마 벌써 나에게까지 들어올까 하는 의도적인 인정의 거부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분명 기술의 발전은 겉으로 보이는 인간의 삶을 편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들의 마음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언제 어떻게 어디서 변화의 바람이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 불안하다. 이는 자칫 인간성 상실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한다. 기술의 악용으로 인한 피해사례들 또한 애써 모른척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분명 기술은 발전할 것이다. 미친 속도로 말이다. 스마트폰의 개발이 전 세계 산업과 사람의 삶의 행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처럼, 제2차 Smart Device 혁명이 곧 도래할 것이다. 그것도 서서히 어느덧 부지불식간에.

아마도 그것이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서 올 가능성이 크겠지만, 갑자기 몰아치는 변화의 세상에 대비하는 인간의 삶을 위한 준비의 작업들이 함께 동반될 수 있도록 주의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이건 국가의 존재를 위해서도, 기업의 존재를 위해서도, 무엇보다도 우리들 자신의 삶을 위해서도 너무도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잊지 말자.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이 변하더라도 그 중심에는 우리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