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힐스테이트 중앙’ 계약하려고요? 로얄층만 웃돈이 500만원 선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바로 옆에 붙은 ‘안산 센트럴 푸르지오’ 단지는 2000만원 정도 붙었었죠. 근데 8월에 분양했잖아요. 그때랑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니 감안해야죠.” (‘안산 힐스테이트 중앙’ 떳다방 관계자)

“실수요 겸 분양권을 팔 생각으로 청약했는데 내년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 같아서 당첨돼도 포기했죠. 층수도 별로였구요.”(안산 재건축 단지 청약자 A 씨)

경기도 안산시가 도심 재건축 아파트를 잇달아 분양하면서 하반기 분양시장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안산 재건축 단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아파트 공급이 계속 부족했던 탓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분양 실적이 ‘제로(0)’였고, 하반기에 들어서야 4개단지에서 4119가구가 공급되고 있다. 이는 안산 인구수(70만명) 대비 매우 저조한 물량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안산 인구수는 경기권 대도시에서 6번째로 인구가 많지만, 지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분양된 아파트는 총 9143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경기도 31개 지역 중 구리, 광주에 이어 9번째로 적은 물량이다.

이 같은 공급부족으로 올해 안산시 주택가격 상승세는 가팔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6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2%나 올랐다. 또한 지난해 봄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한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3∼6%까지 치솟고 있다. 특히 안산시 상록구의 경우 작년 연말대비 올 상반기 동안 5.73%나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지역의 평균치인 2.16%를 크게 상회했다.

이 가운데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안산시 단원구 아파트 평균 시세는 올 1월 3.3㎡당 917만원에서 2015년 12월 990만원으로 치솟았다. 전셋값도 3.3㎡당 597만원에서 99만원 오른 696만원으로 상승했다. 84㎡ 아파트로 본다면, 올 초 3억 1178만원 하던 집값이 3억 3660만원이 된 셈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안산시 분양시장도 주택시장 경고등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12월 현재 계절적 비수기뿐만 아니라 미국 금리인상 및 가계대출 강화 여파로 주택시장 열기가 예전만 못하고, 수요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다.

“2000→500이하로… 웃돈이 내렸어요”

2015년 12월 24일 지하철 4호선 중앙역을 내려 도보 7분을 걸었다. 중앙역 인근 중심상가 사이로 이달 초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분양에 나선 ‘안산 힐스테이트 중앙’ 견본주택이 보였다. 단지 현장도 바로 옆에 붙어있다. 이 단지는 안산 단원구 고잔동에 위치, 주공 1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이다. 총 1060가구 중 566가구가 일반 분양되는데 2015년 12월 10일 1순위 청약마감을 했다. 정당 계약기간(21~23일까지)이 끝난 24일 기준으로 계약률은 60% 정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들은 “가계대출 심사조건이 까다로워지고, 부동산 정책이 오락가락하니까 부담감을 가진 분들이 계약을 포기하셨다”고 했다.

하지만 2015년 8월 분양한 ‘안산 센트럴 푸르지오’ 때는 분양열기가 대단했다. 이 단지는 ‘힐스테이트 중앙’과 도보 1분 거리인데도, 시기가 좋아서 완판에도 일찍이 성공했다. 떳다방 관계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안산 센트럴 푸르지오’는 웃돈이 2000만원까지 붙었지만, ‘힐스테이트 중앙’ 분양권 웃돈은 500만원 이하로 예상된다.

‘힐스테이트 중앙’ 떳다방 관계자 A 씨는 “‘안산 센트럴 푸르지오’ 분양 시기는 한창 시장 분위기가 좋아서 웃돈이 1500~2000만원 붙었다”며 “그러나 연말 들어 투자열기도 주춤하고, 미국 금리인상에 가계대출 규제 때문에 분위기가 많이 죽었다”라고 말했다.

 

소사~원시 복선전철+신안산선 등 개발호재 ‘풍부’

주택시장을 위축하게 만드는 여러 요인에도 안산시 재개발 재건축 시장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 근저엔 산업단지 조성과 교통편의 가시화라는 큰 호재가 있기 때문이다.

안산에는 소사∼원시 복선전철(2018년 예정)과 신안산선(2023년 예정)이 계획돼 있다. 부천 소사부터 안산 원시를 잇는 소사원시선과 서울역부터 안산 중앙역까지 연결되는 신안산선은 안산의 교통편을 풍부하게 할 예정이다. 이를 이용하면 여의도, 서울역, 영등포 등 서울 도심으로 30분내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지역의 개발 호재도 있다. 내년에는 983만6000m² 규모의 시화멀티테크노밸리가 준공될 예정이다.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 등과 함께 안산의 배후수요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이 적어 수요 역시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안산시의 2016년 입주물량은 총 1569가구이다. 전문가들은 안산 인구에 비해 연간 공급되는 아파트 수와 입주 물량이 적은 편이라고 말한다.

2016 안산 재개발 재건축 시장 어디로?

전문가들은 안산시 아파트 시장이 과잉 공급과는 거리가 멀고, 특별한 변수가 없는 이상 열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다. 반면 불안한 거시경제 영향을 받아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함영진 부동산 114 리서치팀장은 “안산시 자체는 지하철 4호선으로 서울 접근성도 괜찮고, 인근 공단 등 개발 호재가 있어서 나쁘지 않다”며 “내년 공급은 재건축 단지 위주로 나오는데, 역세권에 위치가 좋으면 안산 부동산 시장에 부담이 될 만한 수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실장은 “안산은 신안산선이나 소사-원시 복선전철 호재도 있고, 여지껏 공급이 많지 않아 괜찮은 시장으로 통한다”며 “내년에도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전문위원은 “공급의 문제를 떠나서 거시경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금리도 인상하고, 부동산 정책 등으로 전세나 월세 수요가 커져서 매입시기를 늦추는 수요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