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함이 연말 특수를 맞았다. 들어오는 보도자료가 평소보다 많다. 게임사 보도자료가 특히 넘친다. 업데이트 소식이 제법 비중을 차지한다. 게임사에게 겨울이란 업데이트의 계절인 것이다.

게임사에게 연말연시란 대목이다. 겨울방학에다가 휴일도 꽤 있으니 게임을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러니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우리 게임에 주목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기존 유저에겐 다른 게임으로 떠나지 말라는 말을 업데이트로 대신 전한다.

모바일게임이 대세인 시대다. 모바일게임은 대개 수명이 짧다고들 한다. 그럼에도 업데이트를 잘만 하면 장기 흥행이 가능하다. 여기까진 가설일 뿐이다. 게임사 관계자들에게 업데이트의 속뜻을 물었다.

겨울은 업데이트의 계절?

“게임사에게 업데이트는 새 게임을 출시하는 것과 같죠.” 이성현 선데이토즈 마케팅팀장의 말이다. 무슨 의미일까. “업데이트는 고객들에게 더 큰 호응을 얻기 위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자칫 고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죠. 재미를 반감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업데이트에 대해 철저한 개발과 검수를 거쳐 고객에게 선보인다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이는 신작을 선보이는 과정과 같으니 업데이트를 축소된 신작 출시라고 하는 겁니다.”

▲ 출처=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업데이트는 타이밍이다. 시의적절한 업데이트는 죽어가던 게임도 살린다. 언제가 타이밍이냐고? “주로 방학 시즌에 맞춰 큰 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합니다.” 넥슨 관계자의 말이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도 타이밍을 노린다. “‘테일즈런너’처럼 10대 이용자 비중이 큰 게임의 경우 방학 시즌을 성수기로 봅니다. 이에 맞춰 다채로운 콘텐츠를 추가하며 유저 사로잡기에 나섭니다.”

타이밍이 무조건 중요한 건 아니다. 플랫폼에 따라 업데이트 전략이 다르기도 하다. “온라인게임은 방학에 맞춰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합니다. 업데이트 시즌이 있는 거죠. 반면 모바일게임은 업데이트 주기가 빠릅니다. 특정 시즌보다는 각 게임 흐름에 따라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사례가 많죠.” 넷마블게임즈 관계자 말이다. 넷마블은 대다수 게임을 매주·격주 단위로 업데이트한다.

선데이토즈 사전에도 업데이트 시즌이란 없다. “특정 시즌에 국한되어 업데이트를 하지 않습니다. 콘텐츠 소모 속도와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업데이트를 기획하고 선보입니다. ‘애니팡’의 경우 지금까지 월 평균 2회 꼴인 약 80회의 업데이트를 실시했습니다. ‘애니팡2’는 약 70회 업데이트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왔습니다.”

업데이트하는 속사정

업데이트는 서비스다. “업데이트는 서비스하는 게임에 대한 개발사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를 뜻합니다. 다양한 즐길 거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해나가는 일종의 서비스로 볼 수 있죠.” 넥슨 관계자의 말이다. 서비스 정신이 없다면 업데이트도 없는 것이다.

업데이트 유저와의 소통이기도 하다. “업데이트는 유저와의 소통을 통한 게임의 라이프 사이클을 이어가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게임빌 관계자의 말이다. “하나의 게임이 오랜 기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유저 의견을 받아 장기적으로 꾸준히 관리하는 노하우가 중요합니다.”

 

게임은 업데이트로 성장한다. “게임은 고유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바탕으로 성장해나가는 문화 콘텐츠입니다. 게임사는 신규 콘텐츠를 추가하거나 기존 콘텐츠의 재미를 배가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해 게임의 연속성을 유지해 나갑니다. 이용자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넷마블 관계자가 그랬다.

결국 업데이트는 유저 이탈을 막는다. 게임의 장기 흥행을 이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가 말했다. “게임의 세계관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를 분석합니다. 유저의 플레이 패턴,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니즈, 시장 트렌드 등입니다. 분석을 토대로 알맞은 콘텐츠를 개발해 적절한 시기에 업데이트를 하고 있죠. 새로운 재미를 제공해 유저가 게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 출처=선데이토즈

선데이토즈 이성현 팀장은 고객 지향적인 유기적 업데이트를 강조했다. “고객의 크고 작은 의견을 어떻게 게임의 재미로 만들어 가야할지 고민하는 고객 지향적인 유기적 업데이트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업데이트로 흥한 게임들

업데이트 흥행학은 형이상학이 아니다. 눈앞에 실체가 존재한다. 국내 대표 게임사들은 업데이트로 흥해본 경험을 한 번쯤은 가지고 있다. 그 경험 일부를 공유한다. 더 많은 게임의 성장을 위해서다. 재미의 총합을 늘리는 일이기도 하다. 업데이트 성공사례를 묻자 게임사 관계자가 답한 내용을 간추렸다.

▲ 출처=넥슨

넥슨은 지난 겨울 온라인 스포츠게임 ‘피파온라인3’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은퇴한 전설의 축구선수들을 추가했다. 반니스텔루이, 펠레, 홍명보, 유성철 등을 추가해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달 19일 ‘테일즈런너’ 대규모 겨울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신규 달리기 맵과 겨울 특별 채널을 선보였다. 새 콘텐츠가 유저 호응을 얻는 데 성공하며 사용량이 급증했다.

넷마블은 지난 7월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 시즌2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이 업데이트 핵심은 각성 시스템 도입이다. 각성 영웅의 화려한 모습과 새로운 전투 스타일은 이용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업데이트 이후 이 게임은 구글 플레이 매출 2위, 애플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출처=넷마블게임즈

컴투스는 지난 10일 모바일 RPG ‘서머너즈 워’에 대규모 콘텐츠인 ‘이계의 틈’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번 업데이트 이후 국내는 물론 해외 주요 국가 게임 차트에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시 한 번 글로벌 인기 RPG의 위력을 보여준 셈이다.

게임빌은 ‘별이되어라!’ 업데이트를 통해 시선을 끌었다. PvP 콘텐츠인 ‘아레나 모드’가 공개된다는 소문에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 6위에 오르기도 했다. ‘크리티카: 천상의 기사단’ 역시 신속한 업데이트로 호응을 얻고 있다.

선데이토즈는 ‘상하이 애니팡’ 업데이트의 초점을 ‘고객 중심’에 맞췄다. 고객 의견을 반영해 보다 쉬운 조작과 게임 플레이를 위한 여러 장치를 추가했다. 실제 이벤트로 선보인 스테이지는 고객 반응이 좋아 정규 메뉴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업데이트는 현재진행형

업데이트는 계속되고 있다. 게임사별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연인이 없어 크리스마스 연휴가 두려운가. 업데이트로 재미를 업그레이드한 이 게임들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외로움도 쉽게 잊힐 것이다. 어떤 게임을 택할지는 당신 몫이다.

선데이토즈는 최근 ‘애니팡’ 시리즈 스테이지를 확장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애니팡 맞고’는 캐럴풍 배경 음악을 추가했으며 게임 배경화면을 교체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했다.

게임빌은 최근 ‘크리티카: 천상의 기사단’을 업데이트했다. 장비와 무기에 보석을 장착해 강화하는 각인 시스템을 새로 선보였다. 신규 보석인 ‘오발’과 전설 보석함 상자 등의 콘텐츠도 추가했다.

▲ 출처=컴투스

컴투스는 모바일 낚시게임 ‘낚시의 신’에 신규 콘텐츠인 길드 시스템을 추가했다. 전 세계 유저와 길드를 결성하고 함께 낚시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밖에 다양한 타이틀에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16일 모바일 슈팅게임 ‘백발백중’에 4 vs 4 대전모드를 추가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지난 21일에는 모바일 보드게임 ‘모두의마블’에 신규 맵 ‘마법의정원’을 추가했다. 지난 15일 모바일 액션 RPG ‘마블 퓨처파이트’에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슈퍼 히어로를 추가했다.

▲ 출처=넷마블게임즈

스마일게이트는 ‘테일즈런너’ 대형 업데이트를 올 겨울 총 4차례 거쳐 실시한다. 지난 9일과 22일 1·2차 업데이트를 완료했다. 내년 1월 6일과 20일 3·4차 업데이트를 각각 실시할 계획이다.

넥슨은 최근 액션 RPG ‘마비노기 영웅전’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델리아’라는 캐릭터를 추가해 호쾌한 타격감을 제공하고 있다. 올 겨울 신규 챕터를 업데이트해 대규모 스케일의 전장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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