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던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부동산 시장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은 부동산 투자이민제 확대에 따른 수혜와 풍부한 개발 호재를 품고 있어 향후 가치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던 영종지역 부동산도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늘면서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영종 하늘도시 아파트 가격 회복세

영종지역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과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개발(골든하버) 등이 가시화되고 제3연륙교 사업이 다시 추진된 영향 때문이다.

영종 하늘도시 내에 위치한 운서동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말까지 3.3㎡당 평균 756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현 시세(10월)는 835만원대로 가격이 12.5%나 뛰었다. 송도신도시(송도동)는 같은 기간 동안 7.9% 올랐으며 청라지구는 7.5%가량 상승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부동산 시장이 오랫동안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자유구역의 틀이 갖춰지기 전에 아파트 공급이 과다하게 이뤄지면서다. 실제 송도신도시에서는 2003년 이후 약 4만여가구(임대제외)의 분양 물량이 쏟아져 나왔으며 청라지구는 2007년 이후 약 2만6000가구가 공급됐다. 영종도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1만여가구가 분양됐다. 이들 경제자유구역 내에서 일시에 7만6000여가구를 쏟아낸 셈이다.

거기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부동산 시장 침체에는 외부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2007년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외국 기업과 대학, 병원 등을 유치하기가 어려워져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성장 동력을 잃었다. 이후 세계금융위기의 여파가 계속되면서 2010년부터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이 크게 줄었다. 특히 영종도는 지난 2009년 8851가구가 공급된 이후 신규 분양이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5년간 신규 공급이 크게 줄면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미분양 물량도 조금씩 소진되고 부동산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는 모습이다.

 

영종하늘도시 부동산 시장 불 지피는 개발 호재들

지난해부터 세계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개발에 탄력이 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개발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던 영종도에서 대형개발 호재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영종도에는 미단시티, 로봇랜드,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용유·무의 문화 관광레저복합도시개발,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골든하버역) 계획, 인천공항철도 영종역(올해 하반기 개통) 등의 개발 호재가 예정돼 있다.

영종도에서 최근 가장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호재는 ‘미단시티’ 개발이다. 이곳에는 인천도시공사와 미단시티개발이 함께 개발 중인 ‘미단시티’엔 국제 복합리조트 시설이 들어선다. 총 사업지 269만9946㎡에 아파트 4730가구를 짓는다. 복합리조트에는 카지노 및 숙박시설, 컨벤션센터, 복합쇼핑몰 등이 마련된다.

로봇랜드는 인천시 원창동 일대에 개발된다. 세계적인 로봇테마파크(테마파크, 워터파크) 및 부대시설(호텔콘도, 상업업무시설, 스트리트몰, 테마상업시설), 로봇산업진흥시설(로봇대학원, 로봇연구소, 로봇산업지원센터) 등이 마련된다. 용유·무의 문화관광레저복합도시 개발사업도 다시 속도를 낼 예정이다. 총 면적 124만6000㎡ 부지에 1900억원을 들여 빌라, 힐링가든, 콘도, 휴양의료, 상업시설 등을 짓는다. 2017년 8월 착공해 2020년 12월 준공될 예정이다.

카지노 복합리조트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아지고 있다. 현재 영종도에는 드림아일랜드와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복합리조트 등이 개발되고 있고 추가로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 연말 2곳의 복합리조트를 추가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9개의 후보지 가운데 6곳이 영종도를 비롯해 인천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이 모두 완료된다면, 영종도는 대한민국 카지노의 허브로 변모하게 된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교통여건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인천공항철도 영종역이 올해 말쯤 개통될 예정이며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구간(골든하버역)도 계획되어 있다.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에 차질을 빚었던 제3연륙교 개발사업도 다시 추진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에 80억원을 반영해 2016년 상반기 중 제3연륙교 기본설계 용역을 착수하기로 했다.

 

토지 분양 시장도 후끈… 분양 시장 부활 신호탄?

주택 가격이 오르고 제3연륙교 재추진, 카지노 개발 계획의 호재 등으로 분양 시장도 공급을 재개될 움직임이 감지된다. 영종하늘도시에서는 2009년 이후 신규 공급 물량은 없었다. 하지만, 분양 시장의 선행지표로 알려진 토지 시장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 분양된 영종하늘도시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239필지)에는 1만2174여명이 몰리며 평균 51대 1의 치열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영종하늘도시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6필지 신청을 받은 결과, 총 9235명(유효 신청자 8836명)이 몰려 경쟁률이 평균 1473대 1에 달했다.

아파트용지도 8년 만에 처음으로 팔려나갔다. LH공사는 지난 5월에 영종하늘도시 내 수의계약 중인 공동주택용지 3필지 중 1필지(A43블록, 전용 60~85㎡, 대지면적 3만1218㎡)를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이 토지는 화성산업이 토지대금 565억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용지가 치열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대부분 팔려나감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주택 공급이 재개될 전망이다. 하지만, 영종도의 부동산 시장에 장밋빛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영종도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대다수 계획돼 있는 만큼 개발에 대한 리스크도 크다. 아직도 일부 개발 사업들은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착공에 들어가지 못한 곳들도 많다. 개발자들은 대규모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데 다량의 자본금이 사용되므로 위험을 최대한 줄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에는 PNC캐피탈그룹이 인천 중구 영종도에 7조원을 투자해 외국인 카지노 등 복합리조트를 개발하려다가 투자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또 지난 10월에 홍콩 재벌그룹 초우타이푹(周大福)이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내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인천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영종 힐스테이트나 영종 우미린 등 일부 아파트들은 ‘에프터 리빙제’ 임대기간이 만료되면 재분양에 대한 위험도 남아 있다. 영종 자이는 현재 할인분양을 진행하고 있지만 수개월 째 일부 잔여가구가 새 주인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향후 1년 정도 단기간에는 영종도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3연륙교 개발사업이 확정되기까지는 실수요자들을 흡수하기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복합리조트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이 2017년부터 차츰 마무리되어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향후 카지노 복합리조트로 인해 서비스 사업이 발전하고 고용창출로 이어진다면, 배후수요 증가로 이어져 주택 가격도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영종도의 BMW(드라이빙센터)나 글로벌 반도체 기업 스태츠칩팩코리아를 유치한 것처럼, 외국 주요기업들도 서서히 입주하면서 영종도의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