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화웨이가 국내에 첫 출시한 스마트폰은 X3입니다. 2014년 9월에 나왔죠. 당장 롯데하이마트로 달려가 구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중국 폰은 처음이었고 알뜰폰도 첫 경험이었죠. 당시 구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출고가가 20만원가량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 쓰라린 기억도 나네요. 1년 정도 사용했는데 통화할 때 상대방이 제 목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고장이었는데 수리보다는 폰 교체를 선택했습니다.

▲ 사진=노연주 기자

Y6 출시가 각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아마도 제가 과거에 X3 유저였기 때문일 겁니다. 일단 Y6의 첫인상은 친숙했습니다. X3과 닮은 듯 아닌 듯한 모습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전면 상단 좌측에 위치한 작은 LED 알림 조명이 깜빡이는 매력적인 모습은 똑같네요. 5인치 아담한 크기도 부담 없이 다가옵니다. 베젤이 다소 두꺼워 화면 크기에 비해 본체가 크다는 것이 함정이지만요.

▲ 사진=노연주 기자

스펙을 한 번 볼까요? HD 해상도 디스플레이에 램은 1GB이고 내장 메모리는 8GB에 불과합니다. 배터리 용량도 2200mAh로 넉넉하지는 않고요. 고성능 제품에 익숙해진 탓인지 상당히 모자란 스펙으로 보이네요. 다만 가격이 변수입니다. Y6는 출고가가 15만4000원에 불과한 제품입니다. 국내 최저 출고가이죠. 모든 것이 다 용서가 되는 가격입니다. 특히 혁신적인 부분은 가격이 비슷한 스펙 제품들에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죠.

▲ 사진=노연주 기자

물론 스펙과 가격은 숫자에 불과합니다. 결국 실제 편리하게 사용 가능한지가 관건이죠. 전반적으로 보면 제가 사용하고 있는 LG V10에 비해 덜 쾌적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인터넷으로 기사나 웹툰을 보고 영상을 시청하는 데 무리가 가는 수준은 아닙니다.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요. 특유의 아이콘 디자인도 귀여운 맛이 납니다. X3와 마찬가지로 세밀한 사진 편집 기능도 유용합니다. 아이폰 시리즈를 떠올리게 만들죠.

▲ 사진=노연주 기자

출고가에 감격했기 때문인지 크게 지적할 부분이 보이지는 않네요. X3는 케이스 종류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Y6 역시도 케이스 안 끼우고는 불안해서 못 견디는 분들은 구입을 피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화웨이가 마침 슈피겐코리아와 Y6 케이스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네요. 종합하자면 Y6는 알뜰한 통신 소비자를 위한 제품입니다. 세컨드폰(Second Phone)을 찾는 분들에게도 유용할 듯합니다. 앞으로의 관건은 Y6가 잔고장 없이 잘 작동하느냐는 것이겠죠.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 사진=노연주 기자

[합리적 소비를 위한 체크리스트]

1. 경쟁 제품과 차별성이 있는가?

최신 중국 제품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죠. 값 싸고 성능 좋다는 것 말입니다. Y6는 그 이미지에 부합하는 제품입니다. 일단 기적에 가까운 출고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10만원대이니 이 정도면 작정한 것이죠. 국내 제조사 중저가 라인업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A5·J5라든가 LG전자 클래스 등이 타깃이죠. 성능은 크게 밀리지 않는데 출고가가 절반이니 이게 바로 차별성입니다.

▲ 사진=노연주 기자

2. 광고가 과장되지는 않았는가?

특별한 광고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는 찾아볼 수 없죠. 그렇다면 출시와 함께 미디어에 배포된 보도자료를 볼까요?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초저가 스마트폰 시대를 연다”는 표현이 나오죠. 맞는 말입니다. Y6는 업계 가격 경쟁을 촉진시킬 여지가 있습니다. 앞으로 화웨이가 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면 업계에 상당한 자극이 될 겁니다. 보도자료의 나머지 내용을 보면 담백한 기능 설명 위주입니다.

▲ 사진=노연주 기자

3. 애프터서비스에 불편함이 없는가?

화웨이는 AS에 강점을 보입니다. 국내에만 AS센터가 50개에 달하죠. 대여폰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수리가 당장 어려우면 휴대폰을 무료로 빌려주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택배·퀵서비스를 통해 찾아가는 무상 AS를 운영합니다. 카카오톡을 통한 1대 1 상담 서비스도 이색적이네요.

4. 제품 사용 시 주의 사항은 무엇인가?

같은 스마트폰인데 특별히 주의할 것이 뭐가 있겠어요. 굳이 꼽자면 너무 기대하지는 말라는 겁니다. 10만원대 제품이라는 것을 충분히 감안하고 구입해야 합니다. 성능이나 디자인이 프리미엄 제품과는 분명 차이가 있죠. 초저가 제품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Y6는 기대를 초월하는 제품입니다. 어찌 보면 콘셉트가 확실한 제품인 셈이죠.

5. 보완되어야 할 측면은 있는가?

여기서 더 바란다면 ‘도둑놈 심보’ 아닐까요. 보완할 점보다는 차라리 화웨이에 바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네요. 간단한 바람입니다. 한국에서 더 많은 화웨이 제품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화웨이는 얼마 전 국내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였죠. 이런 행사를 했다는 것 자체가 국내에 더 신경을 쓰겠다는 신호로 보였습니다. 행사에 나왔던 모든 제품이 조만간 국내 출시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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