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대학원 석사과정의 모바일 특화학과가 내년에 개설된다.

지난 15일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전국 9개 대학의 9개 지역특화산업학과 중 하나인 서울 상명대학교(총장 구기헌)의 ‘모바일소프트웨어(SW)학과’이다.

요즘 ICT(정보통신기술) 트렌드의 대세인 모바일 분야 핵심기술 인재를 모집해 세분화되고 특화된 과제 중심의 연구개발(R&D) 실무교육을 거쳐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고급 기술인력을 공급하는 게 이 학과의 개설 취지다.

“상명대는 서울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거점인 광화문과 거리가 가깝고, 소프트웨어 분야 중소기업들이 집적화 돼있는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나 구로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와도 거점 연계로 삼아 서울지역 중견, 중소기업의 인력 및 기술 수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데 유리합니다.”

 

내년 봄 학기 개설 작업의 책임을 맡고 있는 미디어SW학과 김동근 교수는 상명대가 지역특화산업학과 개설 원년도에 서울지역을 대표해 선정된 배경을 설명했다.

“모바일SW 하면 모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만 생각하는데, 이미 앱만 잘 만드는 시기는 지나갔습니다. 한 단계 더 진전한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환경에서 맞는 모바일 특화기술이 필요하며, 상명대는 그런 특화 교육을 R&D 위주로 수행합니다.”

서울지역 대학에서 모바일SW를 가르치는 학과도 있지만 대학원(석사) 과정에서 개설한 곳은 상명대가 처음이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대학원 과정인 만큼 1차적으로 해당 전공자 위주로 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며, 수업은 책이 아닌 R&D 과제 수행 중심으로 전체 4학기를 진행한다.

“1학기 시작부터 학생 1인 1프로젝트 방식으로 학습이 이뤄지니, 석사과정 4학기 동안 학생 한 명이 모두 4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합니다.”

이처럼 전 학기 R&D 과제 연구개발 학습을 강조하는 이유는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로 양성하기 위해서다.

김 교수는 “기업들이 학과 학생들이 졸업하기까지 2년 동안 기다렸는데, 막상 뽑은 인력을 다시 현장에 맞게 재교육이나 OJT(On the Job Training, 사내훈련)를 시켜야 한다면 결코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지역특화산업학과 자체가 입학 전제조건으로 학생들이 졸업 뒤 지역의 특정 중소, 중견기업에 2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한다는 계약을 맺는 이른바 ‘채용조건형 중소기업 계약학과’이기 때문이다,

▲ 서울 상명대 김동근 교수가 강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상명대

상명대 모바일SW학과의 커리큐럼(교과목)은 스마트폰·스마트밴드 SW 과정을 포함해 모바일 AR·VR개발 과정, 사물인터넷(IoT) SW 개발 등을 실습 위주로 진행한다. 학교 측은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참여기업과 연계된 ‘모바일SW실무’ 과목을 개설해 결과물을 도출해 낸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산학협력 참여기업과 연계(매칭)되면 재학생들의 기업 인턴십 파견, 민관공동 R&D과제에 학생들을 참여시켜 실제 연구과제 수행과 기업 작업문화도 동시에 익히도록 함으로써 취업학생들의 기업현장 적응시간이 최대한 줄어들 것이라고 학교 측은 기대했다.

상명대 모바일SW학과 선정을 주관했던 서울지방중기청의 김민지 주무관은 “서울지역에서 중소·중견기업 채용조건형 학과는 상명대가 처음”이라며 “특히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운영팀이 총장 직속으로 설치돼 운영경험도 많아, 상명대가 타 대학보다 학과 운영을 잘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ICT융합대학을 표방하고 있는 상명대는 총장 직속의 신성장사업본부를 두고 계약학과 전담 특임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 현재 경기도 성남산업단지의 약 5000개 기업들과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있으며 산하 미래창조산학대학도 기업재직자 재교육이나 학생 채용조건형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청년일자리 창출에 힘 쏟고 있다.

김민지 주무관은 “학교에서 학생과 기업의 매칭 업무를 다 소화할 수 없기에 서울중기청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가 협력해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활한 신입생 모집을 위해 상명대 모바일SW학과를 입학생과 지역 기업들에게 긍정적으로 알리는 홍보작업을 적극 전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상명대 모바일SW학과 모집 정원은 1학기 12명이며, 전담교수진은 4명이다. 신입생 선발은 서울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모바일SW 전공 학생들이 학기 중 취업이 아닌 창업으로 전환할 경우 어떻게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동근 교수는 “입학생 모집 때 학과가 창업 인큐베이팅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해 창업보다는 취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중소·중견기업에 맞춤형 고급인력 공급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상명대는 ICT 관련 학과인 미디어소프트웨어, 컴퓨터과학, 게임, 에너지그리드, 콘텐츠저작권보호 등 학과에서 전문 인력을 해마다 200명 이상을 배출하고 있으며, 몇몇 학과의 취업률은 70~80%를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