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인 리튬과 IT 기기 액정에 적용되는 신기술 그래핀 관련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시대 도래와 더불어 첨단 신기술 개발로 인해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파리 기후협약 ‘배터리 시대’ 도래

산업혁명, 정보화혁명 이후 세상은 빨리 변화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소비자들의 삶을 보다 더 빠르고 편리하게 바꿨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휴대폰을 통해 웹서핑을 하고, 고화질의 3D 게임을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현재 모두 현실화됐다.

최근에는 또 다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환경협약을 통해 글로벌 국가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적극적으로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내연기관 없는 차’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12일 파리 인근 르부르제 전시장에서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열렸다. 이번 총회에서 195개 협약 당사국은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 수립을 위한 최종 합의문을 채택했다.

세부 내용은 ▲세계 평균기온을 섭씨 1.5도 상승하지 않도록 제한 ▲2020년부터 부국들은 100억달러 부담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선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온실가스 배출 감축 ▲선진국의 개발도상국 재정 지원, 5년 주기로 재검토 ▲기후변화에 의한 손실 최소화 등이다.

파리 협약 이후에는 사실상 전기가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손꼽힌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동력원인 데다가 발전설비에 있어서도 태양광, 풍력 등 탄소배출이 없는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 관련 산업의 호황이 전망된다.

실제 태양광발전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필요로 한다. ESS는 발전소에서 과잉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뒀다가 일시적으로 전력이 부족할 때 송전해 주는 저장장치를 말한다. 이 시스템은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와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주는 관련 장치들로 구성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ESS 시장 규모를 약 28조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향후 2~3배 이상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등장 역시 배터리 시장을 크게 늘릴 수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총 8383만대이다. 모든 완성차가 전기차로 교체되지는 않겠지만, 10% 정도만 전기차로 생산이 대체된다고 가정해도 800만대가 생산되는 셈이다.

리서치회사인 럭스 리서치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올해 50억달러(한화 약 5조7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300억달러(약 34조2000억원) 규모로 커진다고 전망했다.

통상적으로 ESS와 전기차 배터리 모두 ‘2차 전지’를 이용한다. 2차 전지는 충전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배터리이다.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 노트북, 무전기 등 이동용 IT 기기의 배터리는 거의 대부분 2차 전지다. 지금까지는 소형 2차 전지가 필요했다면 최근에는 ESS,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대용량 2차 전지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배터리 수요 증가는 관련 업종 재료에 대한 수요도 함께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2차 전지에는 리튬, 코발트 등의 화학물질이 사용된다. 또 전기를 내부에서 흐르게 만드는 ‘전해질’이 필요하다. 관련 종목으로는 솔브레인, 엘엔에프, 후성, 코스모화학 등이 있다.

솔브레인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용 화학재료, 2차 전지 전해액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중국과 말레이시아에 각각 반도체 공정 재료생산과 이차전지 재료생산을 위한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엘엔에프는 고출력 전지용 신양극활물질(전해질) 관련 소재를 개발하는 업체다. 이 업체는 전지업체들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전지소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엘엔에프는 글로벌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 엘엔에프신소재를 합병했다.

후성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해질 핵심소재인 ‘육불화인산리튬(LipF6)’을 생산하고 있다. 후성은 전해질 관련 핵심 원천기술은 물론이고 양산기술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현재 2000t 규모의 관련 원료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OLED‧그래핀 융합 액정 나온다

IT 분야에서도 일대 변혁이 예고되고 있다. 더욱 선명한 OLED 액정과 신소재 ‘그래핀’ 덕분에 더욱 발전 가능성이 높아져 관련 상품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최근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OLED 액정에 대한 시장수요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OLED는 형광성 유기 화합물에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내는 자체발광 현상을 이용해 만든 디스플레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대형 OLED 시장 규모가 올해 11억달러에서 2020년 76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OLED에 새로 적용될 수 있는 ‘그래핀’이 주목받고 있다.

그래핀은 상온에서 구리보다 100배 많은 전류를, 실리콘보다 100배 빨리 전달할 수 있으면서도 0.2㎚로 얇게 가공할 수 있는 신소재다. 그래핀은 또 다이아몬드보다 열전도성이 2배 이상 높고 기계적 강도도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다. 그러면서도 신축성이 좋아 늘리거나 접어도 전기전도성을 잃지 않는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OLED 기판의 위쪽 투명전극으로 사용하는 얇은 금속전극을 그래핀 투명전극으로 대체했다. 그 결과 디스플레이의 투명도를 약 40% 높이고 반사도를 약 60%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ETRI 측은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4월 그래핀 핵심기술 85개를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17년 ‘전자파 차폐 코팅제’ 분야에서 첫 매출을 달성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기술개발을 진행해 2025년 매출 19조원, 고용 창출 5만2000명의 성과를 거둔다는 계획이다. 상보는 한국전기연구원으로부터 그래핀 대량 생산기술을 이전받았다. 이 회사는 액정에 쓰이는 디스플레이용 필름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