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스마트 ICT 기술 기반의 B2B 서비스가 눈길을 끈다. 사진 왼쪽부터 스마트 브랜치 서비스, 주차장 확인 서비스, 조선소 펨토셀 서비스.


SK텔레콤의 색다른 기업 대 기업 마케팅(Business to Business, 이하 B2B)이 돋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의 첨단 정보 통신 기술(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이하 ICT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SK텔레콤의 특화된 서비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코노믹리뷰>는 다양한 콘셉트로 탈(脫) 통신 분야에서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SK텔레콤의 최근 B2B 마케팅을 주목하고, 눈길을 끌고 있는 B2B 서비스를 꼼꼼히 살펴봤다. <편집자 주>

SK텔레콤은 최근 스마트 금융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 개발을 위해 국내 1위 금융 자동화기기(ATM) 업체 노틸러스효성과 제휴에 나섰다.스마트 브랜치는 SK텔레콤의 ICT 기술을 활용해 기존 은행 지점(브랜치, Branch)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점을 관리하면서 화상상담 등을 통해 기존 은행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소규모 지점(미니 브랜치, Mini-Branch)이다.

스마트 브랜치는 금융 자동화기기(ATM 등) 규모의 공간에서 입출금, 자동이체, 통장 정리 등의 단순 은행 업무뿐만 아니라, 금융 상담과 은행 대출, 적금 등 각종 은행 서비스 가입 및 해지, 계좌 개설 등 은행 지점에서나 가능한 거의 모든 업무를 편리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은행 ‘스마트 브랜치’ 비용 절감 해결사

SK텔레콤은 탈(脫) 통신 시장 기반 확대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B2B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측 사진 오른편 인물은 하성민 총괄 사장.


은행 입장에서도 정예화된 소수의 상담인력 운영만으로도 금융상품 판매를 증대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지점 운영을 위한 부동산 차입 규모 축소에 따른 비용 절감 등 다양한 편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노틸러스효성과의 제휴를 통해 3분기 내에 스마트 브랜치 전용기기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원활한 생산을 통해 올 연말부터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외환은행과 성공적인 시범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SK텔레콤과 외환은행은 지난 2010년 4월 스마트 브랜치를 비롯해 스마트폰 뱅킹, 스마트 지불 방식(페이먼트) 도입 등 통신과 금융이 접목된 스마트 금융사업 추진에 대한 포괄적인 제휴를 체결하고, 올 연말 스마트 브랜치 시범사업 추진을 목표로 최적화된 서비스 개발에 매진해 왔다.

현재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스마트 브랜치 사업은 금융 관련 업무에 최적화된 전용기기를 개발해야 하는 것은 물론, 금융 시스템에 연동되는 보안 및 인증 솔루션 개발과 고해상도 영상상담 지원 시스템 구축 등 금융과 통신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노하우가 필요한 고난이도의 금융 서비스다.

육태선 SK텔레콤 IPE사업본부장은 “ATM 개발 분야에 있어 글로벌 수준의 기술과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노틸러스효성과의 제휴를 통해 최적의 기능을 갖춘 스마트 브랜치 전용기기 개발을 기대한다”며 “SK텔레콤은 올 연말 시행될 외환은행과의 시범사업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하고, 스마트 브랜치를 현재 추진하는 스마트 금융사업의 주축으로 삼아 해외시장을 공략함으로써 글로벌 금융혁신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 현장선 시간·기름값 낭비 막아

SK텔레콤의 스마트 물류 운송 서비스인 ‘스마트로’


트레일러 기사 김준용씨는 터미널에서 컨테이너를 싣는 시간으로만 평균 1시간을 보낸다. 평소에는 10번이면 1번 정도만 있었을 회차(화물 정보가 확인되지 않아 차량을 돌려 터미널 외부로 빠져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것)가 연속으로 발생할 때도 많고, 새로운 컨테이너의 인수도증을 받기 위해서도 게이트로 계속 왕복 운전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화주가 화물 정보 등록을 깜빡 잊고 못한 경우에는 회차에 걸리는 시간과 기름값 낭비가 더 심해진다. 김씨의 마음은 그래서 답답하기만 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자 최일환씨는 김씨와 정반대의 표정을 짓고 있다. SK텔레콤의 ‘스마트로(SmartLo)’ 서비스 덕분이다.

이 서비스를 사용한 이후부터 최씨의 시간 활용 폭은 더 늘었고, 기름값 역시 아끼게 돼 업무에 대한 집중력과 흥미가 한결 나아졌다. SK텔레콤과 ㈜지팬스 스마트로가 공동 특허 출원한 ‘스마트로’ 서비스가 물류 기사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마트로’는 스마트폰의 ‘스마트(Smart)’와 물류를 뜻하는 ‘로직스(Logitics)’의 합성어. 이 서비스는 트레일러 기사가 동일 터미널 내 다른 화물을 싣는 업무를 위해서 수차례 게이트를 경유해야만 하는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개선시켜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스마트 솔루션이다.

‘스마트로’ 서비스를 사용하는 트레일러 기사는 스마트폰으로 차량 ID카드를 관리하고,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전자 인수도증을 발급 받아 작업의 유무 및 화물 정보가 정확히 입력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매 작업마다 인수도증 발급을 위해 게이트에 방문하거나, 방문 후에도 부족한 정보입력으로 인해 다시 처음부터 기다려야 하는 경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 비효율적인 시간 낭비와 불필요한 기름 낭비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아울러 터미널 관리 회사는 트레일러 기사에게 인수도증을 발급하기 위해 발생하는 종이와 설비 운용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터미널 안에서의 운송 회전율을 높여 제한된 공간에서 좀 더 빠르게 화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스마트로 서비스와 지도 애플리케이션인 티맵을 연동시켜 차량 도착 예정시간을 터미널 시스템에 제공해 컨테이너를 싣기 위한 준비를 사전에 진행할 수 있도록 하거나, 트레일러 기사가 직접 운송 예정 정보를 조회해 장거리 운송 후 돌아올 때도 추가 운송이 가능토록 하는 등의 종합 물류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박인식 SK텔레콤 기업사업부문장은 “많은 트레일러 기사들이 컨테이너 운송과정 중에 터미널 내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시간 및 기름값 낭비를 상당량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문장은 “실시간 차량 도착 정보 시스템, 스마트 배차 관리, 컨테이너 추적 서비스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스마트 물류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로 같은 주차장 내차 찾기 도우미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직장인 유혜리씨는 주말마다 센텀시티를 찾아 쇼핑을 즐긴다. 하지만 워낙 이 주변 백화점들의 주차장 규모가 크다보니 수많은 차량이 넘쳐나 주차 공간을 찾기도 어려웠다. 특히 쇼핑을 마치고 나오면 내 차를 어디에 주차했는지 헤매기 일쑤였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제공하는 주차 안내 시스템을 이용하게 되면서 정확한 실내 내비게이션을 통해 보다 손쉽게 주차를 할 수 있게 되어 더욱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의 스마트 주차 확인 서비스 덕분이다.

이 서비스는 와이파이 기반의 위치 인식 기술을 활용한 초정밀 위치 측정 서비스를 적용해 주차장 내의 차가 어디에 있고, 빈 공간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서비스다.
서비스 운영 원리는 간단하다. 대형 주차장에서 주차 시 차량 위치를 자동 인식, 쇼핑 후 주차장 복귀 시 주차 층과 주차구역 번호를 스마트폰에 띄워주고, 주차 위치까지 길 안내 기능을 제공한다.

위성 GPS 신호가 닿지 않는 실내 주차장에서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반경 5미터까지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와이파이 실내 위치 인식 기술(Indoor Hybrid Positioning System, 실내 복합 위치 측정 시스템) 덕분이다.

SK텔레콤이 이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는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연면적 8만8907평의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총 4개 층의 초대형 주차장에 1일 평균 약 1만2000대의 차량이 드나드는 막대한 유동인구로 유명하다. 특히 주말에는 방문 고객이 많아 차량 주차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왔고, SK텔레콤의 주차 확인 서비스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 서비스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 티스토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내려 받아 설치할 수 있으며, 차량을 이용해 백화점을 방문하게 되면 자동으로 애플리케이션이 동작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향후 SK텔레콤은 이 기술을 복합 쇼핑몰 등의 매장안내, 매장 별 이벤트 및 할인 쿠폰 안내, 주변상점 검색 및 추천 등의 서비스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중복 투자로 인한 품질 저하 등의 우려가 있는 와이파이 숫자 경쟁보다 특화 서비스로 질적 경쟁을 추진한다는 SK텔레콤 와이파이 전략의 성과다.

SK텔레콤은 이미 에버랜드, 서울랜드, 롯데월드 등 3대 놀이공원과 인천 문학야구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이 몰리는 특정지역 내에 설치된 거대 와이파이 망을 통해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마이크를 이용해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있는 와이파이 브로드캐스팅 서비스 등 특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배 안으로 들어간 첨단 ICT 기술

홍성철 SK텔레콤 기술부문장은 “SK텔레콤이 신세계 센텀시티에 적용한 주차 확인 서비스 덕에 많은 백화점 이용객들의 쇼핑 편의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와이파이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한 SK텔레콤만의 최첨단 위치 기반 기술을 통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소는 철 구조물인 건조 중 선박 내에서 짧게는 2개월 최대 1년간 내부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무선 통신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유선 통신망이 구축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 SK텔레콤은 현대중공업과 함께 ‘펨토셀(초소형 기지국)을 이용한 건조 선박 내부 통신 솔루션’을 개발해 시범서비스를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펨토셀을 이용한 건조 선박 내부 통신 솔루션’은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선박 내의 전력선(PLC: Power Line Communication)과 SK텔레콤의 펨토셀을 연결해 건조 중인 선내 작업자들의 이동통신이 가능하도록 한 솔루션이다.

현대중공업은 무선 랜과 전력선 통신을 결합해 세계 최초로 건조 중인 선박 내의 전용 무선 인터넷 전화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 사용하게 됐다. 이번 솔루션은 기존의 선내 특정 지역에서 일부 작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것과 달리 선내 작업자 누구나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개념이다.

SK텔레콤과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부터 이번 솔루션에 대한 현장 시험을 해 왔으며 타당성 검토를 마치고 솔루션을 도입하게 됐다. 이번에 도입되는 솔루션은 건조 중인 선박 내에 이동 통신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업무 보고, 지시 등을 신속하게 처리 할 수 있도록 하며, 또한 재해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조선소의 업무 효율성 증대와 작업자 안전 보장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과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8월 스마트워크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스마트 워크 솔루션 모델 개발을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 팀(TFT)을 구성·운영했으며, 이번 솔루션을 우선 추진 과제로 먼저 도입했다. 현대중공업과 SK텔레콤은 최첨단의 ICT기술을 활용해 현대중공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스마트워크 솔루션을 개발해 나아갈 예정이다.

황시영 현대중공업 통합전산실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에서는 건조 중인 선박 내부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지역에서 전력선 기술을 이용한 전용 무선 인터넷 전화기를 이용했지만, SK텔레콤의 펨토셀 기술을 적용시켜 일반 휴대전화 사용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 “선박 내 작업의 생산성 향상 및 긴급 상황에 대응한 상시 연락 체계가 구축된 덕분에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업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백현 기자 jjeom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