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원피스’와 ‘스타워즈’와 같은 문화 콘텐츠가 각종 마케팅에 적용되는 사례를 통해 2015년의 소비 트렌드를 되짚어봤다. 매력적인 콘텐츠는 소비를 발생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따라서 외국의 것이 아닌 우리만의 콘텐츠 개발과 활용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에는 콘텐츠 마케팅 전략에 이은 2번째 소비 이야기로 경기 침체가 가져온 올해의 ‘실속’ 소비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있다고? 

올 한해도 ‘역시’ 경제는 어려웠다. 혹자는 매년 반복되는 말이라고 하며 ‘우리가 좋았었던 적이 언제였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얼마나 좋지 않았을까? 여러 경제 연구기관을 통해 2015년 우리나라의 경제지표들 중 소비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출처=기획재정부

연도별 명목GDP는 2012년 이후 수치상으로 다소 개선되는 추세를 나타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가격 요소를 배제한 순수 실질 GDP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 이후 줄곧 하향세를 나타내면서 2%대에 머물고 있다. 평균 3%대로 유지됐던 2014년보다 상황은 더 나빠졌다. 문제는 2016년의 전망도 그렇게 밝지 않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내년 중으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인상도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편, 소비와 직결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2014년 12월 이후로 꾸준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경제 활성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인플레이션이라고 해석하는 이는 거의 없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의 인플레이션은 소비 부담감의 가중일 뿐이다.

 

‘알뜰소비’, 선택이 아니었다 

과소비는 확실히 필요 이상의 인플레이션 등 사회적인 문제를 발생시킨다. 그래서 가용 예산 범위 내의 효율적인 소비. 즉, 절약이 미덕처럼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양상은 조금 다르다. 경기가 어렵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절약을 한다.

NS홈쇼핑의 ‘2015년 히트 상품 BEST 10’ 조사에 따르면 2015년 1월 1일부터 12월 10일까지 TV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상품 가운데 총 주문 수량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판매량 톱TOP 10 품목 모두 실속형 상품이 차지했다.

한편 CJ홈쇼핑의 소비자 조사에서도 거의 같은 결과가 나왔다. CJ오쇼핑의 TV홈쇼핑 히트상품 TOP 10 제품의 평균 판매가는 지난해 약 10만7000원에서 올해 8만9000원으로 2만 원 가량 낮아졌다. 올해 TOP 10에 오른 상품 모두 5~15만 원 사이의 중저가 상품이었다.

홈쇼핑 뿐만 아니라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생활용품‧식품을 경쟁적으로 취급하며 이른바 ‘생활 밀착형’ 서비스들을 연달아 선보였다. 여기에는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가정주부 정윤희(42)씨는 “경기 침체로 수입은 거의 변하지 않는 반면, 각종 공공요금의 인상으로 고정지출이 늘면서 씀씀이를 줄이지 않고서는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예전보다 제품의 가격을 더 꼼꼼하게 따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실속‧절약형 소비 확산이 경제 순환에 나쁜 것은 아니다. 유통 업체들은 그러한 수요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배경에 지속적인 경기 불황이 있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