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공모 회사채 시장이 냉각돼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상황이 도래하면서 ‘은행 신용보강 유동화증권-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가 우량기업들의 대체 자금조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ABCP란 Asset Backed Commercial Paper의 줄임말로 유동화전문회사(SPC:특수목적회사)가 매출채권, 리스채권, 회사채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CP)이다. 그 중 부동산 관련 ABCP는 건물 지을 땅, 건설사 보증 등 부동산 관련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기업어음을 말한다.

 

<3개월 단기운용으로 PF대출보다 채권 위험 낮아>

건설회사의 자금 조달방법은 주로 PF(Project Financing) 대출이다.

PF대출은 Project Financing의 줄임말로 특정 프로젝트로부터 발생할 즉, 미래의 현금흐름을 기초로 하여 자금을 조달 및 공급해주는 금융기법을 말한다.

부동산 PF는 일반적으로 시공사 연대보증, 사업부지 및 보증서 등의 담보 취득이 대출 원리금의 상환재원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대출 금액이 크고 장기간의 약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행사 부도에 따른 위험이 매우 크다.

이러한 부동산 PF 대출의 위험을 회피하면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PF대출을 기초로 하는 ABS(자산유동화증권)와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가 발행되는데 대부분 금융기관이 유동화전문회사에게 양도한 PF 대출을 토대로 시공사 연대보증을 통해 발행되어 투자자에게 매각하게 된다. ABCP는 기업어음 형태로 발행하는 증권으로 만기(통상 3개월)가 짧아 유동성 확보가 용이하며 장단기 금리 차이를 이용하여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까지 있다.

ABCP는 유가증권·대출채권 및 기타 금전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의 신용보강을 통해 기업의 신용등급보다 높게 발행하기 때문에 일반 기업어음보다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다.

신용보강(신용공여)이란 이미 발행된 유동화증권의 상환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할 경우 신용공여를 제공한 금융기관이 유동화회사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주는 대출약정이다.

이 같은 상품은 대부분 일반 시중금리보다 고금리를 제시하기 때문에 금리만 보고 쉽게 결정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따라서 유동화 기업어음의 자체 신용등급이 AA등급 이상인지와 신용보강이 안정적인 금융회사인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ABCP는 주로 만기가 돌아온 기존 ABS 채권을 상환하는데 쓰이며 단기 CP(기업어음)를 반복해서 발행할 수 있다. ABCP와 ABS는 모두 자산을 담보로 한 채권이라는 점은 동일하나 ABS는 발행 형태가 채권인 만큼 유동성이 있는데 비해 ABCP는 지급보증보다 확실한 어음 형태여서 채권 위험이 더 낮다.

기업입장에서는 장단기 금리 차이 때문에 ABS발행보다 자금 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고, 불필요한 여유자금을 최소화 시킬 수 있어서 유리하다.

투자자는 소비자금융채권 등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을 근거로 발행되는데다 3개월짜리 단기상품이기 때문에 안정성과 유동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자금시장에서 건설회사 건설 자금조달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이런 건설 호경기 흐름을 놓칠 수 없는 건설회사의 아파트 건설 자금 신청이 금융기관과 투자금융회사에 봇물 터지듯 밀어 닥쳤다.

아파트 건설과 같은 큰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건설회사의 주 자금 조달방법은  PF(Project Financing) 대출이다. 건설회사들은 너 나 없이 은행에 PF 대출을  신청 했다.

대출 신청과 대출 지원결정은 서로 다른 입장에서 추진된다. 은행은 대출지원 신청 건설회사의 신용평가를 꼼꼼히 실시한 다음에 자금 규모도 기업이 요청하는 만큼이 아니라 은행이 판단한 수준에서 지원한다. 이 결정이 나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건설회사들은 또 다른 자금 조달 창구를 찾는다. 자기 회사가 채무자가 되고 일반 채권이자 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장기 회사채를 발행하여 증권회사를 통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을 시도한다.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회사의 생각처럼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다. 일반 투자자들의 계산은 건설회사의 그것과 달랐다. 회사가 제시하는 회사채 수익만 보고 투자하려 들지 않았다.

경기의 불확실성이 증권회사의 주가지수에서 나타나듯이 날마다 우하향하는 지수 동향과 미국의 금리 인상이 초 읽기에 들어간 안개 속 경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급한 쪽은 건설회사들이다.

직접 금융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으나 투자 분위기가 냉각되어투자자들이 신중한 자세를 보이자 자금 조달 회사들은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렇게 PF대출이 막히고 회사채 발행마저 원만하게 추진되지 못하자 건설회사및 자금 조달이 급한 기업이 자연스럽게 선택한 비장의 자금조달 방법이 SPC를 통한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 활용인 것이다.

▲ PF대출과 ABCP 비교

<은행의 신용공여로 ABCP의 신용등급 상승 효과>

은행은 유동화전문회사(SPC)가 ABCP를 발행할 때 일정 수수료를 받고 매입보장약정(신용공여)을 제공한다. 은행이 기업이 발행한 어음에 신용공여(추가보증)을 한 어음이기 때문에 은행이 보증을 한 효과가 발생하고 따라서 ABCP의 신용등급은 높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물론 은행은 신용공여를 통해 일정 수수료를 받아 이익을 챙기지만 유동화된 기업어음에 대한 매입보장을 약정한 부담을 안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은행은 신용공여를 결정하기 전에 철저한 어음발행회사에 대한 철저한 신용평가를 통해 일정한 기준등급 이상의 기업에 대해서만 신용공여를 제공한다.

은행 신용공여로 안정성을 높인 ABCP는 자산운용사의 MMF(머니마켓펀드)나 증권사의 MMT(머니마켓트러스트) 등 초단기 금융상품에 편입되어 일반 투자자의 투자상품으로 판매되고 기업은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추진하게 된다.

최근 은행 신용보강 유동화증권 발행이 잇따르는 것은 기업과 은행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란 설명이 설득력 있는 이유이다.

기업 입장에선 증권신고서를 작성하고 수요예측을 받는 공모 회사채 대신 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해 간편하게 자금을 구할 수 있다. 특히 회사채 발행이 힘든 저신용 기업이나 업황 부진 기업에 은행 신용보강 유동화증권은 더욱 매력적인 자금조달 수단이 된다는 분석이다. 은행 신용보강만 받으면 MMF 등 단기자금시장에서 쉽게 투자자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도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것이 직접 대출하거나 회사채를 매입하는 것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다. 보유 자금을 직접 쓰지 않고서도 일정한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을 지원할 때 내야 하는 신보출연료 등 부대비용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잇점도 있다.

< 투자는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

일반 투자자가 ABCP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은행에서는 특정금정신탁상품으로, 증권회사에서는 신탁상품이나 자산담보부기업어음으로 매입할 수 있다.

ABCP는 단기 유동화자금으로 연 2.5~4.0% 정도(건설회사의 신용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다)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1인당 최소 매입한도 1천만원이며 최고한도는 제한이 없다. 이 상품은 개인의 투자성향과 투자경험등을 파악한 후에 판매하며 은행의 신용공여가 있더라도 고위험상품에 속한다.

기업어음의 만기는 1개월 단기상품도 있고 2년 6개월 정도의 장기상품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3개월 만기 상품이 보통이다.

투자자에게 어음이나 어떤 증권을 교부하지는 않고 전단채(전자단기사채)발행 형식으로 투자상품 및 투자금액, 투자기간 등을 전자거래내용으로 기록한 거래장을 교부한다.

이 상품을 투자할 수 있는 자격에는 개인이나 법인이나 제한이 없다.

<투자 대상기업 신용도 면밀한 검토 필요>

어떤 투자상품이든지 수익과 위험이 같이 붙어 있다.  늘 전문가의 조언을 잘 듣고 냉정하게 판단하여 투자 대상을 결정해야 한다.

최근에 불고 있는 부동산 분양시장의 열풍 속에서도 투자자는 나에게 안정적으로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우량건설사를 골라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짤 때 무위험자산인 은행의 정기예금을 일순위로 두는 것은 필수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저금리시대에는 리스크가 적으면서 예금보다 조금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는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도 투자리스트에 넣을만 하다.

한 증권사 채권자본시장(DCM) 부장은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이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에 신용이 낮은 기업 등을 중심으로 은행 도움을 받아 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늘어 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