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한국과 미국간의 금리 차이 확대로 시장불안이 가중됐던 2000년대 초반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3일 '미국금리인상에 대비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리스크 점검'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금리인상이후 우리나라도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한미간 금리차이가 확대되는 것은 피할 수 있도록 금리인상 타이밍이나 인상폭의 비동조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1999년 이후 코스피 수익률 변동성과 거시변수들간의 관계 분석을 통해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점검했다.

1999년 이후 우리나라 주식시장 전반에 걸친 리스크(systematic risk)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VIX)를 제외하면 미국과 한국간의 금리차이로 나타났다. 현재의 상황과 미묘하게 오버랩되는 순간이다.

특히 한미 금리차이가 코스피 수익률의 변동성에 미치는 방식에 있어 1999~2003년, 2003~2008년 두 기간 사이에 구조적단절(structural breaks) 현상이 나타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1999년에서 2003년까지 우리나라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대외부채를 줄여가며 기술금융 중심정책과 신용카드 발급 등 급속한 신용확장 정책을 취하고 있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닷컴버블 붕괴와 2003년 신용카드 대란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미묘하게도 이 시기는 대외적으로는 미국금리가 오르고 한미간의 금리차이가 확대된 시기다.

동시에 한경연은 해당 시기에 코스피 수익률의 변동성으로 표현되는 주식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더욱 커졌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2000년 대 초반의 경제상황과 비슷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내수 진작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확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부동산버블과 가계부채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성훈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해 전이될 수 있는 금융불안을 줄이려면 미국의 금리인상에 우리나라 통화당국이 즉각적으로 동조화하기보다 한미간 금리차이를 염두에 두고 인상폭과 시점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