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피고인 박모(82) 할머니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 7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유죄로 판단했다.

대구지법 형사 11부(손봉기 부장판사)는 11일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진 박 할머니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른 피해자들이 자는 것으로 알아 구조요청을 못했다고 주장하지만, 증상 발현 시점에는 다른 피해자도 증상 발현 가능성이 커 피해자가 자는 것으로 봤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상당한 시간 동안 나머지 피해자들을 구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옷, 전동차, 지팡이 등에서 발견된 메소밀은 범죄에 사용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피고인은 엄청난 죄를 저지르고도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도 앞서 최종 의견진술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배심원 7명도 만장일치로 유죄로 판단했다.

한편 박씨는 지난 7월14일 오후 2시43분께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살충제)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번 재판에서 박 할머니가 사건 전날 화투를 치다가 심하게 다퉜다는 피해자 진술, 피고인 옷과 전동휠체어, 지팡이 등 21곳에서 농약(메소밀) 성분이 검출된 점, 집에서 농약 성분이 든 드링크제 병이 나온 점, 범행 전후 미심쩍은 행동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피고인이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지문 등 직접 증거가 없고 범행 동기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박 할머니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친구들 죽으라고 나이 많은 할머니가 농약을 넣을 수는 없다"면서 "억울하다"고 말했다.

7일 시작된 이번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핵심 쟁점을 놓고 연일 공방을 벌였다.

앞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580여 건의 증거 자료를 제출했다. 검찰이 수집한 자료만 4천여 쪽에 이른다.

박 할머니는 지난 7월 14일 오후 2시 43분께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6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지난 8월 13일 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