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동탄2신도시 분양 대박이었죠. 근데 남부권 단지는 공공분양이어서 분양가도 저렴했는데 청약 접수결과 미달됐더라고요. 아무래도 역세권과 멀고, 인기가 떨어지죠.” (경기도 화성시 반송동 D공인업소 관계자) 

동탄 2신도시 남부권 주택 시장이 얼어 붙었다. 최근 분양한 단지들이 청약 미달되는 사태가 잇따른 것. 역세권 단지가 아닐 뿐더러 공급과잉 우려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날씨가 추워지면서 분양 비수기에 접어들었고, 수요자들의 관심이 연말 분양보다는 내년 상반기 공급에 쏠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올해 동탄2 신도시 전체 분위기는 뜨거웠다. 지난달 말까지 동탄 2신도시는 21개 단지, 1만4625가구가 공급됐고 청약 경쟁률은 치열했다. 1순위 청약에만 18만8939명이 몰렸다. 이는 작년 1만702명의 17배가 넘는 수치다. 두 자리 이상의 평균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만도 10곳이다. 금강주택의 ‘동탄2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3차’는 141대 1이었으며, 반도건설의 ‘동탄역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6.0’이 63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동탄 2신도시라고 다 같을 순 없었다. 북부권과 남부권의 입지적 온도차는 분명했다.

시범단지 위주 인기 과열… 하반기 ‘남동탄’ 은 청약 미달

동탄2신도시는 리베라CC를 기준으로 북부권과 남부권으로 구분된다. 시범단지와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광비콤)가 조성되는 북부권이 있고, 공사가 한창인 남부권은 워터프론트 콤플렉스 주변이다. 워터프론트 콤플렉스는 현재 ‘동탄 호수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남부권은 이른바 ‘남동탄’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광화문에서 차량으로 1시간 20분 걸려 도착한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는 입주가 시작된 지 오래되지 않아, 새 아파트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 지역은 올해 내내 분양열기가 뜨거웠다. 동탄2신도시의 상업과 업무 중심 지역으로 개발되는데다 KTX·GTX동탄역세권이기 때문이다. KTX는 내년 상반기에 GTX는 2021년에 각각 개통된다. 특히 GTX를 이용하면 강남 삼성역까지 18분 만에 도달 가능하다. 인근 D공인업소 관계자는 “시범단지에 분양한 단지들은 웃돈이 최고 1억까지 붙었고, KTX동탄역을 중심으로 한 광비콤 일대도 4000만원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하반기 분양에 돌입한 남동탄 분양 성적은 좋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분양한 3개 단지 청약 결과는 북부권에 비해 저조했다. 북부권과 사실상 차량으로 멀지 않은 위치지만, 공급과잉 및 현재까지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수요가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우선,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인 ‘동탄 자이 파밀리에’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989가구 모집을 한 결과, 8개의 주택형 중 전용 59㎡A 1개만이 1순위에서 마감됐고 5개는 미달됐다. 3.3㎡당 분양가(900만원대)가 저렴했음에도 청약결과가 좋지 못했다. 특히 모델하우스 오픈 당시 떳다방까지 출현할 만큼 분양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단지여서 실망감이 컸다. 같은 날 분양을 시작한 ‘신안인스빌 리베라 3.4차’도 979가구 모집에 106명이 신청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동탄호수공원 일대는 164만2000㎡ 규모로 레저, 쇼핑, 문화, 주거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공간으로 조성된다. 광교·일산·송도신도시 등은 물론 세종시에서도 대규모 호수공원은 주변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는 성과를 낸 바 있어, 더욱 의외의 결과였다.

금호건설이 선보인 ‘동탄2신도시 금호어울림 레이크’는 특별 공급을 제외한 총 755가구 모집에 1040명이 접수해 평균 1.38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순위 내 마감했다. 같은 날 분양한 ‘동탄 자이 파밀리에’와 ‘신안인스빌 리베라’ 단지에 비해 입지가 가장 좋았기 때문에 순위 내 마감을 했다는 분석이 있다.

12월 남동탄, 뉴스테이 및 연말 막바지 물량 쏟아져… 또 다시 희비 갈릴까

전문가들은 “올해 동탄2신도시 시장은 어느 해보다 좋았지만 입지적으로 희비가 갈린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남동탄은 호수공원 주변으로 개발이 본격화되는 만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동탄 분양단지는 민간참여형 공공주택 단지가 있어서,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견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 올해 평균 분양가는 1084만원이다. 하지만 동탄호수공원 인근에서 분양한 아파트 가격은 평균보다 낮다. ‘동탄2신도시 금호어울림 레이크’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990만원대였고, 이어 분양한 GS건설과 신동아건설의 ‘동탄자이파밀리에’도 3.3㎡당 평균 980만원대에 공급됐다.

함영진 부동산 114 리서치 센터장은 “동탄 2신도시의 경우 3만5000가구가 한번에 공급돼서 수요가 따라가지 못한 것”이라며 “내년에 KTX동탄역이 개통되면 나름 이점이 있다. 하지만 연말 밀어내기 공급으로 또 다시 청약이 미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동탄 2신도시 인근 H공인업소 관계자는 “이달에는 남부권 분양보다 북부권에 위치한 뉴스테이 물량을 기다리는 수요가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신도시에서 처음 공급되는 뉴스테이 물량인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1135가구)가 이달 하순에 계획돼 있다. 이에 따라 남부권 청약미달이 다시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는 12월 동탄남부권에는 대림산업 ‘동탄2신도시 e편한세상 동탄’(1526가구), 제일건설 ‘동탄2신도시 제일풍경채 에듀&파크’(624가구), 대우건설의 ‘동탄2신도시 3차 푸르지오’(913가구), 호반건설 ‘동탄2신도시 호반베르디움 6차’(393가구)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